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5

영원히 지옥에서 고통받아라

by 스팅비 StinGB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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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콘텐츠 경고
이 글에는 가정폭력, 신체 훼손, 성적 모욕을 동반한 학대에 대한 묘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일부 독자에게 강한 불편함과 충격을 줄 수 있습니다. 이 글은 폭력을 자극적으로 소비하거나 정당화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며, 어떠한 폭력과 학대, 모방도 결코 용납될 수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텍사스에 위치한 나름 큰 규모를 가진 카운티에서 그 당시 경찰로 10년째 근무 중인 내 파트너 K가 생생하게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그가 현장에서 보고 들은 이야기들 가운데는 뉴스에 한 줄도 나오지 않은 것들이 훨씬 많았다. 몇몇 파트너 K와 가까이 살던 이웃 이야기이기도 했다. 콜이 들어오고, 문을 두드리고, 안으로 들어가면 집 안은 늘 비슷했다.


겉으로는 멀쩡했다. 잔디는 깎여 있고, 차는 driveway에 반듯하게 세워져 있고, 문을 열어주는 얼굴도 처음엔 평범했다. 그런데 몇 걸음만 안으로 들어가면 다 달라졌다. 냄새가 달라지고, 공기가 달라지고, 무언가 불안에 떨며 감추려는 가족들의 눈빛이 달라져 있었다.


방금 전까지 웃던 얼굴은 사라지고, 말끝은 짧아지고, 시선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내가 본 것, 내가 들은 것, 그리고 파트너가 직접 겪은 것들 대부분은 바깥으로 나오지 않았다. 가족이라서, 증거가 부족해서, 아니면 그냥 다들 “집안일”이라고 넘겨 버렸기 때문이다.


파트너 K가 말하는 것처럼 상황을 설명하겠다. 어느 날은 공원으로 콜이 들어왔다. 주말 피크닉 현장이었다. 큰 피크닉 테이블 하나를 사이에 두고 여자 다섯, 남자 다섯이 마주 앉아 있었다. 한쪽에는 여자들이 나란히 앉아 있었고, 맞은편에는 남자들이 각자 자기 파트너나 아내를 정면으로 보며 떠들고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치킨과 맥주가 놓여 있었고, 웃음소리도 컸다. 누가 봐도 평범한 주말 풍경이었다. 그러다 맨 끝 왼쪽에 앉아 있던 남자가 바로 앞에서 기분 좋은 분위기에 떠들며 웃고 있는 아내를 향해 벌떡 일어나 몸을 날리면서 주먹으로 힘껏 아내의 얼굴을 내려쳤다.


퍽! 퍽! 퍽!


아무 예고도 이유도 없이 아내의 얼굴을 있는 힘껏 때렸다. 콧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났고, 피가 테이블 위로 튀었다. 웃음은 그 자리에서 끊겼다. 바로 옆에 있던 남자 두 명이 달려들어 그를 발로 차고 밟았다. 파트너 K와 그의 동료가 도착했을 때는 세 남자가 서로 뒤엉켜 있었고, 피해 여성은 피범벅이 된 얼굴을 붙잡은 채 울고 있었다. 손가락 사이로 많은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고, 가해자는 옆에 있던 두 남자들의 강력한 제압으로 인해 입과 코, 눈에서 피를 쏟아내며 거의 반실신 상태였다. 주변 사람들은 하나같이 “모르겠어요”만 반복했다. 왜 때렸는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무도 설명하지 못했다. 다들 봤지만,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현장에 있던 남자 셋은 모두 제압됐다. 각각 분리해 진술을 받고 상황을 확인한 뒤 최초 가해자만 기소됐다. 피해 여성은 병원으로 이송됐다. 그런데 며칠 지나지 않아 “집에 가고 싶어요”라는 말과 함께 고소를 취하했다. 파트너는 지금도 말한다. 그 남자가 왜 그 순간 손을 올렸는지, 끝내 아무도 알아내지 못했다고는 말했지만 파트너 K는 이런 유형이 오히려 더 전형적이라고 했다.


보통 폭력 직전까지는 분위기가 멀쩡하다. 웃고, 먹고, 마시고, 떠든다. 그러다 어느 순간 갑자기 터진다. 겉으로는 아무 이유 없이 손이 올라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술, 질투, 통제욕, 누적된 분노가 한순간에 폭발한 경우가 많다고 했다. 나중에야 “다른 남자를 쳐다본 것 같았다” 같은 말을 변명처럼 꺼내는 경우도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대개 입을 다문다. 그래서 더 섬뜩하다. 가해자 본인조차 왜 그 순간 손을 올렸는지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피해 여성은 콧뼈와 콧등 부근, 얼굴 중앙부에 심각한 손상을 입은 상태였다. 피가 먼저 보였지만, 실제로는 그 세 번의 가격으로 얼굴 중심부가 그대로 무너진 경우에 가까웠다.


그리고 다른 날 다른 곳. 파트너 K가 본 일들은 더 끔찍했다. 어떤 여성이 몸 곳곳에 붉은 화상 자국을 남긴 채 병원으로 실려 왔다. 처음에는 단순 화상처럼 보였지만, 확인해 보니 테이저로 반복적으로 지져진 흔적이었다. 남편은 여성을 바닥에 눕혀 움직이지 못하게 만든 뒤, 가장 수치심이 크게 남을 부위를 골라 충격을 가했다고 했다. 몸이 경련하고 숨이 막히는 동안에도 멈추지 않았다고 했다. 그다음에는 더 아래로 내려갔다. 이유는 단순했다. 바람을 피웠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여부와는 상관없이, 자신이 믿고 싶은 이야기를 벌이라는 이름으로 몸에 새긴 것이었다. 그건 분노가 아니었다. 통제였다. 잇따른 폭력 뒤에 테이저로 고문이 뒤따랐다.


나는 이미 가정폭력 2에서 테이저를 맞으면 사람 몸에 어떤 고통이 가해지는지 올린 적이 있다. 우리는 그나마 안전수칙 안에서, 몸 중에서도 비교적 견디기 쉬운 등 쪽으로 충격을 받았다. 그런데 파트너가 설명한 그 장면은 전혀 달랐다. 가장 민감한 부위에 직접 밀착시켜서 전기 충격을 가했다는 이야기였다. 정상적인 제압이 아니라 고문에 가까웠다. 이전에 올려놓은 영상을 봤다면 그 고통이 어느 정도였을지는 굳이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이쯤이면 테이저로 충격을 받으면 어떤 정도인지 알 것이다.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끔찍하다. 그리고 더 잔인한 건 그 순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육체적인 고통보다 오래 남는 건 무력감과 수치심이다.


또 다른 케이스도 있었다. 이 미친놈은 진공청소기 호스로 아내의 가슴과 성기 주변을 빨아들였고, 그 때문에 피부가 벗겨지고 내부에 심한 손상이 의심될 정도의 상처를 남겼다고 했다. 몸 곳곳에는 둥근 붉은 자국이 남아 있었다. 남편은 계속 “더럽다”는 말을 반복했다고 했다. 존재하지도 않는 다른 남자를 머릿속에 만들어 놓고, 그 남자가 아내의 몸을 탐했고 안쪽에까지 흔적을 남겼다는 식의 망상을 사실처럼 퍼부었다고 했다. 가슴과 몸 안쪽을 두고 차마 그대로 옮기기 힘든 모욕을 반복했고, 피해자가 이미 더럽혀졌다고 몰아붙이며 끝까지 사람을 짓밟았다고 했다. 피해자는 진술하면서도 말을 끝까지 이지 못했다. 울다가 멈추고, 멈췄다가 다시 울고, 어떤 말은 끝내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다. 형사들은 사진을 찍고 체포를 진행했다. 하지만 결국 그 여성도 “남편이 필요해서, 남편이 미안하다고 해서…”라는 말을 남기고 진술을 철회했다. 그렇게 사건은 남고, 그녀는 다시 그 집으로 돌아갔다. 다만 파트너 말로는, 그 두 사건 모두 피해자의 철회와는 별개로 텍사스 주정부가 기소를 진행했다고 했다.


이 두 건의 잔인한 사건을 듣고 난 뒤, 나는 파트너 K에게 물었다. 왜 주변 사람들은 아무 소리도 듣지 못했는지, 아니면 듣고도 왜 끝까지 모른 척했는지. 파트너 K는 담담하게 말했다. 두 집 다 외곽에 떨어진 단독주택이었고, 번화한 곳과는 한참 떨어져 있었다고 했다. 그래서 안에서 아무리 비명을 질러도, 심지어 총성이 울려도, 그걸 들을 사람이 애초에 없었을 거라고 했다. 텍사스는 워낙 땅이 넓어서 그런 집들이 생각보다 훨씬 많이 있는 건 나도 알고 있었다. 사람들로부터 멀리 떨어진 집. 누군가에게는 조용한 삶의 조건일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비명조차 밖으로 새지 않는 감옥이 되기도 한다.


위의 두 사례는 그나마 몸에 남은 상처가 있었다. 사진을 찍을 수 있었고, 기록할 수 있었다. 그러나 어떤 가해자는 아예 그 반대로 움직였다고 한다. 협박과 욕설로 정신을 먼저 짓눌러 놓고, 몸에는 흔적이 덜 남는 부위만 골라 때렸다고 했다. 복부였다. 멍이 쉽게 드러나지 않을 정도로 조절하면서 반복했다고 했다. 겉으로는 티가 나지 않지만, 안쪽은 계속 무너지는 방식이었다. 그런 폭력은 더 지능적이고 더 비열하다. 맞고도 설명하기 어렵고, 증명하기는 더 어렵기 때문이다. 그 여성은 그 남자를 쉽게 떠나지 못했다고 했다. 남자는 마약 거래를 하던 갱단 쪽에 있었고, 두려움은 폭력만큼이나 오래 갔다. 결국 그가 펜타닐 소지와 마약 딜러 혐의로 체포돼 장기간 수감된 뒤에야, 그녀는 겨우 그 관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했다.


이런 비슷하고 반복되는 가정폭력을 접하다 보니 이제는 안다. 왜 이런 일들이 뉴스에 거의 나오지 않는지. 피해자는 포기한다. 두려워서, 아이들 때문에, 돈이 없어서, 갈 곳이 없어서. 우리는 “괜찮으세요?”라고 묻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비슷하다. “네, 아무 문제 없어요. 내가 처음부터 잘못해서 벌어진 그냥 집안일이에요.” 그 말 한마디면 대부분의 이야기는 거기서 끝난다. 증거는 약해지고, 사건은 사라지고, 기록만 남는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언론은 총과 칼이 나오는 강력사건 위주로 다룬다. 가정폭력은 조용하다. 그래서 더 오래 간다. 이웃들도 입을 다문다. “남의 집 일”이라고 한다. “그럴 사람처럼 안 보였다”라고 한다. 하지만 현장에 가 보면 안다. 문 하나 사이로 완전히 다른 세상이 있다는 걸 나와 파트너 K 외에 이런 잔인하고 추악한 사건을 접한 경찰관들은 알고 있다.


이쯤에서 나는 자주 이런 생각에 잠긴다. 단지 힘이 세다는 이유만으로 약자를 마음껏 짓밟는 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분노보다 먼저 역겨움이 올라온다. 저런 것들은 사람의 탈을 쓰고 살아 있을 뿐, 이미 인간의 선은 오래 전에 버린 존재들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나는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저들은 죽고 나서 절대로 그대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만들어냈던 지옥보다 더 깊은 곳으로 끌려가야 한다고. 그곳에서 자신들이 남기고 간 고통보다 훨씬 더 무겁고 훨씬 더 잔인한 벌을 영원이라는 말조차 가벼워 보일 만큼 오래 받아야 한다고. 그리고 그 지옥에서는 저들이 약자에게 그랬던 것처럼, 더 강한 존재 앞에서 끝없이 두려워하고, 끝없이 빌고, 끝없이 후회해도 결코 끝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이 글을 쓰면서, 나도 내가 이상해지는 걸 느꼈다. 이런 이야기들을 오래 붙잡고 있다 보면, 아무리 정신줄을 놓지 않으려고 해도 머리가 흐려진다. 사람을 상대로 벌어진 일들이 맞나 싶을 정도로, 이해가 안 되는 장면들이 계속 떠오른다. 어느 순간부터는 생각을 멈추고 싶어지는데도, 멈춰지지가 않는다. 그래서 나는 결국 ChatGPT에게 물었다.


내가 하려는 의도가 맞는지, 내가 굳이 남의 깊은 상처를 다시 들춰봐도 되는 건지, 이런 것들을 계속 들여다보고 있는 내가 정상인지. 돌아온 답은 단순했다. 이런 일들은 실제로 너무 많이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이런 이야기들이 기록되지 않으면, 결국 없는 일처럼 잊힌다는 것. 그래서 나는 이걸 남긴다. 누군가는 불편할 것이고, 누군가는 읽다가 멈출 수도 있다. 하지만 불편하다는 이유로, 보기 싫다는 이유로, 이런 일들까지 같이 지워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뉴스에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없는 일이 아니다. 말하지 않는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이건 누군가의 상상이 아니라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그래서 더 남긴다. 누군가는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혹시라도 과거에 분을 이기지 못해 물건을 부쉈거나, 상대에게 손을 한 번이라도 댄 적이 있다면, 절대 그 일을 지나간 일이라고 가볍게 넘기지 않았으면 한다.


폭력은 실수처럼 지나가는 일이 아니다. 특히 가족을 상대로 한 폭력은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는 일이 아니라, 더 깊어지고 더 교묘해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처음부터 멈춰야 하고, 숨기지 말아야 하고, 절대 대수롭지 않게 넘겨서는 안 된다.


다시 강조하지만 폭력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고, 특히 가족을 상대로 한 폭력은 가장 쉽게 숨겨지고 가장 오래 반복된다. 처음의 한 번이 다음 한 번을 쉽게 만들고, 결국 누군가의 몸과 마음을 오래 망가뜨린다. 그래서 폭력은 변명으로 덮을 일이 아니라, 처음부터 멈추고 끊어내야 할 일이다. 특히 가족을 상대로 반복되는 폭력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고,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하나만 더 말하고 싶다. 사람이 살다 보면 다툴 수 있다. 의견이 다르고 감정이 올라오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손이 올라가는 순간, 그건 더 이상 다툼이 아니다. 그때부터는 사건이다. 그래서 그 선을 넘기기 전에 멈춰야 한다. 감정이 올라오기 시작하면 자리를 피하고, 시간을 두고, 서로 떨어져 있어야 한다. 그게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그리고 가해자가 “한 번의 실수다”, “미안하다”, “다시는 안 그러겠다”라고 말하더라도, 그 말만으로 상황이 해결됐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나는 그런 말을 너무 많이 들었고, 그렇게 넘어갔다가 더 큰 폭력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너무 많이 봤다. 폭력은 그냥 넘어가면 사라지는 게 아니라, 반복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가족 안에서 벌어지는 폭력일수록 더 쉽게 숨겨지고 더 오래 이어진다.


그래서 어떤 형태든 폭력이 발생했다면, 그건 개인 감정으로 덮을 문제가 아니라 반드시 외부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다. 상담이든, 보호 조치든, 개입이든, 반드시 이어져야 한다. 혼자서 해결하려고 버티는 동안, 상황은 대부분 더 나빠진다.


지금까지 이야기들은 남자가 여자에게 가한 것들이었다. 그런데 여기까지가 전부가 아니다. 다음 이야기는 반대다. 여자가, 가족에게 저지른 폭력이다. 그리고 그건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사람을 잔인하게 망가뜨린다.


다음 6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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