우리의 일상은 대부분 아주 단순하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집에서, 일터로, 학교로, 산책길로, 헬스클럽으로, 마트로, 스마트폰 속으로 그리고 다시 집으로 이어지는 일상들이다. 이 단조로운 일상에서 갖게 되는 생각과 감정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일상에 책이 들어오면 상황은 달라진다.
책이라는 타임머신을 타고 21세기에 살면서도 20세기로 시간 여행을 떠날 수 있고, 청소 일을 하면서도 먼 나라로 여행을 떠나기 위해 상상 속의 비행기를 탈 수도 있다. 책 속에서 천재들의 뇌와 만날 수도 있다. 야망과 꿈을 품을 수 있는 사고와 감정으로 도약해서 거침없이 목표를 향해 달려가기도 한다.
일상은 빠르게 흘러가는 물살과도 같다. 우리는 그 물살 속을 걸어가고 있다. 무지와 나태함, 그리고 번뇌의 돌에 미끄러지지 않으려면 책을 항상 곁에 두고 깨어 있어야 한다.
청소라는 노동이 누군가에게는 한없이 보잘것없는 직업일 것이다. 그러나 청소 현장에서는 그다지 많은 인간관계가 필요 없고 시간과 싸움만 하면 되는 일이라서 비교적 마음이 편한 일이다. 그런데도 무선이어폰으로 접속된 드넓은 책 세상이 없었다면 단조로운 노동자의 일상을 결코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아니 그냥 노동자로 사는 데 그쳤을 것이다. 정말 책이 없었으면 노동자로 죽을 뻔했다.
책을 일상의 곁에 두고 살았더니 잊고 지냈던 감각이 되살아나 글이 쓰고 싶어졌다. 마음의 이야기와 메시지가 담긴 내가 쓴 한 권의 책으로 세상에 무엇인가를 남기고 싶은 큰마음도 길어 올렸으니 얼마나 큰 축복 받은 노년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