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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철 May 27. 2022

취업은 ‘100미터 달리기’가 아닌 ‘마라톤’

취업의 근본력-16

 취업준비를 한다면서도 가고 싶은 곳, 하고 싶은 일이 딱히 없다는 청춘들이 의외로 많다. 입사하고 싶은 기업(직무)을 물어보면 똑 부러지게 대답하지 못한다. 입사를 희망하는 기업과 직무가 있어도 자신의 선택에 확신이 없다.

 이유를 물으면 십중팔구는 대충 얼버무리거나 말끝을 흐리면서 고개를 끄덕일만한 속 시원한 대답은 내놓지 못한다. 한마디로 확고한 ‘취업목표’가 없다.



 이렇게 뚜렷한 목표가 없는 취업준비생들을 보고 있으면 떠올리게 되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  


 공사장에서 일하는 세 사람이 있었다. 모두 벽돌을 쌓고 있었지만 표정은 제 각각이었다. 한 명은 잔뜩 찌푸린 채로, 또 다른 한 명은 무덤덤하게, 마지막 한 명은 더없이 밝은 표정이었다. 지나가던 한 나그네가 이들에게 말을 걸어왔다.

 “지금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찌푸린 표정의 첫 번째 사람이 나그네를 힐끗 쳐다보고는 퉁명스럽게 쏘아붙였다. “보면 모릅니까. 벽돌을 쌓고 있잖아요”  이어 무덤덤한 표정으로 일하던 두 번째 사람은 “(가족을 위해) 돈을 벌고 있다”라고 짤막하게 답했다.

 두  사람의 시큰둥한 대답에 무안해진 나그네가 눈길을 돌려 콧노래를 부르며 신나게 벽돌을 쌓고 있는 마지막 사람에게 물었다. “일이 무척 힘들어 보이는 데 표정은 왜 그리 밝은가요?” 그러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세상에서 가장 멋진 성당을 짓고 있는데 어떻게 즐겁게 일하지 않겠습니까?”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의 목적과 가치를 분명히 알아야 성공한다는 메시지를 함축하고 있는 이야기다.

 똑같이 벽돌 쌓기를 하고 있지만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세 사람의 대답에는 분명 큰 차이가 있다. 지금 하는 일은 같을지라도 세 사람이 만드는 결과는 전혀 같지 않을 테다. 아마 시간이 지날수록 그 차이는 눈덩이처럼 커질 것이다.


  분명한 취업 목표 없이 “하나만 걸려라”식으로 묻지마 지원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그저 취업이 하고 싶을 뿐이다.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취업이 아니라 오직 취업을 위한 삶을 살아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믿지 못할 사람은 무엇을 향해 걸어가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사람, 가고 있으면서도 어디로 가는지 자신조차 모르는 사람이다.

 만약 취업이라는 길을 걷다가 방황하는 사람이라면 왜 취업을 하려고 하는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고민해보자. 본질적인 이유를 찾아보자. 바로 거기에 답이 있을 테다.  


 흔히 ‘취업경쟁’이라는 말을 쓰곤 하지만 취업의 궁극적인 목적은 다른 사람과의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만족하는 삶,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다.

  직장(생활)은 그 자체가 절대 목적이 아니다. 사람은 직장이라는 수단을 통해 행복을 추구한다. 결국 취업을 위한 삶이 아니라 삶을 위한 취업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머나먼 미래가 아니라 당장 눈앞의 취업을 위해서도 분명한 취업목표가 있어야 한다. 이솝우화에서 가장 유명한 이야기,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에서 결국 거북이가 이긴 이유는 무엇일까?

 느림보의 대명사 거북이는 어떻게 그 빠른 토끼를 따라잡고 대역전극을 만들었을까? 누구나 알고 있듯 한참을 앞서간 토끼가 거북이를 깔보고 그만 낮잠에 빠졌던 탓일까?



 승부를 가른 진짜 이유는 ‘목표의 차이’였다. 정확히 표현하면 목표를 향한 절실함의 차이였다. 그래서 보는 것이 달랐다.

 이기기 위해 달린 토끼는 상대인 거북이만 바라보았지만 거북이는 오로지 목표를 보고 묵묵히 걸음을 옮겼다. 그랬기에 토끼는 방심했지만 절실한 목표를 가진 거북이는 경주를 포기하지 않고 결국 완주에 성공했다.


 취업이라는 치열한 경주에 나선 취업준비생들도 분명한 목표가 필요하다. 먼저 자신을 돌아보고 적성과 희망에 맞추어 취업목표를 세우자. 목표 직무와 목표 기업, 최소한 취업을 희망하는 업종은 정해야 한다. 그리고  그 목표를 꼭 붙들고 필요한 것들을 레고 블록을 쌓듯 차근차근 준비하는 것이다.   

 그래야 선택과 집중을 통해 지원한 기업과 직무에 꼭 맞는 ‘적합한 인재’ ‘준비된 인재’로 다른 지원자들과의 확실한 차별화가 가능해진다. 이런 준비들은 단기간의 노력이나 속성 취업컨설팅을 통해 가능할 수 없다.


 취업은 마음만 먹으면 한달음에 달려갈 수 있는 길이 아니다. 달리기에 비유해서 표현하면 취업은 100미터 달리기가 아니라 42.195km를 달려야 하는 마라톤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100미터를 달리듯 42.195km를 전력 질주하기란 불가능하다. 마라톤에서 처음부터 치고 나가는 사람들은 둘 중 하나다. 끝까지 1등을 지키거나 오버 페이스 탓에 완주를 포기한다. 대부분은 무리해서 달리다 얼마 못 가 쓰러지기 일쑤다.



 완주를 목표로 하는 마라톤 선수의 주법(走法)은 당연히 100m 스프린터와는 차이가 나야 한다. 중간에 주저앉지 않고 계속 나아가려면 긴 호흡으로 달려야 한다는 뜻이다.

 취업도 결코 한순간에 모든 것이 결정지어지는 단거리 달리기가 아니다. 단기간에 반짝 준비해서 될 일이 아니라 마라톤처럼 오랜 시간을 갖고 꾸준히 준비할수록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 순식간에 끝내려는 조급함에서 벗어나 긴 호흡으로 접근해야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한 취업포탈이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취업준비 현황’을 조사한 결과 1~2학년 때부터 취업준비를 시작한 경우는 30% 남짓에 불과했다.

  그러나 졸업이 임박해서야 부랴부랴 취업준비를 시작하면 시간에 쫓기게 된다. 무엇하나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고 우왕좌왕 허둥대다 시간만 흘려버린다. 어떤 일이든 너무 빠르게 진행되다 보면 준비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


 일전에 동료직원들과 함께 일손이 부족한 농가를 돕는 자원봉사를 다녀왔다. 그런데 한 어르신께서 들려주신 “농사는 때를 잘 맞추어야 한다”는 말씀이 퍽 가슴에 와닿았다.

 예컨대, 풀들이 막 돋아나기 시작할 때를 잘 맞춰서 김매기를 하면 일이 훨씬 수월하다. 호미로 득득 긁어주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잠시 한눈팔다 때를 놓치기라도 하면 깊이 박힌 뿌리까지 뽑느라 고생이 이만 저만 아니다. 문제는 힘은 더 들지만 농사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농사만 그런 것이 아닐 테다. 세상만사에는 다 때가 있는 법이다. 그때를 놓치지 않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준비’다.

“모든 일에는 ‘물때’라는 게 있고, 그 물때는 한번 상실되면 많은 경우 두 번 다시 찾아오지 않는다”-하루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이 난다. 뿌린 대로 거두는 법이다. 현재의 모습을 보면 그가 과거에 무엇을 심었는지 알 수 있다. 또 지금 하는 행동을 보면 그가 미래에 어떤 결실을 거둘지도 가늠할 수 있다. 삶은 어제의 선택이 오늘의 나를 만드는 것이다.  


  오늘의 나는 어제까지의 내가 만든 존재이고, 현재는 과거의 내가 지금의 나에게 건넨 선물이다. 결국 미래는 어느 누구도 아닌 현재의 나에게 달려 있다.

 미래를 위해 오늘 땀을 흘리는 사람이 결실의 풍요로움으로 삶을 채워 넣는다. 지금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청춘들 앞에 멋진 미래가 펼쳐질 수 있다.


 취업에서도 ‘될놈될’(될 놈은 된다의 줄임말로 성공할 사람은 악재 속에서도 어떻게든 성공하게 된다는 의미)은 변함없는 진리다. “나는 잘될 수 있다” “결국 나는 될 것이다”라는 믿음을 가지고 묵묵히 최선을 다한다면 언젠가 반드시 기회는 오기 마련이다. 아니 기회는 반드시 온다.

 그리고 성공을 이룬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가장 큰 차이는 언제든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붙잡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달려 있다.   

“오늘은 다가올 날들의 오직 하루다. 다가올 날들에 무슨 일이 벌어지느냐는 오늘 여러분이 무엇을 하는가에 달려있다”-헤밍웨이


 문제는 기회는 왔는지조차도 모르게 순식간에 지나가 버린다는 거다. 그리스에는 ‘기회의 신’, 카이로스 동상이 있다. 그런데 생김새가 아주 독특하다.

 빨리 사라지기 위해 발에는 날개를 달고 누구든 쉽게 붙잡을 수 있도록 앞머리는 숱이 많다. 하지만 뒷머리는 대머리다. 지나간 뒤에는 붙잡을 수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기회는 붙잡을 수 있을 때 꼭 잡아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언젠가 반드시 찾아올 기회를 확실히 잡아채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바로 ‘준비’다. 기회는 준비된 사람에게만 오기 때문이다. 설령 기회가 찾아오더라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눈치채지 못한다.

 다가올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기회를 기다려야 한다는 소리다. 취업의 꿈도 절실함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철저한 준비를 한 사람만이 취업이라는 꿈을 이룰 수 있다.  

“준비에 실패하는 것은 실패를 준비하는 것이다”-벤자민 프랭클린


 취업은 대학교 입학과 더불어 입사지원 때까지 단계별로 실행계획(Action Plan)을 세워서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 오늘 걷지 않으면 내일은 반드시 뛰어야 하는 것이 취업이라는 여정이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가 그렇게 울었듯이 대학교 입학과 더불어 취업이라는 목표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야 한다. 그래야 가을날 국화꽃이 활짝 피듯 우리도 취업이라는 꽃을 피워낼 수 있다.  


 예컨대, 대학생활 중 비교적 여유가 있는 시기인 1~2학년 떼는 방학기간을 집중적으로 활용하여 컴퓨터 활용능력 국가기술자격증이나 토익 스피킹 자격증 등의 어학 자격증을 미리 취득해 놓으면 훗날 본격적인 취업준비 과정에서 큰 도움이 된다. 요즘 기업이나 직무를 가리지 않고 취업을 위한 필수 항목 또는 기본 스펙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취업을 위해 이 시기에 가장 공을 들여야 할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직무탐색’이다. 나의 적성과 강점을 돌아보고, 향후 발전 가능성 등 다양한 직무(업종)에 대한 정보를 알아보는 것이다.

  대외활동과 공모전 참가, 아르바이트 등 가능한 한 많은 직무를 직간접적으로 체험해보면서 직무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그 과정에서 내게 맞는 직무, 내가 진정 하고 싶은 직무를 찾아내야 한다.



 그러려면 일단 부딪쳐야 한다. 내가 어떤 일을 좋아하는지, 그 일을 잘하는지는 직접 해보지 않고서는 결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상상만으로는 절대 ‘그 일’을 찾을 수 없다. 끈덕지게 찾다 보면 언젠가 ‘바로 이거다!’ 하는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직무 탐색은 취업을 희망하는 ‘관심 직무(업종)’을 정하는, 즉 ‘취업목표’를 세우기 위해서다. 실제 취업까지는 시간적 여유가 많은 시기인만큼 ‘직장’보다는 ‘직업’을 기준으로 폭넓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진로를 고민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예컨대, 대기업·공기업·금융회사 등과 같이 큰 틀에서 취업목표를 정해놓으면 선택과 집중을 통해 보다 효과적인 취업준비가 가능해진다.



 목표가 중요한 이유는 취업준비에서 앞으로 나아갈 길을 비춰주는 ‘등대’와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등산을 할 때 정상까지 오르는 코스를 정하는 일을 ‘루트 파인딩(Route Finding)’이라 한다.

 마찬가지로 취업목표에서부터 거꾸로 내려오다 보면 지금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손에 잡힌다.



 취업목표라는 산의 정상으로 가는 데 필요한 단기적인 목표를 정하고 가장 필요한 것부터 하나하나 차근차근 준비해나가는 것이다. 목표가 분명한 사람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안다. 입사를 목표로 하는 업종이 어디인가에 따라 당연히 준비도 달라져야 한다.

 예컨대, 대기업을 목표로 정했다면 삼성 GSAT·현대 HMAT·SK의 SKCT 등 기업별로 인·적성검사가 차별화되어 있다. 또 공기업은 저마다 다양한 과목의 필기전형(전공시험 또는 논술시험 등)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따로 준비해야만 한다.


 자격증도 그렇다. 업종에 따라 지원하기 위해서는 특정 자격증이 꼭 필요하거나 가산점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일부 은행들은 AFPK 자격증을 보유한 지원자는 서류전형에서 우대한다.

  또 기업의 회계직무에 지원하는 경우 전산세무회계·재경관리사 자격증이 필수인 경우도 있다. 더욱이 자격증은 해당 업종(직무)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열정을 보여 주는 척도로 받아들여지기에 면접에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자격증들은 마음먹는다고 뚝딱 취득할 수 없다. 취득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만 한다는 얘기다. 그래서 지원할 업종이나 직무를 미리 정해서 필요로 하는 자격증을 차근차근 준비해야만 한다.

 이렇게 취업목표를 확고히 정하면 그에 따라 요구되는 역량·자격요건 등을 파악해서 필요한 준비들을 언제·어떻게 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다.


 목표는 불확실해서 두려운 미래를 예측 가능하게 붙잡아 주는 역할을 한다. 또 목표는 뚜렷할수록 한걸음 한걸음 삶을 이끌어가고 인생의 길을 만들어 낸다.

 진로 선택에 앞서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라도 꼼꼼하게 기업·직무분석을 해야 하는 이유다. 그래야 취업을 위해 투자한 시간과 노력이 아깝지 않을 나와 궁합이 맞는 기업과 직무를 찾아낼 수 있다. 그리고 그 선택이 취업의 궁극적인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대학 졸업 전 취업목표 세우면 소득도 올라간다

 대학을 졸업하기 전에 취업목표를 세운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졸업 후 소득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8월 3일 한국 고용정보원이 발표한 <대학 졸업자의 취업목표 설정과 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대졸 직장인(졸업 후 1년 반 경과시점)을 기준으로 대학 졸업 전에 취업목표를 설정한 경우 월평균 근로소득이 216만 원으로 미설정자 207만 원 보다 소득이 높았다.

 단순하게 목표 설정만 한 것이 아니라 취업목표를 달성하기까지 한 경우에는 월평균 근로소득이 234만 원으로 목표 미설정자의 207만 원에 비해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체 대졸자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47.7%만이 대학 졸업 전에 취업목표를 설정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취업목표의 설정 시기는 노동시장 진입을 앞둔 고학년의 비율이 높았다.

 이에 대해 장재호 한국 고용정보원 고용통계조사팀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대졸자들은 대학 재학 중 어학이나 사교육, 훈련, 자격 등을 위한 취업준비에는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는데 반해 그 전 단계에서의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 과정과 미래 목표를 설정하고 진로를 계획하는 등에는 다소 등한시한다라고 설명했다. 출처: 아시아경제 2019.8.3.


 취업목표를 정했다면 다음은 구체적인 실행계획(Action Plan)을 짜야한다. 어떤 일이든 성공을 위해서는 목표만으로는 부족하다. 맨 처음 목표를 세울 때 목표는 그저 희망사항을 늘어놓은 ‘바람(Wishes)’에 불과하다.

 그러나 바람을 성취하기 위해 구체적인 ‘계획(Plans)’을 세우면 희망 섞인 바람은 금세 ‘목표(Goals)’로 바뀌게 된다.

 머릿속으로만 그리는 혹은 추상적으로 존재하던 막연한 희망사항이 아니라 손에 잡히는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바람이 목표가 되기 위해서는 그것을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필수다. 하지만 희망을 싹 틔우는 데 가장 중요한 건 ‘실행’이다.

행동이 따르지 않으면 목표도 흔들린다. 계획과 실행의 힘겨루기만 계속되면 아무리 완벽한 계획도 별 소용이 없다. 행동에 옮기지 않았는데 결과를 바란다면 어불성설이다.

 머리로 생각하는 것과 몸으로 맞닥뜨리는 것은 다른 문제다. 미래는 명사가 아니라 동사에 달려 있다. 우리의 미래는 계획이 아니라 우리의 행동이 결정한다.


 “이봐! 해보기는 했어?” 지금은 고인이 된 현대그룹의 창업주 정주영 회장이 자신의 계획에 “안 된다”는 대답이 돌아오면, 입버릇처럼 직원들에게 들려준 말이다.

 그는 세계 최대의 조선소 건립, 자동차 생산 등 당시로서는 허무맹랑한 상상으로 치부될 수밖에 없었던 계획들을 “이봐! 해보기는 했어?”한마디와 함께 실천에 옮겨서 결국 성공했다.

 이처럼 성공하는 사람들은 “계획을 달성하기 위한 꾸준한 실천력”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인생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일이란 본래 계획대로 되지 않는 법이다. 아무리 완벽하게 계획을 세워도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가 나타나게 마련이다.

 지나친 완벽주의는 늑장을 부른다. 완벽한 계획을 짜기 위해 차일피일 미루기보다는 완벽하지 않더라도 일단 행동에 옮기고 계획이 제대로 실행되고 있는지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보완해 나가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다.

진실한 마음으로 무엇을 계획하고 그 일을 실행에 옮기는 것이 가장 즐거운 생활이다. 당신은 오늘의 계획을 가져야 하고 또 내일의 설계를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성실한 마음으로 계획을 실행에 옮겨야 한다”-스탕달 


 결국 취업을 위해서는 목표를 확실하게 정한 다음 이에 따른 계획과 실행, 점검 과정을 계속적으로 거쳐야 한다.

 그래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는 가급적 1학년 때부터 꾸준히 써보기를 추천한다.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기업 홍보대사, 서포터스 등에 지원하면 자연스레 이력서나 자기소개서와 첫 만남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


 그런데 만남이 일회성이 아니라 계속되어야 한다. 세계적인 경영컨설턴트인 톰 피터스(Tom Peters)가 언젠가 우리나라에 와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만약 당신의 이력서가 작년과 하나도 달라진 게 없다면 당신은 이미 실패한 사람이다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꾸준히 쓰다 보면 자연스레 취업계획의 실행 정도를 점검해서 모자란 부분을 진단하고 보완할 수 있다. 계획은 행동을 낳기 때문이다.

“강력한 이유는 강력한 행동을 낳는다”- 셰익스피어


 해가 갈수록, 학년이 올라갈수록 취업목표와 체계적으로 연계된 활동들과 그에 따른 구체적인 결과물이 담긴 매력적인 이력서와 자기소개서가 될 것이다. 또 매 순간 “내가 지금 하려는 일(경험)이 훗날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에 소개할 만큼 의미(가치)가 있을까?”를 생각하고, “그렇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고민하게 된다.

 그리고 이런 깊은 고민들이 나를 한 단계 더 성장시키고 튼실한 취업 준비로 이끌어준다. 이처럼 미리 써 보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에는 바람직한 모습으로 나를 성장시키는 ‘감춰진 효능’이 있다.


 3학년 이후에는 취업목표를 토대로 취업을 위한 본격적인 역량개발에 돌입하는 단계다. 우선 관심 업종에 속한 기업들 중에서 입사하고 싶은 곳을 몇 개로 압축해보자. 그 기업들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기업문화나 지원하고 싶은 직무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자격요건 등을 파악해서 필요한 준비들을 차근차근 밟아나가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인턴·아르바이트 등 깊이 있는 현장 경험을 통해 자신이 희망하는 직무를 직접 검증해보고, 희망 직무와 관련한 교육 이수 및 자격증 취득 등을 통해 직무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예컨대, 통신회사 영업직에 도전할 생각이라면 여름방학 기간을 활용하여 취업을 희망하는 통신회사 대리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해보는 것이다.

 통신회사 영업이 어떻게 이뤄지는 지를 현장에서 직접 체험해보면 희망하는 회사와 직무에 대한 사전검증은 물론 취업준비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통신회사 영업의 현실, 경쟁회사 영업방식과의 차이점 등 경험으로 체득한 생생한 정보들을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 마음껏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4학년은 취업을 완성하는 시기다. 그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경험 리스트>를 체계적으로 정리한다. 채용시즌이 시작되면 지원하고자 하는 기업별·직무별로 <경험 리스트>를 작성하고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준비해서 본격적으로 취업에 도전한다.

 특히 지원에 앞서 기업별·직무별로 SWOT 분석을 해보고 자신의 강점은 어떻게 강조하거나 극대화시키고 약점은 보완할 것인지를 준비해야 한다.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명확히 알고 있을수록 그만큼 성공취업의 가능성은 커진다.



 성급한 토끼가 아니라 진득한 거북이가 경주에서 이기듯 자신만의 속도로 쉬지 않고 내딛는 발걸음이 결국 우리 삶을 이끌어 간다. 어떤 요령도 비법도 통하지 않으니 한 눈 팔지 말고 앞만 보면서 그저 열심히 나아갈 수밖에.

 그렇게 한걸음 한걸음 뚜벅뚜벅 목표지점을 향해 발길을 옮기다 보면 어느새 취업이라는 산의 정상에 도착해 있다. 남보다 더 절실한 사람, 그래서 준비가 더 철저한 사람이 결국 취업이라는 결실을 거둔다. 또한 취업 이후에도 행복한 직장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


 이것이 바로 필자가 권하고 싶은 가장 바람직한 성공취업의 과정이다. 기업은 ‘우수한 인재’가 아니라 우리회사와 채용 직무에 ‘적합한 인재’(Right People)를 뽑는다.

 그러니 벼락치기하듯 지원해서, 무조건 스펙 쌓기에만 매달린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다. 지원할 기업과 직무를 미리 정해서 그에 맞추어 필요한 지식과 경험을 쌓는 등 계획적이고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속도와 방향, 인생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다. 하지만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답은 방향이다.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살아보니 이 문장은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삶의 한 여정인 취업도 속도가 아니라 방향과 목표를 잘 잡는 게 중요하다.



 특히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수시 채용 트렌드가 요구하는 ‘적합한 인재’라는 관점에서 보면 취업목표 설정은 빠를수록 좋다.

 그래야 지원하는 기업과 직무에 적합한 인재로 자신을 어필하고 채용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목표 기업(직무)을 일찍 정하면 그만큼 오랜 시간을 두고 차분히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취업목표에 맞추어서 희망하는 기업과 직무에서 요구하는 교육과 자격증이 무엇이고,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에 대한 계획을 세울 수 있다. 그에 필요한 교육과정을 수강하거나 관련된 경험을 쌓으면 된다.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NCS통합포털사이트(http://www.ncs.go.kr)의 ‘직무능력 진단’ 코너에서는 지원하려고 하는 직무에 대한 자신의 직무역량을 진단해주고 부족한 역량은 무엇인지, 어떤 교육을 받아야 할지까지 알려준다.


 취업목표라는 거울에 자신을 비춰보고, 이를 토대로 구체적인 취업전략을 세울 수 있다는 얘기다. 한마디로 어떤 곳에서 어떤 일을 할지 미리 정해놓으면 선택과 집중을 통한 효과적인 취업준비가 가능해진다.

 치열한 취업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분명한 목표를 정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한다. “한 우물을 파라”는 말처럼 성공하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법이다. 기업이 어렵다면 최소한 ‘업종’까지는 정하도록 하자.



 예컨대, 취업목표로 은행원·증권맨·보험맨까지는 결정하지 못하더라도 ‘금융인’ 정도로는 윤곽을 잡아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업종을 불문하고 눈에 띄는 채용 공고마다 일단 지원서를 넣고 보는 ‘묻지마 지원’으로 인해 아까운 시간과 노력을 허비하는 안타까운 상황을 예방할 수 있다.

“당신에게 전략이 없다면, 당신은 누군가의 전략의 일부가 될 수 있다- 엘빈 토플러


 사람들은 흔히 삶을 여행에 비유한다. 사실은 우리의 삶 자체가 기나긴 여행이다. 당일치기 여행을 가더라도 우리는 미리 목적지를 정하고, 일정을 짜고, 예산을 세우는 등 철저한 준비를 한다.

 하물며 ‘취업’이라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여정을 아무런 준비 없이 출발한다면 말이 되겠는가?


 누구나 학창 시절 시험을 코앞에 두고 벼락치기 공부를 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마음만 급하지 성적을 올리기란 쉽지 않다.



 앞으로 삶의 방향을 좌우하는 취업은 더더욱 벼락치기로 될 일이 아니다. 벼락치기로 성공취업을 바란다면 ‘우물에서 숭늉 찾는 격’이다.

  급하게 먹는 밥은 체한다. 취업은 ‘빨리빨리’가 아니라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 그래서 취업은 단거리 달리기가 아닌 마라톤이다.

“오늘 나무 그늘에서 쉴 수 있는 이유는 예전에 나무를 심었기 때문이다”-워런 버핏


  혹시 “너무 늦지 않았나!” “남들보다 많이 뒤처지지 않았을까”라는 걱정의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오는가? 금쪽같이 아껴 쓰지 않은 지나온 날들을 뼈저리게 후회하는가?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는 가수 전인권 씨가 부른 <걱정 말아요 그대> 노랫말이다. 필자는 언제 들어도 마음이 따뜻해지고 위안받는 느낌이 든다. 지금 보면 우리가 했던 선택들이 틀렸다고 생각할  있지만 그때는 분명 최선이었을 테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의미가 있는 거니까. 시간은 그냥 흘러가지 않는다. 흘러간 시간만큼 채워주는 무언가가 반드시 있다.


 지금은 무용하게만 느껴지지만 그 무용함도 언젠가 유용한 때가 온다. 지나온 점들이 어떤 미래로 이어질지는 우리 자신도 모른다. 그러니 지나간 날들을 후회하며 자책하기보다는 그동안  살아왔다고 스스로를 토닥여주자. 과거는 ‘훌훌털어버리고 다시금 마음을 다잡으면 된다.

 어차피 인생에는 '무르기'가 없다. 잘살았든 못살았든 삶은 한 번 가면 돌아오지 못하는 편도(片道) 여행이다. 이미 지나온 시간은 자책하고 후회해봐야 아무 소용없다. 어차피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시간의 물줄기는 절대 되돌리지 못하니까.


 중요한 것은 ‘지금’ 시작하는 실천이다. 언제 시작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시작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처럼 어떤 일이든 시작은 빠를수록 좋다.

 비록 지금의 내가 틀리고 실패하더라도 미래의 내가 어떻게든 수습해서 앞으로 나아가는데 필요한 시간을 더 많이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부디 취업이 아니라 채용’, ‘우수한 인재가 아니라 적합한 인재라는 관점의 전환이 그 새로운 시작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

“나무를 심기에 가장 좋은 때는 20년 전이었다. 그다음으로 좋은 때는 바로 지금이다” - 아프리카 속담



  시행착오야 말로 젊음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기회가 아닐까. 시간은 돌아오지 않는다. 그래서 오늘은 내가 가장 젊은 날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앞으로의 인생에서 가장 젊은 오늘 당장 시작하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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