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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철 May 20. 2022

변화하는 채용 트렌드(2): 블라인드 채용

취업의 근본력-8

  채용방법은 시대상을 반영한다. 시대의 변화와 기업환경에 걸맞게끔 그때그때 달라진다는 소리다. 60·70년대 기업들은 소위 ‘신언서판(身言書判)’을 채용의 잣대로 삼았다. 외모를 중심으로 말을 또박또박 잘하느냐, 글씨는 바르게 쓰느냐 등으로 지원자를 평가한 것이다.

 지금 눈높이에서 생각하면 헛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겠지만 당시 기업들이 인재를 뽑는 기준은 틀림없는 신언서판이었다.



  2001년 개봉작 영화 <친구>의 시대적 배경도 이즈음이다. 그런데 영화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느그 아버지 뭐 하시노? 말해라. 아버지 뭐하시노?

 공부와 담쌓은 학생들을 혼내기 전에 담임선생님이 습관처럼 내뱉는 밑도 끝도 없는 질문이다. “느그 아부지 뭐하시노?”는 영화의 인기에 힘입어 유행어가 될 정도였다.



 그런데 이 대사처럼 예전에는 면접에서도 지원자의 역량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아버지 직업을 묻는 일이 흔했다. '한강의 신화'로 불릴 만큼 한국경제가 급격한 고도성장을 이루면서 항상 일손이 부족한 시절이었다.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인력에 대한 만성적인 초과 수요가 발생했고, 당시 기업들 사이에서는 "기본적인 품성만 갖추고 있으면 바로 뽑아서 인재로 육성하여 활용한다"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사람의 품성에는 가정환경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해서 '아버지 직업'이 면접의 단골 질문으로 등장한 것이다.   


 이후 채용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기업들은 학점이나 학력 등 계량화·수치화가 가능한 기준, 즉 ‘스펙’으로 인재를 선발했다.   

 2017년 5월부터 7월까지 방영된 드라마 <쌈 마이웨이>는 그 시절 스펙 중심의 채용으로 인한 취업준비생들의 애환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세상의 잣대로 재단하면 부족한 스펙이지만 남들이 뭐라 하든 꿋꿋이 꿈을 향해 ‘마이웨이’를 외치며 달려가는 흙수저 청춘들의 분투기가 주된 스토리다.

 드라마 방영 당시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몰이를 했었다. 특히 필자에게는 스펙 중심의 채용으로 인한 취업준비생들의 애환을 그려낸 면접 장면이 지금도 인상 깊게 남아있다.


 다음과 같은 인상 깊은 대사가 등장한다. “우리는 항상 시간이 없었다. 남보다 일찍 일어나고 남보다 늦게 자는데도 시간이 없었다. 누구보다 빡세게 살았는데. 개뿔도 모르는 이력서 나부랭이가 꼭 내 모든 시간을 아는 척하는 것 같아서 분해서 짜증 나서 


 면접관이 아나운서를 꿈꾸는 주인공을 힐난하는 상황에서다. “저 친구들이 유학 가고 대학원 가고 해외봉사 가고 그럴 때 뭐 했어요? 열정은 혈기가 아니라 스펙으로 증명하는 겁니다” 그 말에 주인공이 대답한다. “유학 가고 대학원 가고 그러실 때 저는 돈 벌었습니다


 앞의 대사는 면접을 망친 뒤에 내뱉는 주인공의 독백이다. 스펙 중심의 채용에 대한 청춘들의 감정을 그대로 표출하고 있다. 면접이 끝나갈 때쯤 면접관 중 한 명이 주인공을 향해 선심 쓰듯 이런 말을 한다.  

   “내가 인생 선배로서 충고 하나만 할게” 그때 주인공이 이렇게 쏘아붙인다. “하지 마세요. 어차피 저 붙이실 거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상처 주지 마세요. 저도 상처받지 않을 권리 있습니다”



  "열정은 혈기가 아니라 스펙으로 증명한다"라는 드라마 속 면접관의 대사에 당시 기업들이 인재를 바라보는 시선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지원자를 평가할 때 얼마나 스펙을 중시했는 지를 넉넉히 짐작할 수 있다. 

 실제  시절 스펙은 취업준비생들을 울고 웃게 만들었다특히 일류대 출신이 일도 잘할 거라는 뿌리 깊은 고정관념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있다’가 아니라 ‘있었다’다. 예전에는 그랬다.


  하지만 요즘 취업시장의 대세는 ‘블라인드 채용이다. 블라인드 채용은 ‘가린다라는 뜻의 영어 ‘블라인드(Blind)’와 ‘채용(採用)’ 합친 단어다.

  채용을   학벌·학력  흔히 ‘스펙’이라고 불리는 차별적인 평가요소(항목) 가리고(제외하고) 철저하게 지원자의 (직무) 역량에 초점을 맞추어 인재를 뽑는 방식이다.

 실제 블라인드 채용을 엄격하게 운영하는 기업은 지원자의 (출신) 학교·학점·어학성적·자격증  주요 스펙에 대한 정보를 면접관에게 제공하지 않는다.


 ‘스펙이라는 선입견을 떼고 봐야 지원자의 역량을 정확히 평가할  있기 때문이다. 면접관이 스펙을 따지고 싶어도 알래야   없는 정보라는 뜻이다. 

 면접에 처음  초보 면접관들이 “기본적인 정보도 알려주지 않으면서 어떻게 평가를 하란 말이냐라고 하소연을  정도다. 블라인드 채용에 ‘무자료 채용‘깜깜이 채용’ 등의 별칭이 붙은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블라인드 채용은 예전처럼 스펙을 따지지 않겠다는 기업의 공개적 선언이나 마찬가지다. 스펙에 가려져서 놓칠 수 있는 인재, 입사 후에 일을 더 잘할 수 있는 인재를 뽑기 위해서다. 스펙이 뛰어나다고 해서 회사에 더 도움이 되는 인재가 되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것을 기업은 이미 숱한 경험을 통해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많은 기업들이 신입사원 채용에서 이른바, ‘소프트 스킬(Soft Skill)’의 중요성을 간과해왔다. 학교·전공·학점·외국어 등의 ‘스펙’이 눈에 보이는 구체적인 결과물, 즉 '하드 스킬(Hard Skill)'이라면 소프트 스킬은 그 사람의 인격·의사소통 스킬·감성지능·공감능력 등 무형(無形)의 혹은 정서적·문화적 영역이라 할 수 있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다시 드라마 속 면접 이야기로 예를 들어보자.


 <오늘의 웹툰>이라는 드라마는 유도 선수 출신 주인공 온마음이 우여곡절 끝에 웹툰 편집자라는 새로운 꿈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겪는 좌충우돌 성장기다.

 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15년 동안 유도에만 매달렸던 주인공 ‘온마음’이 우연한 계기로 굴지의 IT기업 네온의 웹툰 부서에 입사하게 된다. 네온은 명문대 출신의 쟁쟁한 스펙 보유자들도 줄줄이 떨어질 만큼 누구나 선망하는 기업이다. 그러니 변변한 스펙 하나 없는 그녀의 입사는 기적 같은 일이다.

 그녀에게 기적을 선물한 주인공은 편집장 만철이다. 만철은 최종 면접에서 만난 온마음에게 마음이 끌려 만점을 준다. 그러고도 스펙에서 밀려 면접에서 탈락한 온마음을 껄끄러운 상사에게 읍소까지 해가며 계약직으로 입사시킨다.



 하지만 부편집장인 지형은 생각이 너무 다르다. 지형이 보기에 온마음의 역량은 퇴사한 PD를 대체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라다. 온마음이 탐탁지 않은 지형은 기어코 직격탄을 날린다. “편집장님은 온마음씨한테서 무언가를 봤다는데 나는 잘 모르겠네. 앞으로 보여줘요. 내가 틀렸다는 거

 도대체 편집장 만철은 온마음에게서 무엇을 봤고, 부편집장 지형이 보지 못한 것은 무얼까? 똑같은 사람을 두고 극단적으로 엇갈린 평가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그 차이가 무엇일까? 답은 만철은 소프트 스킬, 지형은 하드 스킬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봤기 때문이다.


 지형처럼 하드 스킬, 즉 ‘스펙의 눈’으로 보면 온마음은 부족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철저하게 ‘웹툰 PD’라는 직무의 관점에서 온마음을 바라본 만철은 스펙 뒤에 가려진 그녀의 소프트 스킬을 알아챘다.

 온마음이 입사 후에 맡게  신입 PD 자리는 다른 무엇보다 콘텐츠 기획, 멘털  라이프 케어, 일정 관리  작가와의 끊임없는 소통과 협업 능력이 관건이다.


 따라서 웹툰 PD에게는 사람에 대한 이해와 통찰력이 필수다. 소통과 협업을 위해서는 작가가 어떤 특성을 지녔으며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를  알아야 하고 그러려면 인간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만철은 어떤 상황 속에서도 긍정적인 마인드와 열정을 놓지 않고, 이름처럼 매사에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고 주변 사람들을 배려하는 온마음에게서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던 ‘웹툰 PD 떡잎 찾아낸 것이다. 실제 그는 지형에게 온마음이 편집부에서 일하면 물건  것이라며 속내를 내비친다.


 만철은 온마음의 ‘될성부른 떡잎’을 면접에서 발견했다. “유도 연습을 할 때 늘 네온으로 노래를 들었고, 쉬는 시간에도 다른 콘텐츠를 이용했습니다. 부상을 입었을 때 네온 웹툰을 보면서 큰 힘을 얻었습니다. 네온 웹툰 캐릭터들은 대부분 긍정적이고 건강한 에너지를 갖고 있어서 보는 내내 힘이 됐습니다. 저도 다른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이렇게 지원하게 됐습니다” 면접에서 지원동기를 묻는 만철에게 온마음이 담담하게 들려준 사연이다.


 만철은 지원동기를 듣는 내내 만면에 아빠 미소를 띠고 온마음을 흐뭇하게 바라본다. 그녀의 삶 자체가 네온 웹툰에 대한 열정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열정의 바탕은 웹툰에 대한 ‘찐 애정’이다. 온마음에게 웹툰이란 평생 해온 유도를 포기하고 주저앉을 뻔한 자신을 다시 일으켜 세워준 두 번째 꿈이니까.

 20여 년을 편집자로 일한 내공의 소유자답게 만철의 안목은 정확했다. 온마음은 입사 후에 탁월한 역량을 발휘한다.  

 부편집장 지형도 시간이 갈수록 만철이 온마음에게서 무엇을 본 것인지를 시나브로 깨닫게 된다. 그리고 온마음이 진정한 웹툰 편집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 돕는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자처한다.

 이렇게 만철처럼 스펙에 매몰되지 않고 지원자의 역량을 기준으로 인재를 채용하는 것이 바로 ‘블라인드 채용'의 정신이다.


블라인드 채용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평가하는 항목은 직무적합성

 올해 기업의 31.5%가 블라인드 채용을 진행하거나 도입할 예정이다. 가장 중점적으로 평가하는 항목은 ‘직무적합성’이었다. 사람인이 기업 821개사를 대상으로 ‘블라인드 채용’에 대해 조사한 결과 기업의 31.5%가 블라인드 채용을 진행하거나 올해 도입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는 ‘2018년(20.7%)’, ‘2019년(21.8%)’의 같은 조사 결과 대비 10.0% p 가량 늘어난 수치다.  블라인드 채용 진행 시 가장 중점적으로 평가하는 항목은 ‘직무 적합성(45.6%)’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업무 경험(20.5%)’, ‘성실성(12.7%)’, ‘인재상·조직문화 부합도(5.4%)’, ‘긍정적인 마인드(5.0%)’, ‘열정(3.1%)’ 등이 있었다-출처: 한국경제 2020.2.21


 바꿔 말하면 블라인드 채용은 기업이 ‘소프트 스킬'의 가치에 눈을 뜬 결과다. 즉 지원자가 가진 소프트 스킬을 제대로 파악해서 그 사람이 지원한 직무, 그리고 우리회사의 분위기 또는 문화적 맥락에 잘 맞을지를 살펴서 채용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또한 블라인드 채용은 출신학교·지역·성별 등 지원자 개인의 역량과 무관한 요소들에 따른 차별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다. 필자가 코흘리개 초등학교 시절, 지금의 초등학교가 국민학교라 불리던 그때는 이름도 까마득한 <가정환경 조사서>라는 것이 있었다.


 새 학기가 되면 라디오·전화·전축 등 집에 있는 값비싼 물건은 물론이고 부모의 직업과 학력까지 써내야 했다. 그리고 가정환경 조사서를 바탕으로 아이에 대한 대접을 달리하는 학교나 선생님들이 있었다.

 가난하고 부모의 직업이나 학력이 별 볼 일 없는 아이들은 불합리한 차별에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블라인드 채용이 바로 이런 불합리한 차별을 예방하자는 취지다. 이에 따라 입사지원서에서 편견을 부를 수 있는 항목(가족관계·출신지역·출신 학교 등)은 적지 못하도록 한다. 당연히 면접관에게도 지원자에 대한 개인적인 정보를 일절 제공하지 않는다.



 혹시나 있을지 모를 ‘편견의 눈’을 가리기 위해서다. 덕분에 요즘 취업에 성공한 신입사원들을 보면 예전에 비해 출신학교와 전공 등에서 훨씬 다양해졌다. 블라인드 채용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반증이다.



공공기관 블라인드 채용 했더니, SKY 30% 줄고 지방대·여성 늘어

 공기업 블라인드 채용 의무화 이후 서울대·고려대·연세대, 소위 SKY대 출신이 차지하는 비율이 3분의 1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교육걱정)은 지난 9월 26일 낸 자료에서 공공기관 블라인드 채용 의무화 이후의 성과를 분석하고, “상위권 대학들이 채용시장 단계에서 누리던 특권 요소를 없애기 위해 블라인드 채용을 민간기업까지 확대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2017년 하반기부터 공공부문에서 이력서에 학벌·학력·출신지·신체조건 등 차별적 요인은 아예 기재하지 않는 방식으로 블라인드 채용을 의무화한 바 있다. 사교육걱정은 ‘편견 없는 채용, 블라인드 채용 실태조사 및 성과분석 최종 보고서’(한국산업인력공단, 2018)를 주로 참고했다. 이 보고서는 14개 공공기관의 인사담당자 등의 심층면접, 260개 공공기관의 채용담당자 설문조사 등을 통해 2017년 하반기 블라인드 채용 뒤 나타난 변화를 살폈다.

 연구결과를 보면 여성, 비수도권 대학 출신, 지역인재 등의 채용비율이 이전보다 늘고 이른바 ‘명문대’ 출신의 비율이 줄어든 현상이 눈에 띈다.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출신의 비율은 과거 15.3%였는데, 도입 뒤 10.5%로 줄었다. 반면 비수도권 대학 출신의 비율(38.5%→43.2%), 대졸 채용에서 여성의 비율(39.8%→43.1%), 지역인재의 비율(18.5%→21.99%) 등은 늘었다. 출신 대학의 숫자도 10.3개에서 13.1개로 늘었다. 출처: 한겨례신문 2019.9.28


  특히 2015년부터 채용 공정성 확보를 위한 국가 직무능력표준(NCS)이 도입되면서 블라인드 채용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NCS(국가 직무능력표준, National Competency Standards)는 산업현장에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요구되는 지식·기술·태도를 국가가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이다.


 NCS를 도입한 기업은 채용 예정인 직무의 내용과 필요로 하는 역량을 채용공고에 명확하게 공지하고 이를 기준으로 인재를 선발한다. 기존의 ‘스펙’ 중심에서 벗어나서 채용하는 직무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을 평가하여 가장 적합한 인재, 준비된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NCS 기반 채용에서는 지원자의 직업기초능력과 직무수행능력을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직업기초능력은 의사소통능력·문제 해결 능력·수리능력 등을 포함하여 총 10가지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공공기관과 공기업을 중심으로 도입된 NCS 기반 채용은 최근 대기업·중견기업으로까지 봇물 터지듯 확산되는 추세다. 요즘 취업시장에서 블라인드 채용이 화두로 부각되는 이유다.


 어떻게 보면 블라인드 채용은 요즘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는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들과 흡사하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공개경쟁을 통해 우승자를 가린다. 우승에 도전하는 수많은 지원자들은 대부분 일반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무명의 가수들이다. 하지만 실력이 꼭 인지도와 비례하지는 않는다.


 무명의 가수들이 노래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묵묵히 갈고닦은 실력을 앞세워 당당하게 무대에 올라서 우승 도전에 나서는 모습은 지켜보는 이들에게 짜릿한 감동을 자아낸다.  

 철저히 땀 흘려 쌓은 실력으로만 겨루는 공정함과 ‘개천용’ 탄생 과정이 불러오는 핵사이다급 감동이 인기비결로 꼽히는 이유다.

 입사에 대한 열정과 역량을 갖추고 있다면 ‘스펙’이라는 벽을 넘어 채용의 기회를 열어주는 블라인드 채용도 지원자들에게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무대와도 같다.


  기업이 합격자를 정할 때 스펙만을 따질 요량이면 굳이 시간과 돈을 들여서 면접을 치를 이유가 없다. 학교·학점·전공·어학성적·자격증 등 소위 스펙은 대부분 숫자로 표시된다. 그러니 평가는 이력서(입사지원서)에 담긴 정보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이력서에 스펙을 하나도 남김없이 쓰도록 하고 각각의 스펙에 매긴 점수를 합산해서 나온 등수대로 채용인원만큼 뽑으면 될 일이다. 그러니 일단 서류 전형을 통과했다면 모든 지원자가 동일한 출발점에서 경쟁을 펼친다고 생각하면 된다.


  스펙 떨어지는 A 씨, 한화 공채에 당당히 합격한 비결

 지방 사립대 이공계 출신 A 씨는 스펙이 떨어진다. 학점은 간신히 3.0을 넘겼고 토익도 700점대 초반이다. 자격증은 전공 관련 자격증 1개밖에 없다. 그는 공채시즌을 맞아 여러 대기업에 지원서를 냈지만, 번번이 서류에서 탈락했다. 대학 졸업 후에도 ‘백수’로 취업문을 두드리던 A 씨는 일단 눈을 낮춰 한 중견기업의 인턴과정에 지원했다. 이 기업은 정규직 전환을 내걸고 인턴을 모집했다.

 A 씨는 인턴 합격 후 그야말로 최선을 다해 일했다. 다른 인턴들은 배치된 부서의 할당 업무를 해결하기 위해 급급할 때 그는 배치된 부서의 업무 진행 흐름까지 파악하려고 노력했다. 한 부서의 업무가 원활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타 부서와의 업무 협의·조율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A 씨는 타 부서의 업무내용 및 특성과 타 부서원들의 업무분장을 알아야 했다. 그는 소속 부서뿐만 아니라 주요 협의 부서의 업무까지 파악하기 위해 이전 자료들을 찾아보고 타 부서의 선배들을 찾아가 조언을 구했다. 다른 인턴들이 퇴근한 뒤에도 혼자 사무실에 남아 업무 관련 지식을 숙지했다.

  그 와중에 A 씨는 다시 한번 대기업 공채에 도전했다. 한화의 대졸 공채에 지원한 것이다. 자기소개서에는 인턴 과정에서 배운 것을 녹여 넣었다. 그 결과 서류 전형을 무난히 통과하고 면접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인턴 기간에 배우고 느낀 것을 면접관들에게 적극적으로 말한 결과, 화에 최종 합격했다. 지원 업무를 잘 알고 열정적이라는 평가에 스펙이 떨어진다는 사실은 묻혀 버렸다. “A 씨의 과거보다 현재, 현재보다 미래가 더 유망하다”라고 본 것이다. -출처: 잡스엔 著, <읽다 보면 취업되는 신기한 책> 134쪽


 ‘탈(脫) 스펙’을 지향하는 블라인드 채용이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요즘 기업이 인재를 평가하는 기준은 예전처‘누가 더 (스펙이) 우수한가’가 아니라 ‘(우리회사와 채용하는 직무에) 누가 더 적합한가’이다.

 하지만 이 중요한 명제를 놓치고 아직도 이력서에 한 줄, 한 칸을 더 채우기 위해 스펙 쌓기에만 급급한 취업준비생들이 많다.


 요즘 유행하는 ‘호모 스펙타쿠스’(Homo-Spectacus, 취업에 대한 불안감으로 끊임없이 스펙 쌓기에 골몰하는 취업준비생들을 가리키는 신조어)가 바로 그것이다. 호모 스펙타쿠스는 좋은 스펙에도 불구하고 취업 문턱을 넘지 못하는 청춘들의 자조와 한탄을 담은 표현이다.  



 이들은 무슨 게임 아이템 수집하듯 각종 어학점수와 자격증을 취득하고 나서도 또 탈락의 고배를 마시면 “기업이 (완벽한 스펙을 갖춘) 나를 몰라준다, 사람 보는 눈이 없다”는 말을 신세 한탄하듯 내뱉고는 다시 스펙 쌓기에 매달린다. 여전히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니 애먼 스펙 탓만 해대는 것이다.   


 ‘취업은 스펙 싸움’이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 이제껏 살면서 나도 모르게 몸과 마음에 새겨 넣은 고정관념은 생명력이 질기다. 좀처럼 변하지 않는다.

 스펙에 대한 고정관념은 혹시나 주변에서 고스펙자로 보이는 누군가가 취업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면 더욱 굳어진다. 실제로 어땠는지는 모르면서 스펙 덕분이라고 지레 단정해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수시 채용과 블라인드 채용이 취업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기업이 선호하는 인재상은 우수한 인재에서 적합한 인재로 바뀐 지 오래다. 다만 취업준비생들의 인식이 채용 트렌드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채용 트렌드의 변화에 따라 기업은 더 이상 모든 면에서 뛰어난 ‘우수한 인재(Good People)’를 찾지 않는다. 우리회사와 채용하는 직무에서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는 ‘적합한 인재(Right Person)’를 원한다. 그러니 아무리 완벽한 스펙이어도 지원한 기업과 직무에 적합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오히려 지원하는 기업이나 직무와 동떨어져 있거나 채용 공고에서 요구하는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오버 스펙이나 ‘잉여 스펙 되려 입사의 진정성이나 열정을 의심하게 만드는 단초로 작용해서 평가에 불리하게 작용할  있다.  



 필자가 말해주고 싶은 것은 취업은 스펙이 떨어진다고 해서 무조건 지는 게임도 아니고, 스펙이 좋다고 해서 절대 이기는 게임도 아니다라는 다. 역량 중심 채용이 트렌드가 되면서 이제 스펙을 앞세워 취업하는 시대는 지났다. 스펙은 스펙이고 역량은 역량이다. 스펙이 역량을 오롯이 대변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그리고 트렌드’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 의미다. 당연히 채용 트렌드의 변화에 발맞춰 취업을 준비하는 청춘들의 자세도 달라져야 한다. 취업을 바란다면 먼저 기업이 찾는 적합한 인재가 되어야 한다는 소리다.


 자기만의 좁은 세계, 고정관념의 포로가 되면 변화는 찾아오지 않는다. 새가 알을 깨고 나오듯 갇혀 있던 틀에서 깨어나 취업준비생이 아닌 기업의 관점, 즉  ‘우수한 인재가 아니라  ‘적합한 인재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는 순간 취업이라는 답답한 현실도 전혀 달라질 것이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곧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 헤르만 헤세 소설 <데미안>


 자연스레 질문이 떠오른다. 스펙이 아니라면 도대체 기업은 무얼 보고 지원자를 평가하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경험’이다. 앞에서 언급했지만 블라인드 채용은 인재를 뽑는 기준이 종전의 ‘하드 스킬’에서 ‘소프트 스킬’로 무게중심이 이동한 결과다.



 예전에는 하드 스킬, 즉 스펙이 우수한 사람이 채용시장에서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요즘은 ‘소프트 스킬의 시대’라 할 만큼 채용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았다. 하드 스킬보다는 소프트 스킬이 조직 적응과 성과창출에 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기업들이 경험으로 알게 됐기 때문이다.


 직무(job), 즉 ‘회사에서 맡은 일’을 하는 데 필요한 역량(Skill)은 크게 하드 스킬(Hard Skill)과 소프트 스킬(Soft Skill)로 나눌 수 있다. 하드 스킬은 학위·자격증·외국어 능력 등 해당 직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기술적 요건(technical requirement)을 충족하는 가로 평가한다.



 예를 들어 해외영업(직무)이라면 일정 수준 이상의 어학 능력이 필요하다. 또 직무에 따라서는 담당자의 자격요건으로 해당 분야 공인 자격증이나 전문 교육 기관 수료증 취득을 법에서 정한 경우도 있다. 식당에서 주방장으로 일하려면 조리사 자격증을 반드시 따야 한다.

 즉 해외영업이나 주방장 직무에 지원한 사람에게는 어학 능력이나 조리사 자격증이 필수적인 하드 스킬인 셈이다. 하드 스킬은 학습을 통해 향상할 수 있고 정량화(定量化), 다시 말해 숫자로 표시하기 용이하다. 그래서 기업이 역량의 보유 여부나 수준을 손쉽게 평가할 수 있다.



 그럼 소프트 스킬(Soft Skill)은 무엇일까? 기술적 측면이 아니라 소통과 협업 등 (인간) 관계적인 측면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이다. 기업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일들은 회사 안팎의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소프트 스킬을 ‘피플(혹은 휴먼) 스킬(people Skill)’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기업이 지원자에게 바라는 소프트 스킬의 영역은 소통과 협업을 포함해서 리더십, 문제 해결 능력, 팀웍 등 일((job)과 사람(people)을 모두 아우르는 포괄적인 개념이다. 소프트 스킬은 여러모로 하드 스킬과 대비된다.

 특히 (체계적인) 학습을 통해 향상되는 하드 스킬과 달리 학습을 통해 취득하기 어렵다. 즉 배우거나 가르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소프트 스킬은 학습이 아니라 경험이 쌓이면서 습득되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정량화나 평가가 힘들다.



 그래서 기업들은 소프트 스킬 보유 여부나 깊이를 지원자의 경험을 통해 파악한다. 자기소개서에는 ‘경험 기반 (질문) 항목’, 면접에는 ‘경험 기반 면접’이라는 말이 일상화될 정도로 기업들이 지원자의 이런저런 경험들을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 끊임없이 캐묻는 이유다.


 어느 대학을 나왔고 어떤 전공을 했으며, 학점은 어땠는지가 아니라 그가 지금까지 얼마나 우리회사와 채용하는 직무와 관련된 다양한 경험을 해보았느냐를 보고 지원자를 평가한다는 소리다. 지원자 입장에서는 ‘경험’이 취업을 희망하는 기업에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진짜 찐 스펙’인 셈이다.


 하드 스킬과 소프트 스킬의 차이를 ‘역량의 빙산 모델 설명하면 더욱 이해가 쉬울 듯하다. 영화 <타이타닉>은 100여 년 전 대서양을 항해하다가 빙산에 부딪쳐서 침몰한 여객선 타이타닉호를 소재로 한 영화다.

 1912년 4월 14일 자정 무렵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배를 몰던 항해사는 갑자가 나타난 빙산을 보고 황급히 방향을 틀었다. 가까스로 빙산을 피했다고 생각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타이타닉이 피한 것은 빙산의 일각이었고, 결국 빙산과 부딪친 배는 차디찬 바닷물 속으로 가라앉고 만다.



 ‘빙산(Iceberg) 빙하가 바다까지 흘러나와 자연스럽게 생긴 얼음 산이다. 빙산은 전체의 일부분만  위에  있고 대부분은 수면 아래에 모습을 감추고 있다. 우리가 “어떤 일의 대부분은 숨겨져 있고 겉으로 드러난 것은 일부에 불과하다 의미로 사용하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표현도 여기서 유래했다. 

 그렇다면 ‘빙산의 일각’에서 ‘일각(一角)’ 얼마나 될까? 빙산에서 겉으로 드러나서 우리가 눈으로 확인할  있는 부분은 대략 전체의 1/10 안팎이다. 즉 빙산의 일각은 10% 남짓에 불과한 것이다. 그래서 빙산의 일각을 통해 배우는 삶의 교훈은  한마디로 요약된다.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살다 보면 빙산의 일각만 보고, 물속 깊이 숨겨져 있는 빙산의 실체를 놓치는 경우가 왕왕 있다. 하지만 일각에만 정신이 팔려서 빙산 전체를 알아보지 못하면 타이타닉처럼 수면 아래 숨어 있는 얼음 때문에 낭패를 당할 수 있다.

 우리는 사물을 바라볼 때 그것의 ‘본질’보다 먼저 ‘외형’에 시선이 끌리곤 한다. 그래서 정작 중요한 본질은 놓치고 보이는 단면으로만 판단하는 실수를 종종 저지른다. 사람을 평가할 때도 마찬가지다. 눈에 보이는 숫자로 표시할 수 있는 ‘스펙’이라는 객관적 잣대로만 지원자들의 우열을 가려온 기업들도 그랬다.


 이런 기업들에게 하버드대학교의 맥클랜드(McClleland) 교수는 역량의 빙산 모델(Competency Iceberg Model)’을 제시해서 경종을 울렸다. 채용의 본질은 우리회사와 채용하는 직무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을 갖춘 인재를 뽑는 것’이다. 그런데 맥클랜드 교수는 역량도 빙산처럼 관찰과 측정이 가능한(Observable & Measurable)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으로 나뉜다고 설명한다. 즉 역량이라는 빙산 전체 중에 물 위에 드러나 쉽게 볼 수 있고 측정(평가)도 용이한 역량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고, 수면 아래에 잠겨 있는 대부분의 역량은 보이지 않는 탓에 평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맥클랜드 교수에 따르면 빙산의 상층부에 있는 지식(Knowledge) 스킬(Skills)이 역량의 구성요소 중 가시적인 부분(Visible Part),  빙산의 일각(一角)이다. 그리고 주로 태도(Attitude)의 영역에 속하는 특성(Traits)·가치관(Values동기(Motives) 등이 하층부에 있는 역량의 비가시적 부분(invisible part)이다.

 미로운 것은 보이지 않는 비가시적(非可視的) 부분이 성과 창출에는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말하자면 보이는 빙산의 일각이 앞에서 말한 지원자의 ‘하드 스킬’, 보이지 않는 나머지 부분이 ‘소프트 스킬’인 셈이다.       



  수면(水面)의 윗부분과 아랫부분에는 또 하나의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상층부의 지식(Knowledge) 스킬(Skills)은 상대적으로 변화하기 쉬운(easier to change) 특성이 있다. 학습이나 훈련을 통해 향상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하층부에 있는 태도(Attitude) 잘 바뀌지 않는다(harder to change). 학습이나 훈련을 통한 개선도 기대하기 힘들다. 애당초 가르치거나 배울 수 있는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태도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채용 단계에서 거르지 못하면 답이 없다는 얘기다.



 정리하면 역량엔 다층적 깊이가 있어 기업이 지원자의 역량을 총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이해의 낚싯줄을 어디까지 내리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다층적 깊이를 가진 역량을 온전히 평가하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빙산 모델을 통해 기업이 체득한 깨달음은 역량은 스펙이라는 숫자로만 매겨질 수는 없다는 것이다. 최근 PT면접·토론면접·상황면접·롤플레잉 면접 등 예전에 비해 면접의 종류가 훨씬 다양해지고 면접 횟수를 늘리거나 면접대상자를 많이 뽑는 기업들이 늘어난 것도 이 때문이다. 서류전형이나 필기만으로는 파악하기 힘든 지원자의 태도적인 부분을 면접을 통해 심층적으로 평가하기 위해서라는 뜻이다.


  바꿔 말하면 면접 비중이 높아진 것은 ‘빙산의 일각’이 아니라 역량이라는 빙산 전체를 보고 평가함으로써 채용 실패를 줄이고 보다 우수한 인재를 뽑기 위한 고심의 결과다. ‘스펙’이라는 선입견을 떼고 봐야 빙산 아래에 숨겨진 역량, 그 사람의 진면목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요즘 취업시장의 대세로 꼽히는 ‘블라인드 채용’의 배경이다. 

 말하자면 예전처럼 스펙을 중시하지 않겠다는 기업의 공개적 선언이 바로 블라인드 채용이다. 이처럼 인재를 뽑을 때 겉치레 같은 스펙이 아니라 본질인 역량에 집중하겠다는 기업의 태세 전환은 신동엽 시인의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와도 맥이 닿는 느낌이다.


역량의 빙산 모델’을 통해 기업이 얻은 깨달음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다. (눈에 보이는) 지식이나 기술이 중요한 역량인 것은 사실이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태도가  중요하다 . 문제는 비가시적 부분(invisible part)은 “보이지 않는다”라는 그대로 관찰도 평가도 어렵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제학자 피터 드러커는 “측정할  없으면 관리할  없다(If you can’t measure, you can’t manage it)라는 명언을 남겼다. 그의 말처럼 (역량을) 측정할  없으면 관리할  없고,  관리할  없으면 개선시킬 수도 없다.



 그래서 기업은 이를 어떻게 해결할지 머리를 싸맸다. 결국 기업이 찾아낸 해결책은 비가시적 부분에 해당하는 역량을 ‘행동(behavior)’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도는 인간 내면의 생각과 감정을 말한다. 우리가 생각하고 느끼는 방식이다.  태도는 행동에 드러난다. 바꿔 말하면 사람의 모든 행동은 태도의 표현이다. 그렇다면 (관찰 가능한) 행동을 통해 사람의 태도를 평가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그리고 경험은 (과거) 행동의 산물이다. 경험은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했고, 그 행동이 어떤 결과를 낳았고, 그를 통해 어떤 배움과 깨달음을 얻었는가를 모두 아우르는 개념이다. 따라서 경험을 꼼꼼히 들여다보면 그 사람의 소프트 스킬을 가늠할 수 있는 것이다.  


  드라마는 시대를 담는다. 그 시대 사람들과 사회를 비추는 거울 역할을 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앞에서 살펴본 드라마 < 마이웨이> 만약 리바이벌 제작된다면 "열정은 혈기가 아니라 스펙으로 증명한다"라는 면접관의 대사도 분명 바뀔 것이다. 최근의 역량 중심 채용이라는 트렌드를 감안하면 아마 이렇게 바뀌지 않을까. “열정은 ‘스펙 아니라 ‘경험으로 증명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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