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단연 최고의 병법서로 꼽히는 <손자병법>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구절은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절대 위태롭지 않다”이다. 상대를 알고 나를 아는 것이 승리의 정석이라는 뜻이다.
전쟁에서 상대를 알아야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알 수 있듯 '정보전(information warfare)'은 전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수단을 넘어 전력의 핵심이자 승패를 가르는 기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를 알아야만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은 무슨 말일까? 뻔한 이야기 같겠지만 그만큼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기 힘들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너 자신을 알라(Know thyself)”는 말은 따져보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실제 지피지기 백전불태의 다음에는 이런 내용이 이어진다. “상대를 모르고 나를 알면, 한 번은 이기고 한 번은 진다. 상대를 모르고 나도 모르면 싸울 때마다 반드시 위험에 빠진다”
전쟁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우리는 자신을 잘 모른다. 다른 사람들의 장단점은 훤히 꿰뚫어 보는 사람도 정작 자신에 대해서는 모르기 일쑤다. 강점과 약점은 물론이고 자신의 역량과 잠재력도 제대로 알지 못한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취업준비생들에게 꼭 말해주고 싶은 것은 상대, 즉 지원하는 기업이나 직무가 아니라 '나'부터 알아야 ‘총성 없는 전쟁터’에 비유할 만큼 치열한 취업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지피(知彼) 보다 지기(知己)가 먼저다. 그리고 지기(知己)의 핵심은 객관적으로 자신을 인식하는 ‘자기 객관화’에 있다.
따라서 취업을 위한 준비 중에 그 어떤 과정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나 자신에 대한 성찰(省察)이다. 하지만 많은 청춘들이 “일단 취업이라는 발등의 불부터 끄고 나를 마주하는 일은 그다음에 생각하자”는 식으로 편하게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취업을 하기도 어렵지만 운 좋게 취업에 성공해도 얼마 버티지 못하고 다시 취업시장으로 돌아와 기약 없는 재취업의 길에 나서는 안타까운 경우를 자주 본다. 이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신입사원 10명 중 4명은 ‘취준생’ 신분에서 벗어나기 무섭게 바로 이직을 고민하는 ‘퇴준생’이라는 조사 결과가 그것이다. 입사하자마자 ‘헤어질 결심’을 하는 신입사원의 비율이 무려 40%에 달한다.
최악의 취업난 속에서도 신입사원이 출근 첫날부터 퇴사를 꿈꾸며 다른 직장을 두리번거리는 아이러니한 현실이다.
왜 바늘구멍 같은 ‘취업난’을 뚫고도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는 직장인들이 많은 것일까? 원하는 회사나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그저 취업에 급급해서 허겁지겁 선택했기 때문이다.
상황에 휩쓸려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길이었으니 사실은 ‘떠밀림’이라는 표현이 정확할지 모른다. 그리고 스스로 찾은 길이 아니라 떠밀려 간 길, 그렇게밖에 갈 수 없었던 길에는 필연적으로 후회와 아쉬움이 따르게 되는 것이 인생이다.
요즘 채용의 ‘만렙’(滿level·하나의 게임에서 최고의 레벨을 뜻하는 말)을 자처하는 많은 취업전문가들이 적어도 면접에서만큼은 ‘연기자’가 되라는 조언을 쏟아낸다. 혼신의 연기를 펼쳐서 면접관이 듣고 싶은 것을 들려주고 보고 싶은 것을 보여주면 합격은 따놓은 당상이라는 식이다.
그 조언을 철석같이 믿는 청춘들은 진짜 내가 아니라그때그때 상황에 딱 맞춤한 ‘수많은 나’를 준비해서 면접에 간다. 필자는 반문하고 싶다. 도대체 그게 가능한 일일까? 연기가 통할 수 있을까?
하지만 목표로 하는 캐릭터가 인격자이든 능력자이든 혹은 지원한 기업과 직무에 적합한 인재이든 절실한 인재이든 간에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연기하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연기란 다른 (사람의) 삶을 대신 살아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연기는 어떻게든 티가 난다. 실제와 괴리된 이미지는 결국 드러나기 마련이다.
면접관은 보통 오랜 직장생활을 통해 다양한 성격과 가치관을 가진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접한 경험이 풍부하다. 그만큼 사람을 보는 안목이 정확하다는 소리다. 경험 많은 면접관이라면 눈앞에 있는 지원자의 미심쩍고 수상한 부분을 찾아내는 데 도가 튼 사람들이다.
시쳇말로 몇 마디 날카로운 질문만으로 지원자의 영혼까지 탈탈 털 수 있다. 어떻게 해서든 지원자의 연기 속에 감춰진 본래의 모습을 찾아낸다.
설령 알아내지 못해도 일단 면접관으로부터 무언가를 감춘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게 된다면 좋은 결과는 결코 기대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면접관의 반응이 아니다. 뛰어난 연기력으로 한순간 면접관을 속여 넘길 수 있다. 심지어 잠시 자신을 속일 수도 있다. 하지만 영원히 스스로를 속일 수 있을까? 내가 연기하는 ‘그 사람’이 될 수 있을까? 그 사람의 삶을 계속 살아갈 수 있을까?
진심으로 원하는 기업과 직무가 아니면서도 소름 돋을 정도로 완벽한 연기를 펼쳐서 면접관을 멋지게 속여 넘겼다고 치자. 그렇게 입사에 성공하면 만사형통일까? 모든 일이 술술 풀려갈까?
어릴 적 읽었던 동화들은 하나같이 “주인공들이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는 해피엔딩으로 결말을 맺는다.
그런데 동화 속 주인공처럼 취업의 꿈을 이룬 청춘들도 오래오래 행복하게 일할까? 지금 생각처럼 “취업해서 회사에 들어가기만 하면 모든 일이 술술 풀려갈까?” 취업에 성공하면 ‘고생 끝 행복 시작’이고, 저절로 ‘갓생(God+인생) 살이’가 될까? 그렇지 않다는 게 문제다.
현실은 동화가 아니다. 입사 후에 기다리는 것은 ‘갓생’(God+인생)이 아닌 ‘노답’ 일지 모른다.
“지방대 나와서 취직하기 되게 힘들었거든. 근데 합격하고 입사하고 보니까 성공이 아니라 그냥 문을 하나 연 것 같은 느낌이더라고” 드라마 <미생>에 나왔던 명대사다. 곱씹을수록 가슴에 와닿는다.
과연 그렇다. 신입사원은 힘겨운인생길의또한고비를넘겼을뿐이다. 취업은 끝이나 종착점이 아니라 새로운 문을 여는 출발점이다. 입사는 취업준비의 끝이지만 직장생활의 시작이기도 하다.
취업을 하면 취업준비생으로서의 생활을 마감하고 직장 새내기로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한다. 취업의 문을 여는 순간드디어 내 힘으로 밥벌이를 하는 직장인으로서 삶의 첫걸음을 뗀 것이다.
삶이 언제나 장밋빛일 수는 없다. 밥벌이는 세상 누구에게나 고단하다. 직장인의 삶도 피곤하다. 특히 “아무 데나 일단 붙고 보자”는 생각으로 원치 않는 곳에서 시작한 직장생활은 더욱 그렇다.
직업은 그 사람이 입은 ‘옷’과 같다. 옷은 몸에 맞아야 본새가 난다. 세상에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을 때만큼 불편한 것도 없다.
몸에 맞지 않는 옷은 어색하고 부자연스럽다. 아무리 값비싼 옷도 몸에 맞지 않으면 결국 벗어던지게 된다.
직업도 그와 다르지 않다. 아무리 봐도 맞지 않는 회사에서 좋아하지도 않는 일을 하다 보면 탈이 나기 십상이다. 코드가 맞지 않는 사람들과 억지로 맞춰가며 생활하는 것도 어렵기는 매일반이다. 아니 일 자체보다는 사람들이랑 부대끼는 삶이 더 힘든 법이다.
기업은 일(직무)과 사람으로 이루어진다. 그런데 일도 사람도 다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보라.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껴입은 격이니 직장생활이 하루하루 불편하고 힘겨울 수밖에 없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일상이 있다. 하지만 일상에서 우리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건 생각만큼 많지 않다. 오히려 일상을 꾸리기 위해 의지와는 반대로 원치 않는 일을 해야 할 때가 훨씬 더 많다.
직장인들의 하루하루도 결코 녹록하지 않다.출근하면 또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하고, 만나기 싫은 사람과 마주해야 한다.
출근만 생각하면 머리가 지끈거린다. 매일 아침 천근만근 무거운 발걸음을 직장으로 옮기지만 출근하기 무섭게 시계만 쳐다본다. “오늘 하루도 잘 버티자”라고 마음을 추스르고는 퇴근시간만 기다리는 것이다. 마치 퇴근을 위해 출근하는 격이다.
카드 대금을 갚기 위해 혹은 바닥난 통장잔고를 떠올리면서 어쩔 수 없이 출근길에 나선다. 딱히 업무에 대한 열정은 없고 그저 시간을 때우듯 일을 한다.
월급에 목을 매고 직장생활을 참고 견디는 것뿐이니 시간이 갈수록 성취감은 고사하고 우울감과 무기력증만 쌓여간다.
“불행은 언젠가 잘못 보낸 시간에 대한 보복이다”-나폴레옹
“♬월급날 찌들은 나를 위해 원 투 원 투 쓰리 포/월급날 노래도 불러보자/월급날 오늘은 내 세상♬” 직장인들의 삶과 애환을 해학적으로 풀어낸 <월급날>의 노랫말처럼 밥벌이 직장에서 무표정한 ‘출퇴근러’로 지내다가 한 달 중 단 하루, 월급날에만 장마철에 먹구름 사이로 해 나듯이 반짝 기분이 좋아질 뿐이다.
아무리 직장인에게는 ‘먹고사니즘(먹고사는 일을 최우선으로 하는 태도)’이 최우선이라지만 그게 전부일 수 없다. 직업은 ‘밥벌이 수단’을 넘어 우리 삶 전부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일과 개인의 삶을 분리하기란 생각처럼 쉽지 않다. 그래서 직업이 그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라면 삶은 무미건조한 하루하루로 채워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생활을 앞으로도 언제까지 계속해야 할지 매일매일이 고민이다. 언제까지 내 속마음을 모른 척 내버려 둘 수도 없다. 결국 다람쥐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일상에 몸과 마음이 지쳐서 천신만고 끝에 입사한 회사를 그만두고 다시 취업준비생 신분으로 돌아온다.
“돈에 맞춰 일하면 직업이고 돈을 넘어 일하면 소명이다. 직업으로 일하면 월급을 받고 소명으로 일하면 선물을 받는다”- 백범 김구
그리고 또다시 다른 기업에 도전하기 위해 서류전형부터 면접까지 ‘무한루프’를 반복한다. 하지만 재취업도 어렵지만 문제는 재취업에 성공해서 새로운 곳에 가서도 잘 적응한다는 보장은 더더욱 없다는 것이다.
자칫 어느 직장에도 오래 붙어 있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일자리를 찾아 이곳저곳을 전전하는 ‘비자발적 프로이직러’ 신세가 되고 만다. 도망쳐서 도착한 곳에 낙원은 없는 법이다.
요즘도 많은 청춘들이 자신의 가치관이나 적성에는 아랑곳없이 무조건 남들이 좋다고 하는 공무원·공기업, 대기업 정규직이나 금융권 등에 가기 위해 무던히 애를 쓴다.
하지만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높은 연봉이나 (고용) 안정성을 자랑하는 소위‘신이 내린 직장’이니 그 치열한 경쟁을 헤치고 취업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실제 공무원 시험 합격률은 기껏해야 2% 남짓이다. 100명이 도전해 98명이 떨어지는 바늘구멍 통과하기다.
그런데도 <2013~2017년 일반행정직군 공무원 퇴사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임용된 서울시 공무원 가운데 432명이 3년 이내에 사표를 던졌다. 서울시 전체 일반행정직군 공무원 2만 7,054명(2019년 2월 기준)의 1.59%에 해당하는 수치다.
아무리 남들이 부러워하는 곳에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찾지 못하면 방황은 결코 끝이 나지 않는다. 나의 내면을 깊숙이 들여다 보고 ‘내 마음 깊은 곳의 나’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찾지 못하면 취업의 무한루프는 시지프스의 신화처럼 계속 반복될 뿐이다.
“타인의 시선에 매달리지 말고 날 것의 나를 들여다 보라”- 저우무쯔 著, <더 노력해야 한다는 착각> 中
<맞춤 구두>
우리는 때로 발에 구두를 맞추지 않고 구두에 발을 맞추려 해 스스로 ‘불필요한 통증’을 유발하곤 한다. 남들의 취미생활이 멋져 보여 따라 했다가 몸이 상하거나 경제적 곤란을 겪기도 하고, 사회적 선호도만 보고 직장을 선택했다가 큰 갈등을 겪고 뒤늦게 회사를 옮기는 경우도 종종 본다. 처음부터 내 발에 맞지 않는 구두를 명품이라는 이유로 비싼 값에 산 것이다.
그렇다면 편안한 구두를 고르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먼저 내 발의 모양을 살피는 것이다. 신입행원들을 만나 왜 은행에 입사했는지 물어보면 상대적으로 급여 수준이 높고, 복지가 좋고, 안정적이기 때문이라는 답을 많이 한다. 정작 본인의 꿈은 무엇이고, 서비스업종이 본인의 적성에 맞는지, 금융업의 어떤 점이 매력이 있는지 답하는 이는 많지 않다. 구두 재질과 디자인 얘기만 있고 내 발의 생김새에 대한 얘기는 없는 것이다.
자신에 대한 성찰과 고민이 부족하다면 가정과 직장은 물론 어떤 인간관계에서도 ‘불필요한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오로지 상대방에게만 집중하기 때문이다. 이혼이나 절교를 결정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격 차이 때문’이라고 말한다. 상대방 성격이 본인과 잘 맞지 않는다는 것인데, 본인 성격에 대해 얘기하라면 상대방의 단점을 말한 후 “그런 부분이 나와 다르다”라고 직관적인 답을 한다. 내 발을 정밀하게 관찰한 흔적이 없다. 구두는 쉽게 새로 사 신을 수 있지만 가정과 직장, 인간관계는 쉽게 그럴 수 없다. 나 자신을 아는 것이 먼저다. 출처: 매일경제 2017.9.16
얼떨결에 성공한 취업, 준비되지 않은 취업의 결과다. 바로 당장의 취업에만 급급하면 빠지게 되는 ‘성공취업의 함정’이다. 묻지마 지원은 자칫 직장생활의 시작부터 '실패'라는 예정된 종착지로 달려가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뚜렷한 삶의 목표가 없는 사람은 상황에 따라 이리저리 떠밀려 다니며 흔들리는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다.
직업생활도 마찬가지다. ‘어쩌다 어른’이라는 표현처럼 ‘어쩌다 직장인’이 되어서는 입사 후에도 진로에 대한 고민과 방황이 계속된다. 내 인생의 주인이 돼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진로 선택에 앞서 '자기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다.
솜씨 좋은 목수는 나무를 다룰 때 결을 따라 다듬는다. 나무마다 각각의 결이 있어서 나무를 다룰 때는 결대로 쪼개야 하기 때문이다. 나무의 결을 알지 못하면 나무를 제대로 다를 수 없다는 얘기다. 사람도 다를 게 없다. 저마다 타고난 결이 있고 결대로 살아야 행복하다.
하지만 그 결대로 산다는 것이 쉽지 않다. 세상의 잣대나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는 탓이다. 그러나 한 번뿐인 인생에서 타고난 결을 살리지 못하고 후회하면서 생을 마감하는 것처럼 아쉬운 일이 또 있을까? 진짜 문제는 자기에게 어떤 결이 있는지 평생 모르고 사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는 자신에 대해서 진정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모른다. 자신을 똑바로 마주하는 일이 의외로 불편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약하고 불완전한 존재다. 사람들은 모두 '약한 고리'가 있다. 아무리 단단해 보이는 사람도 가만히 들여다보면 내면에 상처가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누구나 내 안에 있는 진짜 나와 마주 보고 대화하는 것은 주저하고 멈칫거린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자주 잊고 종종 거부하고 때로는 의식적으로 외면한다.
내면과는 단절한 채 쉴 틈 없이 시선을 바깥으로만 돌리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누구인가를 묻지 않는 인생은 공허하고 방황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는 불편한 진실과 마주해야 한다. 용기를 내서 자신의 적나라한 내면과 당당하게 조우하는 사람만이 삶의 좌표를 바로잡고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삶의 길을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길을 찾기 위해 깊이 있게 고민하다 보면 자연스레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으로 연결된다.
그렇게 계속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면 “나에게 일이란 무엇인지?”“직장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내 마음 깊은 곳의 나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에 대한 답이 홀연히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그 답이 바로 여러분이 그토록 갈망하는 ‘성공취업의 정답’이다.
이런 질문들이야말로 나를 성장하게 만들고, 성공취업으로 가는 여정에서 길을 잃고 헤매지 않도록 올바른 방향을 알려주는 이정표 구실을 한다.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결정, 어려운 판단을 해야 할 때 기준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절로 답이 보이는 질문들이 아니다.
그래서 취업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기에 앞서 치열한 자기 성찰의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단언컨대 그 과정에서 취업에 대한 절실함의 크기도 취업준비의 방향도 분명 달라질 것이다. 그래서 성공취업을 위해서는 반드시 내면의 나와 대화하는 자기 성찰의 시간이 필요하다.
취업을 마음먹었다면 먼저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자. 마치 거울을 보듯 나의 내면을 찬찬히 들여다보자. 스스로에게 말을 걸고 나의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자. 내 안에서 뜨겁게 끓어오르는 것이 무엇인지를 마음으로 느껴보자. 그래야 나의 가슴이 가리키는 방향을 찾아낼 수 있다.
“많은 경우 사람들은 원하는 것을 보여주기 전까지는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른다”-스티브 잡스
취업준비생들의 원성과 아우성이 벌써부터 귓전에 울리는 듯하다. 당장 취업이 급한데 나를 돌아보라니, 한가하게 ‘뜬구름 잡는 소리’냐고. 인생은 우리 마음먹기에 달렸다지만 문제는 그 마음을 찬찬히 돌아볼 여유가 없다는 거다.
소설가 프란츠 카프카는 ‘조바심’이야말로 인간의 가장 큰 죄악이라고 말했다. 취업에서도 조바심은 실패의 지름길이다. 특히 그 조바심 때문에 나를 제대로 돌아보는 시간을 갖지 않으면 취업의 길이 더 멀어질 수 있다.
취업의 판이 바뀐다
서울 명문 사립대를 지난해 초 졸업한 김 모 씨는 최근까지 입사시험에서 열다섯 번 떨어졌다. 학점 4.3점(4.5 만점), 토익 960점도 소용이 없었다. 대학 신입생 때부터 취업준비를 시작했고, 거의 매일 도서관에서 살다시피 했다. 그런데도 기업들은 그를 원하지 않았다.
돌이켜보면 ‘나’에 대한 탐색이 부족했음을 느낀다고 했다. 김 씨는 “나의 관심사, 내가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찾지 못하고 이런저런 스펙을 갖추는 데 급급했던 것 같다”라고 후회했다. 출처: 한국경제 2021.1.31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는 말이 있다. 조급함을 경계하는 말이다. 어떤 일에서든 이왕이면 빠른 속도로 성과를 보고 싶은 게 사람의 마음이다.
하지만 인생이란 길은 더 빨리, 더 멀리 가는 게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살다 보면 ‘빨리’보다 중요한 게 ‘어떤 방향(목표)’이 아닐까 싶다. 과속을 추구하다 보면 부작용이 따르는 게 세상의 이치다.
흙탕물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맑아진다. 하지만 급한 마음 탓에 그 잠깐을 기다리지 못하고 계속 휘젓는 사람은 뿌연 흙탕물을 쳐다보고 있어야 한다.
당장 마음이 급하다고 해서 너무 서두르지 않기를 바란다. 기나긴 인생에서는 잠시 멈춰 서서 느긋하게 자신의 위치를 돌아보는 마음의 여유가 결국 삶을 성공으로 이끈다.
급하고 중요한 일일수록 오히려 한 박자 쉬어간다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삶의 속도를 한 템포 늦춰서 정신없이 달리느라 놓친 것들을 돌아봐야 한다.
취업에서도 내게 맞는 일, 진정 내가 하고싶은일을찾기위해조금더찬찬히자신을들여다보는시간을갖는게좋다.
“먼 길을 돌아서 제 일과 적성을 찾았지만 돌이켜 보면 그 길이 제게 가장 알맞은 길이었다. 너무 조급하거나 집착하지 않길 바란다”-허준이 교수(수학 노벨상 필즈상 수상 인터뷰 中)
어떤일을하다가생각을다른데로돌릴수있는시간적인여유를 ‘겨를’이라고한다. 취업준비생들에게도 ‘겨를’이필요하다. 느릿느릿 천천히 걷는다는 마음으로 자신을 제대로 분석한 다음 적합한 진로를 정한다면 취업준비도 훨씬 수월해질 수 있다.
명확하게 진로를 정하면 시행착오를 최대한 줄이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꼭 필요한 것들만 준비할 수 있기 때문에 시간과 노력을 덜 들이고서도 오히려 효과적인 취업준비가 가능해진다. 지금 당장은 아까운 시간으로만 느껴질지 모르지만 나를 돌아본 그 시간이 결국 전체적으로 취업준비에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을 줄여줄 것이다. 느긋한 여유가 되레 더 빠른 취업으로 이끌어줄 수 있다는 소리다.
우리가 성공의 문을 열지 못하는 이유는 대부분 외부가 아니라 내면에서 비롯된다. 지금껏 취업이라는 목표만 생각하면서 눈 가린 경주마처럼 주위를 살피지 못하고 숨 가쁘게 앞만 보고 달려왔다면 이제는 한발 뒤로 물러서서 차분하게 ‘나’를 돌아볼 때다.
어려울 때일수록 상황을 한 발짝 비켜서서 멀리 내다보는 시선을 가져야 한다. “눈앞을 보기 때문에 멀미를 느끼게 된다. 몇 백 킬로미터 앞을 보라”
세계적인 기업가 손정의 씨의 말이다. 짧지만 엄청난 힘이 있는 문장이다. 취업준비생들이 가져야 할 마인드를 간결하면서도 묵직하게 알려준다.
당장의 취업에만 목을 매는 취업준비생이라면 그야말로 밑줄을 그어야 할 문장이다. 이 문장을 소리 내어 읽어 보라. 집채만한 질문이 덮쳐온다.
그야말로 깊은 울림과 깨달음을 준다. 곱씹어 보면 그 안에 얼마나 큰 의미를 담고 있는가? 얼마나 강렬한 메시지인가?
취업은 멀리 보는 사람이 결국 이기는 게임이다. 지금 당장은 취업이 막막하게만 느껴지지만 드넓은 세상 어딘가에는 분명 나를 필요로 하는 일, 나와 함께할 기업이 있다는 믿음과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차분히 준비하자.
취업에 목마른 취업준비생들은 주변에서 누군가 취업에 성공했다는 얘기를 들으면 부러워서 가슴이 터질 것 같다. 마음은 더 급하고 싱숭생숭 해진다.
하지만 흔히 ‘취업경쟁’이라는 말을 쓰지만 취업은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게임이 아니다. 취업의 궁극적인 목적은 다른 사람과의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족하는 삶,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다.
직장(생활)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우리는 취업이라는 삶의 수단을 통해 행복을 추구할 뿐이다. 취업이 삶의 성공에 이르는 유일한 길이 될 수는 없다. ‘취업을 위한 삶’이 아니라 ‘삶을 위한 취업’이라는 의미다.
그러니 다른 사람의 속도는 의식하지 말자. 설령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로 앞사람이 멀리 달아나는 것처럼 보여도 전혀 신경 쓸 필요 없다.
그저 자신만의 속도로 우리 스스로 선택한 길을 담담히 걸어 나가면 그만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부딪히고 이겨 내면서 내 길을 찾으면 된다.
단순한 취업 여부는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척도가 될 수 없다. ‘취업’을 궁극적인 목적으로 착각하는 취업준비생들이 많다.
그러나 입사했다고 끝난 게 아니다. 입사는 마침표가 아니라 세미콜론(;)이다. 새로운 시작이라는 뜻이다.
취업 못지않게 직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그 안에서 성장하는 것도 중요하다. 아니 '성공취업'이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입사 후가 진정한 취업의 시작이다.
요즘 국내 기업들은 신입사원의 성공적인 회사 및 업무 적응을 위한 온보딩 프로그램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온보딩(Onboarding)은 영어로 ‘배에 탄다’는 뜻으로 신입사원이 회사에 수월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기업문화를 알려주고 회사생활과 업무(수행)에 필요한 지식이나 정보 등을 안내·교육하는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예컨대, 2030 세대 직원들로 구성된 온보딩 위원회를 운영하는 곳도 있고, 선배사원을 신입사원과 1:1로 매칭(Matching)하여 업무적·정서적 적응을 돕는 후원자(Supporter) 역할을 맡기는 멘토링(Mentoring) 제도를 실시하는 기업도 있다. 또 기업들 사이에 신입사원을 위한 ‘웰컴 키트(Welcome Kit)’ 제작 열풍이 불고 있다.
웰컴 키트는 이름 그대로 새로 입사한 직원을 환영하는 의미로 기업이 제공하는 일종의 ‘입사 환영 선물 꾸러미’다. 보통 기업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담은 디자인과 대표 상품, 회사생활의 길라잡이 역할을 하는 가이드북 등으로 구성된다. 신입사원의 사기와 회사에 대한 소속감을 높이고 안정적으로 회사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자는 취지다.
그만큼 기업들이 조직의 미래를 이끌어갈 신입 시원에 대해 많은 관심과 애정을 기울이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하지만 다른 시각에서 보면 온보딩이 필수가 되다시피 할 정도로 입사 후에 회사와 업무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신입사원이 많다는 반증일 테다.
이는통계로도확인된다.한국경영자총협회가 격년마다 조사하는 신입사원 1년 내 퇴사율은 2010년 15.7%에서 2016년 27.7%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신입사원 10명 중 3명은 1년 안에 직장에 사표를 낸다는 얘기다. 오죽하면 ‘대퇴사의 시대’(Great Resignation)라는신조어까지등장했을까.
특히 회사를 자발적으로 떠나는 직원 대부분이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라는 사실이 기업에게는 아주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퇴사한 MZ세대 직원의 빈자리를 또 다른 MZ세대로 채워야 하기 때문이다. 요즘 기업들이 온보딩 프로그램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다.
물론 회사의 분위기와 (입사 후) 담당할 직무는 그 회사를 다니면서 직접 부딪쳐봐야만 알 수 있기 때문에 신입사원이 진입 충격(Entry Shock·취업 전 품었던 이상과 취업 후 마주한 현실 간의 괴리에서 오는 심리적 충격)을 경험하는 것은 당연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대퇴사의 이면에는 지원한 기업과 직무를 잘 모르면서 묻지마 지원으로 ‘어쩌다 취업’한 신입사원들이 많은 현실이 자리 잡고 있다. 입사하고 나서야 자신이 지원한 회사가 어떤 곳인지 또 지원한 직무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를 비로소 알게 된다.
결국 자신의 가치관이나 적성과 맞지 않아 적응하지 못하고 퇴사를 선택하는 것이다. 이래서는 개인과 조직 모두에게 불행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그러니 지원하기로 마음먹은 회사나 직무가 있다면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이리저리 알아보고 꼼꼼하게 분석해야 한다. 그렇게 하고서 정말 나와 맞는다는 확신이 선다면 그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래야 취업의 가능성도 높이고 입사 후에도 오랫동안 만족하면서 직장생활을 할 확률도 커진다. 제발 당장의 취업이 아니라 입사 후의 미래까지 그리면서 취업을 준비하기를 바란다.
신입사원은 성공취업이라는 마라톤에서 이제 막 출발점을 통과했을 뿐이다. 결승선에서 누가 테이프를 먼저 끊고 승자가 될지는 아직 누구도 모른다.
굳이 승패를 가리자면 취업경쟁에서의 최종 승자는 지금 남들이 부러워하는 회사에 들어간 사람이 아니다. 회사나 일과 궁합이 딱 들어맞는 사람이다. 10년, 20년 아니 더 오랜 세월이 흐른 후에도 자신과 꼭 맞는 일터에서 안성맞춤인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 진짜, ‘찐 승자’다.
이 글을 읽는 분들도 취업을 하고 나면 직장인에게 일과 일터와의 궁합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시간이 갈수록 시나브로 실감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보면 성공취업이라는 기나긴 이야기의 진짜 시작은 입사부터다.
“당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야 합니다. 아직도 못 찾았다면 계속해서 찾으세요. 안주하지 마세요. 온 마음을 다했을 때 늘 그렇듯이, 좋아하는 일은 찾아내는 순간 스스로 알게 될 겁니다”
지난 2005년 스탠퍼드대학 졸업식장에서 사회인으로서의 출발을 앞둔 청춘들의 가슴을 촉촉하게 적셔서 지금도 회자되는 스티브 잡스의 잔잔하면서도 뭉클한 연설 중의 한 대목이다.
그야말로 진로를 고민하는 청춘들에게 묵직한 울림을 준다. 필자도 취업준비생들이 꼭 ‘좋아하는 일’을 찾고, 그 일에 취업하길 바란다. 그저 생계를 위해서가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는 일을 평생의 업으로 삼았으면 한다.
가고 싶은 ‘바로 그 회사’에서 하고 싶은 ‘바로 그 일’을 하는 삶이 되었으면 좋겠다. 내가 직접 찾아낸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것, 그것도 일하고 싶은 직장에서 그 일을 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선택받은 삶이다.
‘덕업일치’라는 말이 있다. 한 분야에서 전문가 못지않은 식견을 가진 사람을 뜻하는 ‘덕후’에 ‘직업’을 합친 말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은 경우를 말한다. 물론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갖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할 수만 있다면 덕과 업이 일치하는 ‘덕업일치’야 말로 가장 이상적인 취업일 테다. ‘입덕(좋아서빠져듦)’하고싶은 기업과 직무인데 더 이상 무엇을 바라겠나!
덕업일치를 이룬다면 일과 삶이 조화를 이룬 그야말로 행복을 손에 쥔 사람이다. 사람은 좋아하는 일에서 재미를 느낀다. 그리고 재미는 성공의 필요충분조건이다. 무슨 일이든 재미있어야 잘하고 또 꾸준히 하는 법이다. 스스로 즐거워서 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좋아하는 일을 해야 잘할 수 있고, 잘하는 일을 할 때 더 신명이 난다.
“내가 왜 그 일을 하고 싶어 했는지를 다시 생각해볼 것. 분명 첫 시작점에는 ‘즐거움’이 있을 테니”- 김혜리 著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될 수 있을까>
물론살다보면우연히주어진일이나원치않았던일에서자신도몰랐던적성을발견하기도한다. 또 “하기싫은일을피해 가며성공한사람은없다”라는말도있다. 하지만좋아하는일을결국잘하게되는경우가훨씬 더 많지않을까?
처음에는잘하지못하더라도스스로즐거워서하다보면지치지않고 시간이 갈수록 완성에가까워진다. 꾸준히즐겁게하면익숙해지고, 익숙해지면 결국 잘할수있다. 어떤 일을 오래 하려면 당연히 그 일에 경쟁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래도록 잘하는 일은 대부분 좋아하는 일에서 찾아내기 마련이다. 실제 필자는 주변에서 좋아하고 즐기던 일이 직업이 되어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을 종종 본다.
그리고 어떤 일이든 즐기면서 하는 사람한테는 누구도 당해낼 수 없다. ‘지(知)-호(好)-락(樂)’, 논어(論語)에 나오는 이야기로 “아는 자는 좋아하는 자만 못하며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만 못하다”는 의미다.
굳이 논어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재미를 가져다주는 자신의 적성을 살리다 보면 취업에서도 입사 이후에도 훨씬 유리한 입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것이 당연한 이치다.
재미와 직성이 일치하는 일이라면 최고의 취업일 테다. 반대로 적성에 안 맞고 재미없는 일, 의미도 즐거움도 없는 일을 참아가며 하는 직장생활은 그 자체가 고역이다.
“인간에게 가장 끔찍한 벌은 평생 동안 쓸모없고 의미 없는 일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도스토옙스키
못하는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과 잘하는 일을 꾸준히 하는 사람이 경쟁하면 세월이 흐를수록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그 일’을 찾기 위해 스스로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건네보자.
첫째, “재미있는가?” 혹은 “그 일을 하면서 행복해질 수 있을까?” 둘째, “그 일을 통해 계속 성장할 수 있을까?”, 셋째 “10년, 20년 후에 미래의 모습이 분명하게 그려지는가? 또 그 모습이 만족스러운가?”
사람은 질문을 통해 답을 찾아가는 존재다. 만약 이 세 가지 질문에 대해 확신에 찬 답이 나올 수 있다면 여러분이 가도 좋은 길이다. 아니 반드시 가야 할 길이다.
“성공은 자리 좇아서 되는 게 아니더라, 당신이 진짜 좋아하는 일 하기를!”
한국 출신인 일레이나 리 CNN 인터내셔널 수석 부사장은 CNN 해외본부(미국 이외 지역)에서 가장 높은 직급의 임원이다. 지난 5월 윤석열 대통령과 인터뷰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그와 연락이 닿았다. 그에게 성공의 비결이 무엇인지 묻자 이런 답이 돌아왔다. “학생 때 유명한 사람들이 학교에 와서 특강 같은 걸 하잖아요. 그럼 꼭 ‘성공의 비결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과 같은 얘기를 해요. 그땐 ‘할 말 없으니까 저런 말이나 하지’라고 생각했어요, 하하!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말이 맞았어요. 단지 높은 자리에 가려고 애쓴다고 해서 성공할 수 있는 건 아니었죠.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출처: 조선일보 2022.7.9
취업준비생들은 지금 중요한 인생의 갈림길에 서있다. 누구나 살면서 선택의 순간을 맞는다. “어떤 길을 갈 것인가?” 수많은 선택지 사이에서 올바른 길을 찾기란 늘 힘들다.
이것저것 따질 게 많아서 어려운 것처럼 보이지만 선택이 어려운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우리는 부지불식간에 타인의 시선이라는 잣대를 기준으로 성공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며 살아가기 때문이다. 다른 이를 나보다 우선순위에 올려놓고 사는 것이다.
“취업을 앞둔 청년들이여, 학벌 같은 스펙에만 매달리지 말고 우선 자기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며 자기 자신과 대화하길 바란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좀 더 후한 점수를 주자. 거듭 강조하건대, 어떤 직업을 갖든 가장 중요한 성공 요인은 스스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하는 자존감이다”–정철상 著, <따뜻한 독설> 中
쉽게 말해 회사 명함과 매달 월급 통장에 찍히는 숫자가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말해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남들의 인정을 받이야만 느끼는 만족감은 필연적으로불안하다.
만족감의 잣대가 수시로 바뀔 수 있기때문이다. 내가스스로느끼는만족감이훨씬안정적이다. 내가 원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상황에 이리저리 떠밀려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게 인생이다.
많은 직장인들이 자신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를 충족하느라 혹은 주변에서 반대하지 않는 무난한 길을 택해서 직업생활을 시작한다. 자기 주도적이 아니라 타인의 시선이나 평가에 이끌린 수동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정작 자신의 내면에 있는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잘 모른다.
결국 취업에 성공하더라도 ‘현타’가 오고 때늦은 후회를 하게 된다. “생각하면서 살아라. 그렇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될 것이다” 프랑스 철학자 파스칼의 뼈를 때리는 조언 그대로다. 너무 조건에 치우치다 보면 ‘성공취업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는 모두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다. 스스로가 원하는 삶을 살아야 행복할 수 있다. 얼마 전 토크 프로그램에 출연한 한 뮤지션이 꽤 오랜 시간 방황한 끝에 “한 번뿐인 인생, 나답게 살자”라는 답을 찾았다고 말하는 장면이 아주 인상 깊었다.
‘나답게’를 외치는 그의 표정이 정말 행복해 보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남의 시선에서 벗어나야 비로소 내가 보이기 시작한다. 온전히 자신을 위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인생에는 정답이란 없고 자신의 답만 있을 뿐이다. 취업에 대한 선택도 결국 각자의 몫이다. 내 앞에 놓인 여러 갈래 길 중에서 어디로 갈 것인지 스스로 답을 찾아내야 한다.
부디 바라건대 이 책을 읽는 독자분들 만큼은 ‘남들이 가는 길’이 아니라 ‘내가 가고 싶은 길’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그 길을 가기 위해 앞으로 어떻게 인생을 펼쳐나갈지 정했으면 좋겠다.
남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고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 끌림을 느끼는 일을 찾아야 한다. 지나온 길과 앞으로 갈 길을 꼼꼼히 돌아보고 다양한 선택지들 가운데 머리가 아니라 온몸으로 직접 부딪혀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세상이 말해주는 정답이 아닌 나만의 해답을 찾아내는 치열한 고민의 시간을 갖기 바란다.
간절히 고민하면 반드시 답을 찾아낼 것이다. 고민은 ‘괴로운 생각’이고 생각은 결국 답을 낳기 때문이다. 한 걸음씩 차근차근 나아가다 보면 분명 나의 길을 찾게 된다. 누가 뭐라 한들 어떻고. 시간이 좀 걸리면 어떠랴.
어차피 시간은 청춘의 것이다. 괴테는<파우스트>에서“인간은노력하는한헤매기마련이다”라고적고있다. 하물며 청춘에겐 두말할 나위가 없다.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 잘할 수 있는 일, 내게 어울리는 일을 찾기 위해 방황하고 헤매는 시기, 그게 젊음이고 청춘이다! 다양한가능성에두려움없이도전해보는삶, 비록 실패의 쓴맛을 볼지라도 그건 어쩌면 청춘의 ‘찐 스토리’이자 오직 청춘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