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하면 더 용감해진다
아침에 County 빌딩에 도착하자마자 습관처럼 무전을 쳤다.
“Channel clear?”
(자막: 채널 비었나?)
상황실이 바로 받는다.
“Channel clear, go ahead.”
(자막: 채널 클리어. 말하라.)
나도 자동으로 말이 튀어나왔다.
“Show me S.O. Hold me out on 690…”
(자막: 셰리프 오피스 체크인. 690에서 대기…)
“That’s clear.”
(자막: 확인.)
오케이. 차를 파킹하고 3층 사무실로 올라가면 된다.
근데 그전에.
오늘 내 인생의 1순위 미션이 있었다.
“오랜만에 우유를 마신 탓인지…
내 장이 상황실보다 더 바쁘게 무전을 치고 있었다.”
나는 속으로 기도했다.
“제발… 오늘 아침만큼은… 평화롭게…”
그때 멀리서 사이렌이 들렸다.
처음엔 “웨에엥— 우우웅—” 하더니, 점점 커졌다.
이건… 소리만 들어도 안다.
보통 일이 아니다.
나는 다시 기도했다.
“제발… 우리 쪽으로 오지 마라…”
간절히 빌었다.
왜냐면 지금 나는…
이 세상 그 어떤 추격전보다도 급한 일이 있었거든.
근데 소리는 더 커지고—
끼이익—!
타이어가 바닥을 찢는 소리.
꽝!
꽈광!
…그리고 무전이 나를 때렸다.
“H54, 상황실. 추격 중이던 도주 차량이 카운티 빌딩 주차장 안으로 진입.
연석 두 개 들이받고 정차. 용의자 3명 하차 후 도주 중.
나는 그 자리에서 멈췄다. 한마디로
아니 하필 지금?
아침부터 왜 저 모지리들이 단체로 인생을 불태우냐고.
나도 지금 불태우기 직전인데. (말 그대로.)
곧바로 상황실에서 내 콜사인이 다시 울렸다.
“A24, H54 heading to the crash location. Assist immediately.”
(자막: A24, H54 현장 이동 중. 즉시 지원 바람.)
속으로는 “알아. 가. 나도 가. 간다고!”를 백 번 외치고 있었지만
입으로는 프로답게 말했다.
“A24, that’s clear. Show myself out to the location.”
(자막: A24, 확인. 현장으로 이동.)
내 배속(장)은 그때부터 전쟁터 북소리처럼 둥둥 울렸다.
“지금 뛰면 안 된다”는 신호였다.
근데 나는 그 신호를 무시했다.
핸들을 틀었다. 빌딩 뒤쪽으로.
주차장은 이미 난장판이었다.
기관별로 뒤엉킨 경찰차들.
사이렌이 서로 합창하듯 울렸다.
그때 내 눈에 들어온 장면.
미성년자처럼 보이는 히스패닉 남자 하나는 이미 수갑을 차고 있었다.
근데 나머지 둘은 각자 다른 방향으로 튀었다.
나는 순간 계산했다.
한 번에 두 놈은 못 잡는다.
그런데 계산할 시간도 없었다.
열불은 치밀고, 배속은 더 미친 듯이 때리고.
에라이씨— 나는 뛰었다!
뛰는 순간—
대장이 누가 손으로 빨래 짜듯
꽉—악 쥐어짜는 느낌이 들었다.
그때 내 머리에 떠오른 오늘의 결론.
저 모지리들은 무식해서 용감했고,
나는 급해서 용감했다.
인생 참 '엿'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