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는 세계 역사상 가장 강력한 대제국을 건설했다. 로마와 관련한 두 개의 익숙한 속담이 있다.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와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가 그것이다. 전자는 천년제국 로마의 역사, 후자는 로마의 광대했던 영토에서 나왔다.
1세기부터 5세기 초반까지 지금의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프랑스와 독일, 동부 유럽, 브리타니아(영국), 히스파니아(스페인 이베리아 반도)가 로마 영토였다. 여기에다 현재의 터키와 마케도니아 인근의 메소포타미아, 중동지역, 이집트, 튀니지, 모로코를 아우르는 북아프리카 마그레브에 이르기까지 광대한 제국을 형성했다. 속담 그대로 "모든 길은 로마로 통했다"
<로마인 이야기>를 쓴 시오노 나나미는 책의 서두에 다음과 같이 적었다. “지성에서는 그리스인보다 못하고, 체력에서는 켈트인이나 게르만인보다 못하고, 기술력에서는 에트루리아인보다 못하고, 경제력에서는 카르타고인보다 뒤떨어지는 것이 로마인이라고, 로마인들 스스로가 인정하고 있었다”
자신들조차 인정했듯이 로마가 세계를 제패한 것은 모든 면에서 다른 민족을 압도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런데 스스로를 다른 민족에 비해 뒤떨어졌다고 여겼던 로마인이 어떻게 역사상 가장 강대했던 대제국 ‘로마’를 건설할 수 있었을까?
그 비결은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유명한 사자성어 ‘지피지기(知彼知己)’ 다. 원전인 <손자병법>에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라는 말이 나온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절대 위태롭지 않다”는 뜻이다. 상대에 대한 파악 없이 객관적으로 자신을 인식하지 않고 스스로를 과대평가해서 무작정 덤벼들어서는 낭패를 볼 수 있음을 경계하는 말이다.
로마인은 지피지기의 자세로 끊임없이 다른 민족의 강점을 흡수해 자신들의 약점을 보완했고 결국은 그들을 뛰어넘어 세계 최고로 올라섰다. 지피지기야 말로 이탈리아 반도의 작고 보잘것없는 촌락에서 출발한 로마가 지중해를 넘어 세계를 제패하고 서양 문영의 근간을 만든 천년제국으로 발돋움한 원동력이었다.
‘지피지기’는 취업에도 어김없이 통한다. 취업의 성공 비결도 지피지기다. 취업을 희망하는 대상인 기업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파악하고, 자신에 대한 냉철하고 객관적인 분석을 통해 ‘나’를 제대로 알고 준비하면 취업의 문이 활짝 열린다는 애기다. 결국 나, (지원한) 회사와 직무에 대한 철저한 이해가 취업 성공을 위한 ‘삼위일체(三位一體)’다. ‘지피지기의 자세는 우리가 성공취업의 세계로 들어가는 첫 관문이다.
입사를 희망하는 기업과 직무를 모르면서 덥석 지원하는 것은 적이 누구인지 모르고 전쟁터에 나서는 것과 다름없다. 따라서 누차 강조했듯이 지원한 기업과 직무에 대한 철저한 분석은 디폴트다. 촘촘하고 꼼꼼한 기업·직무분석으로 ‘지피(知彼)’를 끝냈다면 다음 차례는 ‘지기(知己)’다.
상대를 완벽하게 파악했다면 이제 승패는 스스로를 잘 알고 있는가에서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기업이 지원자에게 왜? 무엇을 원하는 가를 알았으니 이제는 나 자신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완벽한 ‘지피지기(知彼知己)’가 된다.
그리고 취업의 ‘지피지기’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상대인 기업을 아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아는 것이다. 요즘 채용의 화두인 ‘적합한 인재’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묻지마(Don't Ask) 지원, 즉 “어떤 기업이든 가리지 않는다”는 도무지 말이 안 된다. 수많은 기업 중에서도 나와 맞는 기업이 따로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자신을 잘 아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을 제대로 알아야 나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상대를 찾을 수 있다. 당연히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먼저 알아야만 지원한 또는 지원하기로 마음먹은 기업과의 ‘적합성’을 따져볼 게 아닌가?
취업은 결국 ‘나’라는 상품을 입사를 희망하는 기업이라는 ‘고객’에게 세일즈 하는 과정이다. 취업시장에서 고객인 기업을 설득해서 최종적으로 나라는 상품을 구매(채용)하기까지 일련의 과정에는 치열한 경쟁이 따른다. 그 경쟁에서 이기려면 자신 있게 나라는 상품을 구매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나’라는 상품에 대한 분석, 즉 ‘나 자신을 아는 일’이 출발점이 되는 게 당연지사다. 나의 정체성을 알고, 자신의 강점과 약점 등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만 취업을 위한 올바른 방향을 설정할 수 있고,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 자신의 진가를 고스란히 드러낼 수 있다.
우리회사와 직무에 꼭 맞는 '적합한 인재'를 뽑고 싶어 하는 기업도 당연히 ‘나’를 잘 아는 사람, 그래서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 ‘나’를 잘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에게 더 높은 점수를 준다. 취업시장의 험난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가장 먼저 나를 알아야만 하는 이유다.
“대학생 취업, 당신이 취업이 되지 않는 진짜 이유!”
단순히 스펙(학점, 어학성적, 자격증, 해외연수 등)만 쌓는다고 원하는 직장에 취업하는 시대는 지났다. 최근에는 기업에서 여러 가지를 포함하여 종합적으로 인사평가를 하고 있다. 이는 스펙보다도 중요한 요소들을 더 잘해야 평가를 잘 받을 수 있는 시대라는 것이다. 자신을 잘 분석하여 취업 전략을 세워야 한다.
내가 미국에서 있었을 때의 일이다. 나는 미국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싶었다. 채용공고를 보면 내 전공과 관계없이 지원 서류를 다 제출했다. 물론 내가 하고 싶은 일과 상관없이 모두 지원했다. 그래서 예술 공연, 박물관, 방송, 디자인, 기획 분야, 영업 등의 분야에 마구잡이로 지원했고,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에 대한 기준이 없었다. 그래서 면접을 볼 때마다 ‘왜 여기에 지원했냐?’는 질문을 대답하기 힘들었다.
전공과 무관하게 지원했으면 거기에 응당 부합하는 답변을 잘 준비했었어야 했다. 그래서인지 끊임없이 도전했으나 계속 실패를 했다. 그 순간, 나의 스펙은 더 이상 중요치 않았다. 차별화된 전략도 없었고 뚜렷한 답변을 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실패의 고배를 맛본 후, 몇 개월 동안 나는 나만의 체크리스트를 만들어서 회사별 직무와 나의 전공과 연결을 시켰다.
여기저기 지원하기보다는 회사와 직무를 우선 결정했다. 나를 차별화하기 위해 자기소개서에 나의 전공지식에 대해서 언급했다. 전공에서 배운 전문용어를 직무와 연관 지어, 왜 이 직무에 지원했는지에 대해서 설명했다. 그러니 답변이 구체화되었다. 면접 중에도 내가 조사한 대로 답변을 조리 있게 했다. 결국 난 뉴욕 타임스퀘어의 MTV Networks의 공채 채용에서 높은 경쟁률을 뚫고 Programming 팀에 입사했다.
어떤 취업이든 일단 자신을 알아야 한다. 자신을 알고 분석을 해야 자신감도 생긴다. 나는 스펙이 좋은데도 불구하고 많은 회사에서 여러 번 실패의 고배를 맛보기도 했다. 정말 스펙대로만 채용되었다면, 나는 진작에 합격이 되어서 힘든 시간을 보내지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계속 취업이 되지 않는다면 제일 중요한 것은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잘못된 방법으로 계속 지원해봤자 붙지 않는다. 내가 왜 떨어졌는지, 남들과 뭐가 다른지 등을 분석하고 자신에 집중하라, 그래야 자신을 남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전략을 세울 수 있다.
하고 싶은 게 있다면 그것을 어떻게 이룰지 생각해 보고 세밀하게 분석을 해야 한다. 취업도 마찬가지다. 자신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분석하고 가고 싶은 회사의 원하는 부서를 가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무작정 “난 외향적이라서 이런 부서에서 일하고 싶어” “난 대학에서 공부해보니 내 전공이 나랑 별로 안 맞아서 전공하고 다른 쪽에서 일하고 싶어”라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하다. 이런 생각은 ‘불합격’이란 문자를 계속 받게 만든다. 문제점과 부족한 것을 제대로 진단해야 취업이 안 되는 이유를 해결할 수 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란 말이 있듯이 계속 불합격하더라도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마라. 포기하는 대신 불합격의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자신을 분석하라. 자신을 잘 알아야 전략을 세울 수 있다. 당신이 취업되지 않는 진짜 이유는 스펙이 아니라 차별화된 전략으로 취업을 준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출처: 한국강사신문 2020.6.4
앞에서 취업성공 전략을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라고 했다. 그런데 출처인 <손자병법>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이어진다. “부지피이지기 일승일부 부지피부지기 매전필패(知彼知己 百戰不殆 不知彼而知己 一勝一負 不知彼不知己 每戰必敗)” 풀이하면 다음과 같은 뜻이 된다. “상대를 모르고 자신만 알면, 한 번은 이기고 한 번은 진다. 상대를 모르는 상황에서 나조차도 모르면 싸울 때마다 반드시 패배한다”
취업에서도 마찬가지다. 상대(지원한 기업·직무)는 고사하고 나까지 모르면 ‘백전백패(百戰百敗)’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지피(知彼)’보다 ‘지기(知己)’가 먼저다. 취업만큼은 지피지기(知彼知己)’가 아니라 ‘지기지피(知己知彼)’로 순서를 바꾸는 게 맞다.
그래서 취업준비에 앞서 먼저 자신을 충분히 돌아보고 진로를 정하라는 조언을 하고 싶다. 물론 하루라도 빨리 취업해야 한다는 조바심에 시달리는 청춘들에게는 그저 한가한 소리, 공허한 구호로만 들릴지 모른다. 하지만 나를 알 때 비로소 상대와 진정한 소통이 가능해진다. 여러분을 뽑아줄 기업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네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 <타타타>라는 노래의 한 소절이다. 언뜻 들으면 상대방이 ‘나’를 몰라준다는 ‘서운함’의 표현인 것 같다. 네가 나를 먼저 알아주어야 우리가 서로 통할 수 있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그런데 ‘타타타’라는 말은 산스크리트어로 “그래 그거야”라는 뜻이다. 그래서 필자는 노래에 담긴 진짜 속뜻은 “내가 나를 모르는데 넌들 나를 알겠느냐?” 즉 우선 나 자신부터 알아야 남도 알 수 있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업과 지원자와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지원자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고 싶어 하는 기업은 나 자신조차 모르는 ‘나’를 도대체 누구에게 물어야 하겠는가? 그렇다고 기업에게 “내가 나를 모르는데 넌들 나를 알겠느냐?”라고 되물을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코 ‘나’를 알기 위한 자기 성찰이다. '자기 성찰’은 그동안 한 번도 해보지 못한 ‘나에게로의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나를 향해 ‘탐사선’을 띄우는 일이다.
탐사의 목적은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와 미래의 나를 마주하는 것이다. 학창 시절을 중심으로 지금까지의 삶을 찬찬히 돌아보면서 질문을 통해 ‘나’에 대해 생각해보고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나에 대한 탐사(探査)이기에 모든 질문의 출발은 ‘나’로부터 시작한다. 나는 어떤 사람인지, 지금껏 어떻게 살아왔고, 어떤 일이 적성에 맞고, 무슨 일을 할 때 가장 열정적이었는지, 잘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또 미래에 나는 어떤 모습으로 살고 싶은지, 어떠한 사람이 되고 싶은지?이런 근원적이고 때론 고통스러운 질문들을 가슴에 들이고 열과 성을 다해 답을 찾아야 한다.
이런 질문들이야말로 나를 성장하게 만들고, 성공취업으로 가는 여정에서 길을 잃고 헤매지 않도록 올바른 방향을 알려주는 이정표 구실을 한다. ‘나’라는 사람, ‘내 안에 들어 있는 마음’을 알아야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그리고 취업 이후에도 흔들림 없이 삶의 중심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절로 답이 보이는 질문들이 아니다. 나자신을향해끊임없이말을 걸고 답을 물어야 한다. 따라서 본격적인 취업준비에 앞서 자신도 미처 알지 못했던 ‘나’를 돌아보고 탐구하는 시간을 반드시 갖기 바란다.
“모든 것은 ‘나’로부터 시작한다”- 백범 김구
특히 탐구를 통해 “나는 어떤 사람인가?””나에게 일이란 무엇인가?”“직장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내 마음 깊은 곳의 나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꼭 찾아내길 바란다. 단언컨대 나에 대한 탐구의 끝에 여러분이 그토록 갈망하는 ‘취업의 정답’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취업에 대한 절실함의 크기도 취업준비의 방향도 분명 달라질 것이다.
나의 장단점을 명확히 분석하라!
회사와 직무분석이 끝났다면 과연 내가 여기에 적합한 인물인지를 따져 보는 게 순서다. 자기소개서에 자신이 준비한 스펙이나 장점 등을 맥락 없이 채워 넣으려 하기보다 회사가 요구하는 점들을 추려 내는 게 필요하다. 사람인 마케팅전략팀에 채용된 장우혁(26) 인턴사원은 “회사와 직무에 맞춰 나의 과거를 체계적으로 정리했다”라고 말했다.
“대학 때 동아리 활동, 강의 중 팀 과제 수행, 해외연수·봉사활동, 인턴경력 등 내가 했던 활동 중에서 마케팅 직무와 관련 있는 일들만 뽑아 폴더를 나눠 분류했습니다. 단순히‘○○ 글로벌 원정대를 해봤다’고 나열하지 않고 이를 통해 마케팅 기획을 실행하고 기획문서를 작성한 경험 등 직무와 연관된 경험들을 모두 붙여 정리했죠. 그랬더니 특정 주제에 대해 내가 쌓은 경험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됐고, 면접 예상 질문과 답변이 저절로 준비되더라고요”
경영대 아닌 공대 출신으로 SK이노베이션 석유탐사 및 개발(E&P) 세일즈 직무에 지원해 합격한 김미루(26) 사원은 자신에 대한 면밀한 분석 덕분에 블라인드 채용에서 성공했다. “나의 과거·현재·미래를 담은 삶의 흐름도를 만들었어요. 과거에 하고 싶었던 것, 되고 싶었던 것을 포함해 목표를 어떻게 설정했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그동안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를 정리한 ‘커리어 패스’를 설계한 거죠”출처: 한국일보 2017.8.12
어떻게 보면 취업은 “나는 누구인지?”“내 꿈은 무엇인지?”에 대한 자문자답을 통해 끊임없이 나를 돌아보고 숨어있는 내 안의 진정성을 확인하는 계속적인 성찰의 과정이다. 만약 취업에 답이 보이지 않는다고 느껴진다면 이유는 우리가 묻지 않은 삶에 너무 익숙해져서다.
기업은 오랫동안 함께 일할 사람을 뽑고 싶어 한다. 그러니 어떤 사람을 뽑을까? 당연히 자신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끝낸 사람이다. 내 마음의 가장 깊은 곳에서 가만히 나를 들여다 보고 앞으로 삶의 토대가 될 직업과 회사에 대한 나름의 철학을 정립한 사람이다.
내가 누구이고 일의 의미가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계속 물음표를 던지고 내 안에서 끊임없이 올라오는 질문들의 답을 찾아내서, 결국 ‘물음표’를‘느낌표’로 바꿔버린 속이 꽉 차고 단단한 사람이다.
그렇게 삶의 축을 세운 사람이라야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하면서 오래오래 기업에 남아있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