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연인 관계에서 한 말은 아닐 것이다. 이루어지지 못한 짝사랑을 하던 이의 마지막 말이지도. Daft Punk 의 전설적인 명반 Discovery 에 수록된 곡들은 대부분 샘플링으로 만들었는데, 처음에 그 사실을 알게 되면 '뭐야.. 그냥 짜집기 였나' 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실제 제작 방식을 알게 되면 그 얄팍한 생각은 경외감으로 바뀐다.
어디서 가져왔는 지 알기도 힘든 원곡에서 좋은 사운드들을 골라내는 것도 어렵지만 그것을 다시 들을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내는 것 역시 대단하다. 더 듣기 좋은 형태로 하나의 곡으로 만들기 위해 수십 번의 편집을 거치게 될 것이다.
실제 작업 과정을 분석해 놓은 유튜브를 보면 그냥 곡을 하나 쓰는게 나을 수준으로 몇 개의 곡을 잘게 쪼개고 붙혀 대고 있다. 어쩌면 먼저 작곡한 후 그에 맞는 사운드들을 찾아 냈을 지도 모르겠다.
십 수년전의 명곡들을 발굴해 내일렉트로닉한 사운드로 바꾸고 최근의 감성필터를 먹여 심지어 더 좋은 곡으로 만드는 것. Discovery 는 마치 21세기의 음악은 이래야 한다는 것을 말하며 새천년(... 예전에 이런 말 많이 썼다)을 열어 젖혔다.
이 와중에 Something About Us 가 더 특별한 것은 아직까지도 어떠한 소스를 사용했는지 밝혀진 적이 없다는 것이다. 즉, 다펑의 순수 창작곡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주변에 다펑 최고의 곡을 물어보면 어김없이 Something About Us 는 포함된다.
끝내주는 베이스 라인과 프랑스적(?) 분위기, 잔잔하지만 감성을 건드리는 전자음까지. LP로 듣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고 할까. 이 곡 하나만으로도 그들의 창작력을 의심할 여지는전혀 없다. 해체 이후, 다펑의 새로운 음악을 들을 수 없다는 게 아쉽지만 그들에게는 정말 'Something' , 뭔가가 있는 것은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