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끼지 못하면 깨어 있는 것이 아니지
여행을 하다 보면 묘한 슬픔에 잠기는 순간이 가끔씩 출몰한다. 튼튼한 이성의 힘으로 배워야 할 것들을 점검하기도 바쁜데 불쑥 튀어나오는 슬픔이나 우울이 느닷없이 나를 건드려 곤란하게 만든다. 나의 소중한 전두엽 피질의 작은 부분이여! 나를 왜 이렇게 흔들어 깨우느냐
아메리카노와 우유가 분리되어 나오는 것처럼 일상을 구분하기 위해 여행을 가는 것이 아니다. 내 삶에 완전히 떨어낼 수 없는 사람들은 늘 내 곁에 있고, 그들도 함께 내 캐리어에 담긴 채 동반자가 된다. 계속 흔들리는 이유다. 이 감정들은 어디서 오는가? 모두 그들로부터 얻는 것이다.
외부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반응하며 내면의 어떤 감정이 이는지 아는 것만큼이나 솔직한 것이 또 있을까. 내 옆자리에 앉은 외국인은 모르겠지. 내 심장이 너로 인해 더 빨리 뛰고 있음을 모르겠지. 당신의 심장이 나로 인해 혹시라도 더 빨리 뛴다면, 당신의 이야기에도 내가 주인공이 될 수 있는지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