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탁자 위 음료수 한 캔이 준 깨달음

아침 이슬을 걷는 상상만으로도, 변화는 이미 시작된다.

by ice

침대에 몸을 묻은 채, 손끝에 잡힌 오렌지색 캔이 눈에 들어왔다.

일어나. 나아가. 도전하라. 건조한 공기를 가르며 선명하게 다가온 문구였다.

까칠한 피부에 닿는 모든 감각이 나를 억눌렀다. 방은 침묵이라는 두터운 여백으로 가득했고, 나는 세상과 격리된 고립된 섬처럼 느껴졌다. 유리벽 너머 생동하는 현실은 아득히 멀었다. 그 간극이 쓰라렸다. 내가 간절히 바라는 것은 단 하나, 파열이었다. 변화였다.

창으로 스며드는 첫 일출의 황금빛이 보였다. 그것은 정체된 내 삶에 균열을 내고 새로운 시작을 가능하게 하는, 도전의 신호처럼 보였다. 그 빛을 따라 한 장면이 떠올랐다.


아침산책


코끝을 찡하게 스치는 새벽의 서늘함, 호수 위에 몽환처럼 깔린 안갯속을 걷는 나의 모습. 안개는 시야를 가렸지만, 오히려 내 안의 소리는 더 선명하게 울렸다. 발아래 젖은 흙의 촉촉한 감촉, 풀잎 끝에 매달린 아침 이슬의 영롱한 빛, 그 작은 이슬방울이 메마른 내 삶에 내리는 새 생명력 같았다.

'걷는다'는 행위는 단순하지만, 강렬하다. 발을 내딛는 작은 걸음 하나가, 고립이라는 관성의 껍질을 깨뜨리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의지가 된다.

나는 더 이상 유리벽 너머의 희미한 빛만을 동경하며 머물지 않으리라.

일출은 나의 정체에 던지는 도전이었다. 안갯속의 산책은 미지의 길로 향하는 첫 번째 용기였다. 충분히 망설였다. 이제는 일어나 현실로 나아가야 할 때다. 작은 걸음으로 차가운 방을 벗어난다. 차가운 이슬 곁으로. 고립의 껍질을 깨고, 현실의 촉촉함을 만질 용기를 낸다.


일어나라. 나아가라. 도전하라.

탁자 위 음료수 캔이 던져준 평범한 세 문장. 이 선언이 침묵을 깨는 오늘의 첫 시작이기를 바란다.

아직 몸은 침대를 벗어나지 않았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 글을 쓰는 지금, 이미 단절과 고립을 벗어나 밝은 곳으로 향하는 첫 발자국은 시작된 것이 아닐까.


"멈춰 서 있던 나를 깨운 건, 탁자 위 작은 문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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