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I Hold You in My Arms)
[독서 안내 — 영어 표기 운영]
이후 회차부터는 독서 흐름을 위해 본문을 한국어 중심으로 진행합니다.
현장감상 꼭 필요한 경우에만 짧은 영어 문장이 등장할 수 있으며, 그때는 즉시 (자막: …) 형태로 한국어를 함께 표기하겠습니다.
영어는 “리듬”을 위한 최소한으로만 사용하고, 핵심 정보와 감정 전달은 한국어로 명확히 전달하겠습니다.
[PART 1/3] 너를 품에 안으면 [11장-1부] — 폴리스 아카데미
(When I Hold You in My Arms — EP11-1)
젖은 아스팔트 위로 헤드라이트가 길게 번졌다.
비가 그친 지는 꽤 됐는데, 땅은 아직 마르지 않았다.
물기가 남은 도로는 빛을 삼키지 못하고 그대로 늘어뜨렸다.
마치 누군가의 피곤처럼.
트럭과 세단들이 조용히 줄지어 들어왔다.
문을 닫는 소리도, 인사하는 소리도 크지 않았다.
새벽은 사람 목소리부터 낮추게 만들었다.
이제 이곳에서 그는 남편으로 불리지 않았다.
그런 호칭은 집에 두고 왔다.
여기선 다들 그를 똑같이 불렀다.
늦깎이 생도.
그 말엔 존중도, 비웃음도 섞이지 않았다.
그냥 사실이었다.
그리고 사실은 언제나 온도가 없었다.
온도가 없는 말은 감정을 덜 쓰게 해 줬다.
늦깎이 생도는 트렁크를 열어둔 채 부츠를 닦았다.
천이 가죽을 스칠 때마다 광약 냄새가 얇게 올라왔다.
코끝에 걸렸다가 바로 사라지는 냄새.
기분 좋은 향은 아니었는데도 마음이 가라앉았다.
그 냄새는 이상하게도 “준비 중”이라는 신호 같았다.
휴대폰을 잠깐 들었다.
검은 화면에 얼굴이 비쳤다.
수염 자국.
셔츠 깃.
벨트 중앙.
이렇게 확인하는 순간마다,
늦깎이 생도는 자기가
“사람”이 아니라 “장비”가 된
느낌을 받았다.
정돈되어야 하는 것. 점검되어야 하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고장 나면 안 되는 것.
숨이 짧았다.
젊은 생도들보다 회복이 느렸다.
몸이 늙었다고 말하진 않았지만,
숨은 먼저 거짓말을 못 했다.
그런데도 동작은 정확했다.
반복. 확인. 준비.
그는 체력으로 버티는 사람이 아니었다.
루틴으로 버티는 사람이었다.
옆 트럭에서 **마커스 리드(31)**가 내렸다.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반대편에서 **레지나 토레스(28)**는
손목을 돌렸다. 뼈가 조용히 울리는 소리.
**타일러 ‘T’ 브룩스(24)**는 바인더를 껴안고
거의 뛰듯이 다가왔다. 젊은 숨은 빨랐고,
젊은 눈은 아직 덜 닳아 있었다.
마지막으로 **아사드 알리(35)**가
커피 두 잔을 들고 왔다.
밤을 통과한 얼굴이었다.
눈 밑이 짙었다.
아사드가 늦깎이 생도에게 한 잔을 건넸다.
아사드
“No sugar.”
(자막: “설탕 없어.”)
늦깎이 생도
“Thanks.”
(자막: “고마워.”)
아사드는 잠깐 멈췄다가 아주 낮게 말했다.
농담처럼 하지 않았다.
그냥 현실처럼 말했다.
아사드
“Just… don’t fall today.”
(자막: “그냥… 오늘 넘어지지 말자.”)
늦깎이 생도는 고개를 끄덕였다.
말이 필요 없는 표정이었다.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서로 너무 잘 알아서,
더는 설명할 수가 없었다.
5층 본관 교실로 향했다.
생각보다 넓었다.
형광등이 먼저 켜져 있었고,
공기는 아직 덜 데워져 있었다.
생도들은 이미 들어와 있었다.
의자에 앉아도 자세가 편하지 않았다.
가방이 바닥에 닿는 소리,
서류가 비닐에서 빠지는 소리,
물병 뚜껑이 비틀리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났다.
몇몇은 아카데미 전부터 알던 생도들이었다.
서로 어깨를 툭 치고, 웃고,
이미 무리를 만든 채 떠들었다.
어떤 생도는 웃으면서도
발끝이 계속 떨렸다.
어떤 생도는 얼굴에 긴장이 박혀 있었다.
입은 움직이는데, 눈은 자꾸 출입문을 봤다.
교실이 시끌버끌해지던 순간,
문이 열렸다.
가드너가 들어왔다.
가드너
“QUIET!”
(자막: “조용!”)
한순간이었다.
떠들던 공기가 뚝 끊겼다.
의자 삐걱이는 소리조차 갑자기 크게 들릴 정도로,
교실이 정지했다.
가드너가 생도들을 한 번 훑었다.
가드너
"오늘 여기 5층까지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온 놈들 누구야!"
“앞으로 너희들은 지금 이 순간부터 졸업
할 때까지 엘리베이터 탈 자격이 없는 놈들이다.”
“만약에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가던
내려가던 걸렸다간 거기에
맞는 처벌을 내릴 것이다.”
“절대 가볍게 보지 말아라.”
교실 안에서 누군가 숨을 삼켰다.
그 소리가 이상하게 크게 들렸다.
가드너는 앞줄 한 생도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가드너
“You!. What’s your name?”
(자막: “너!. 이름 뭐야?”)
그 생도는 목이 한 번 울컥 움직였다.
생도
“마커스입니다.”
가드너
“From now on, you’re the pointer.”
(자막: “당분간 네가 포인터다.”)
“Any instructor walks in—”
(자막: “어떤 교관이 들어오면—”)
“You stand first.”
(자막: “네가 먼저 일어나.”)
“You call it.”
(자막: “수업 시작을 알려.”)
“Understood?”
(자막: “알았나?”)
마커스
“Yes ma’am.”
(자막: “예, 교관님.”)
가드너는 더 말하지 않았다.
그냥 문 쪽으로 돌아 나갔다.
문이 닫히자,
교실은 잠깐 숨을 참았다가—
조금씩 다시 소리를 되찾았다.
낮은 수다.
짧은 웃음.
마른침 삼키는 소리.
누군가는 “방금 봤냐”는 표정으로 옆을 봤고,
누군가는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바인더를 펼쳤다.
마커스는 앞줄에서 등을 꼿꼿이 세웠다.
그 자세 하나만으로도,
교실 분위기가 조금 달라졌다.
잠시 후, 복도 쪽에서 발소리가 똑바로 다가왔다.
이번엔 공기가 먼저 굳었다.
문이 열렸다.
젝슨 경사와 가드너가 함께 들어왔다.
마커스가 바로 일어섰다.
숨을 한 번 삼키고, 목소리를 꺼냈다.
마커스
“BPOC 27 ten-hut!”
(자막: “BPOC 27 차렷!”)
순간 떠들던 생도들이 전부 튕기듯 일어섰다.
의자들이 동시에 밀리며 짧은 소음을 냈고,
교실은 다시 ‘정렬’됐다.
젝슨 경사는 교실을 한 번 훑었다.
사람을 보는 게 아니라, 틈을 찾는 눈이었다.
젝슨
“Be seated.”
(자막: “앉아.”)
의자들이 동시에 내려앉았다.
사람이 앉는 게 아니라, 규율이 자리를 잡는 것처럼.
그리고 그때—
가드너가 한 발 앞으로 나왔다.
가드너
“환영한다.”
“너희는 다 다른 데서 왔을 거다.”
“가정, 군대, 공장, 사무실, 거리, 학교—”
“각자 버티는 방식도, 살아온 꼴도 달랐겠지.”
“근데 여기 들어오는 순간.”
“그거 전부—문 앞에 두고 들어와.”
“여기선 ‘어떤 사람이었는지’ 말고.”
“‘어떤 경찰이 될 건지’만 본다.”
가드너는 서류를 들어 올렸다.
종이 한 장인데, 공기가 먼저 무거워졌다.
가드너
“그리고 이거.”
“공식 서류.”
“앞으로 너희가 쓰는 모든 종이.”
“모든 체크.”
“모든 기록.”
“100% 정확히.”
“100% 정직하게.”
“대충 쓰거나, 거짓으로 쓰면—”
“그 순간부터 ‘교육생 실수’가 아니다.”
“정부 문서에 거짓 적는 걸로 간다.”
가드너
“그리고 하나 더.”
“여기서 쓰는 모든 것.”
“다 기록이다.”
“연습용처럼 보여도 착각하지 마.”
“아카데미 안에서 작성되는 문서,
체크리스트, 시험지, 리포트—”
“전부 공식 자료 취급이다.”
“함부로 버리지 마라.”
“찢지 마라.”
“빼돌리지 마라.”
“숨기지 마라.”
“그거 한 번이면.”
“아카데미에서 즉시 퇴학이다.”
“그리고 끝이 아니다.”
“정부 기록을 건드리는 건—
교육 규정 위반이 아니라 법 위반이다.”
“상황에 따라 형사 사건으로 넘어가고,
법적 처벌까지 간다.”
“여기서부터 너희가 배울 건 ‘멋’이 아니라.”
“기록과 책임이다.”
가드너는 시선을 한 번 훑었다.
딱딱하게 말하는데, 빠져나갈 구멍이 없었다.
가드너
“현실에서 했던 나쁜 버릇들.”
“여기선 금지다.”
“예를 들어.”
“신용카드나 대출 만들려고 신청서에 소득을 부풀려 적는 거.”
“‘다들 그렇게 한다’?”
“그거—범죄다.”
“여기선 그런 습관.”
“단 한 번도 허용 안 한다.”
“서류는 정확히.”
“숫자는 정확히.”
“이름은 정확히.”
“날짜는 정확히.”
가드너는 마지막을 낮게 못 박았다.
가드너
“그리고 지금부터가 진짜다.”
“여기서 기본을 배우는 게 어렵다고 느끼는 놈.”
“힘들다고 느끼는 놈.”
“지금 당장 일어나서 나가.”
“여기서 힘들면.”
“졸업하고 현장 들어가면 100% 못 버틴다.”
“그때 무너지면 너만 다치는 게 아니다.”
“옆 사람이 다친다.”
“그리고 법.”
“법공부 대충 하고 실수하면—끝이다.”
“너 하나 때문에 사건이 터지고.”
“그 책임이 경찰서로 온다.”
“심지어 시까지 같이 고소당한다.”
“여기서 배우는 건 ‘기본’이다.”
“기본을 대충 배우고 나가면.”
“밖에서 실패한다.”
“시험은 매주 금요일.”
“100문제.”
“10개월.”
“80점—반드시.”
“버티려면.”
“여기서부터 정확하게 배워.”
그때까지 가만히 서 있던 젝슨 경사가 고개를 들었다.
키가 컸다. 가까이 서면 그림자부터 먼저 닿았다.
젝슨
“내가 하나만 더 말한다.”
“너희들.”
“배지 차고, 총 차고, 방탄복 입고.”
“멋이나 부리려는 놈.”
“Anybody here dreaming of being John McClane from Die Hard—
take that fantasy and toss it outside. Now.”
(자막: 여기서 영화 「다이하드」의 존 맥클레인을 꿈꾸는 사람들—
그 환상은 지금 당장 밖에다 내던져라. 당장.)
“다시 말한다! 경찰관 놀이 하러 왔으면—지금 당장 나가라.”
“영화처럼 겉보기만 경찰인 척할 거면—여기서 끝내.”
그리고
“시간.”
“지각 한 번이면—이건 ‘습관’이다.”
“줄.”
“줄은 장난 아니다.”
“너희가 줄을 못 지키면, 현장에서 거리를 못 지킨다.”
“휴대폰.”
“지시 있을 때만사용한다.”
“괜히 만지지 마라.
너희 손이 어디 있는지—
항상 보여야 한다.”
“그리고 안전.”
“총은 도구다.”
“도구를 대충 다루는 놈은—
사람을 대충 다루게 된다.”
젝슨은 잠깐 멈췄다.
숨을 들이마시는 소리조차 들릴 만큼,
주변이 조용했다.
젝슨
“여기서 살아남는 법은 간단하다.”
“말 줄이고.”
“규정 지키고.”
“반복해.”
“이제 들어간다.”
옮겨간 강의실은 커뮤니티 칼리지 교실처럼 보였다.
형광등은 희고, 바닥은 말끔했다.
모든 게 정리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 정돈된 풍경이 전혀 편하지 않았다.
공기가 학교가 아니었다.
너무 깔끔해서
오히려 실수 하나도 허락되지 않을 것 같았다.
깨끗한 곳일수록 실수는 더 선명하게 보이니까.
문이 열리고 다른 교관 콜린스가 들어오자 잡담은 스스로 꺼졌다.
누가 “조용”을 외치지 않아도 공기가 먼저 정렬됐다.
콜린스는 칠판에 크게 적었다.
OFFICER SAFETY
(자막: 경찰관 안전)
그리고 옆에 한 줄.
YOU START BEHIND.
(자막: 너희는 처음부터 불리한 위치에서 시작한다.)
콜린스
“Sit.”
(자막: “앉아.”)
의자들이 동시에 움직였다.
사람이 앉는 게 아니라,
규율이 자리를 잡는 것처럼.
콜린스는 건조하게 말했다.
콜린스
“Cops always start at a disadvantage.”
(자막: “경찰은 항상 불리한 위치에서 시작한다.”)
“Because you’re not the attacker.”
(자막: “왜냐하면 너희는 공격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You start in defense.”
(자막: “너희는 방어로 시작한다.”)
“Remember that.”
(자막: “명심해라.”)
그리고 또 적었다.
HANDS / DISTANCE / COVER / RADIO / POSITION / EXIT
(자막: “손 / 거리 / 엄폐 / 무전 / 위치 / 출구”)
콜린스
“Always watch the hands.”
(자막: “항상 손을 봐라.”)
“Don’t get comfortable.”
(자막: “방심하지 마라.”)
“Comfort gets you hurt.”
(자막: “편해지는 순간, 다친다.”)
칠판 구석에 또 적혔다.
YOU WILL BE RECORDED.
(자막: “넌 기록될 것이다.”)
콜린스
“The public is always watching you.”
(자막: “시민들은 항상 너희를 보고 있다.”)
“Your words and actions are always being recorded.”
(자막: “너희 말과 행동은 항상 기록된다.”)
“Act like you’re on camera.”
(자막: “카메라 앞에 있다고 생각하고 행동해라.”)
“Like you’re an actor in a movie.”
(자막: “영화배우처럼.”)
“One small mistake ends up on YouTube.”
(자막: “작은 실수 하나면 유튜브에 올라간다.”)
“If you don’t want your face everywhere—don’t give them the clip.”
(자막: “얼굴이 도배되는 게 싫으면—클립을 만들지 마라.”)
그 문장들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동안,
그의 눈이 아주 잠깐 흔들렸다.
정말 잠깐.
0.5초 정도.
말 몇 마디가
몸을 예전의 방식으로 먼저 움직이게 했다.
큰 장면이 떠오른 건 아니었다.
설명할 수 있는 기억도 아니었다.
그보다 먼저 온 건
아무 일도 없는데 근육이 굳어버리는 감각이었다.
그는 고개를 숙이고 손을 꽉 쥐었다.
손바닥 안쪽에 손톱이 박힐 만큼.
아프면,
적어도 지금 이 순간으로는 돌아올 수 있었다.
—다음: 11장-2부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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