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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철 May 24. 2022

취업!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취업의 근본력-15

  앞에서 성공취업의 비결을 ‘지피지기(知彼知己)’라고 했다. 취업에서 지피(知彼)는 무엇인가? 지원하는 기업과 직무를 정확하게 아는 것이다. 그렇다면 취업에 있어 지기(知己)란 무엇인가? 자신에 대해 잘 이해하는 것이다. 나의 적성과 재능, 나만의 차별화된 역량과 강점을 명확하게 파악하는 일이다.

 또 내가 어떤 일을 할 때 행복하고, 진정 해보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철저히 알아내는 것이다. 그래야 자신의 적성과 가치관에 맞고 강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일자리를 찾을 수 있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가능성도 커진다.


 거듭 말하지만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코 진로 설계 혹은 취업 목표 수립을 위한 자기 탐구다. ‘자기 탐구’는 말 그대로 나 자신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다.



 문제는 나를 안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에 대해 객관적이기 어렵다. 아무리 객관적인 입장이 되려 해도 사람은 결국 자신의 관점에서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장단점은 훤히 꿰뚫어 보면서도 정작 자신은 잘 모르기 일쑤다. 아니 대부분 "세상에 자신만큼 나를 잘 아는 사람은 없다"는 착각에 빠져 산다.


 그러나 우리가 ‘나’라고 알고 있는 존재가 사실은 진정한 ‘나’가 아닌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사람들은 의외로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하는지, 진정으로 원하고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잘 모른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고지지난(故知之難), 부재견인(不在見人), 재자견(在自見)”, 아는 것이 어렵다고 하는 것은 타인(他人)을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自身)을 보는 데 있다- <한비자>



 하지만 취업이라는 마케팅에 성공하려면 다른 무엇보다 판매의 대상인 ‘나’라는 상품을 객관적으로 직시해야 한다. 바꿔 말하면 나라는 상품을 사줄 고객인 기업의 관점에서 나를 바라보라는 것이다.


 기업에게 신입사원 채용은 소비자가 시장에 쏟아지는 무수한 상품들 가운데 하나를 고르는 일과 비슷하다. 취업시장에 나온 수많은 지원자들 중에 누구를 뽑을지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취업준비생 입장에서는 엇비슷한 스펙과 역량을 가진 다른 지원자들이라는 ‘유사상품’과의 경쟁을 이겨내야 한다는 소리다. 취업에 성공하려면, 무수한 상품 중에서 하필 ‘나’라는 상품을 선택하게 만들려면 당연히 내가 아니라 나를 뽑아줄 기업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



  세상 모든 마케팅의 출발점은 '고객의 관점'이다. 취업이라는 마케팅도 마찬가지다. 취업준비생들도 내가 아니라 고객인 기업의 입장에서 ‘나’라는 상품을 구입하는 이유 또는 구입을 거절하는 이유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라는 뜻이다.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데 유용한 툴(Tool)이 기업들이 마케팅 전략을 짤 때 활용하는 ‘SWOT(강점·약점·기회·위기) 분석’이다.

  SWOT 분석은 본래 기업의 환경 분석을 통해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기법이다. 기업이 직면한 내외부 환경을 강점(Strength)과 약점(Weakness), 기회(Opportunity)와 위협(Threats) 요인으로 구분해서 파악한다.



 SWOT 분석은 나라는 상품을 세일즈 하는 취업이라는 마케팅에서도 아주 유용한 툴(Tool)이다. 취업시장에서 수많은 경쟁상품과 비교할 때 나라는 상품의 강점은 무엇인지(Strength), 약점은 무엇인지(Weakness), 또 기회(요인)는 무엇인지(Opportunity), 위기는 무엇인지(Threats) 등 스스로를 객관화시켜 정리해보는 것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 내가 아니라 나라는 상품을 구매해 줄 고객인 기업의 관점에서 채용시장에 있는 다른 경쟁 상대(취업준비생)에 비춰봐서 나는 어떤 점에서 경쟁우위가 있고, 또 어떤 점이 부족해 보일지에 대해 자문자답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이렇게 내가 아닌 고객인 기업의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나를 돌아보면 취업시장에서 나라는 상품은 어떤 가치와 장점이 있는지,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어떻게 보완할지 방법을 찾고 노력하게 된다.

 또 그런 과정을 통해 성장하고 취업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자기 성찰은 '나’라는 상품의 가치를 높이는 출발점이기도 하다.


 요즘 대부분의 기업들은 ‘360도 평가’를 한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 상사는 물론이고 동료·부하직원, 때로는 고객까지 평가자로 참여시킨다.

 여기에 스스로가 자신의 역량이나 성과를 평가하는 자기 평가(결과)까지 더해서 한 사람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이렇게 다양한 관계를 맺은 사람들이 다각도로 바라봐야 한 사람에 대한 입체적이고 심층적인 파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면평가(多面評價)’라고도 불린다. 다면평가가 취업준비생들에게 주는 시사점은 무얼까? 기업이 ‘360도 평가’를 통해 직원을 파악하는 것처럼 여러분도 관계를 맺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시선을 빌어 다각도로 자신을 분석하라는 얘기다. 자기를 탐구할 때도 ‘내가 아는 나’와 ‘남이 아는 나’를 아울러야 내가 진짜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나의 진면목을 오롯이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대한 탐구에만 그쳐서는 안 된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알아야 한다. 그래야 객관적인 시각에서 ‘나’를 오롯이 파악할 수 있다. 그래서 가족이나 친구 등 나를 잘 알만한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심리학에는 ‘요하리의 창’이라는 이론이 있다. ‘요하리의 창’(Johari’s Window)은 한 사람의 자아가 자신과 타인에게 노출되는 정도에 따라 한자의 밭전(田) 자처럼 4가지 창으로 구분한다.


 나도 알고 다른 사람들도 아는 ‘열린 자아’, 남들은 알고 있으나 정작 나는 모르는 ‘눈먼 자아’, 나는 알고 있지만 남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숨겨진 자아’, 누구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자아’가 그것이다.



 특히 자기 탐구를 위해 우리가 요하리의 창에서 주목해야 할 영역은 위의 두 가지 창, 즉 다른 사람들이 알고 있는 나의 모습이다. 그중에서도‘보이지 않는 窓’, 즉 나만 빼고 다른 사람들은 다 아는 ‘눈먼 자아’가 중요하다.


 나를 아는 사람들은 잘 알고 있는데 정작 나는 모르는 나의 모습이다. ‘보이지 않는 窓’이 중요한 이유는 자기 자신조차 모르는 재능을 남이 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나보다는 다른 사람들이 객관적인 입장에서 훨씬 나를 냉철하게 평가하고 나의 강점과 약점에 대해서도 정확히 알 수 있다.


 나는 모르지만 다른 사람들은 알고 있는 나의 모습, 그것이 바로 당신의 ‘진면목’ 일 수도 있다. 그래서 때로는 나에 대한 타인의 스쳐가는 말 한마디가 깊은 울림과 벼락같은 깨달음을 주고 삶의 방향을 결정짓게 만들기도 한다.

 지금은 ‘국민 배우’‘국민 아버지’로 불리는 탤런트 최불암 씨에게도 여러분 같은 청춘시절에는 힘겨운 순간이 있었다.


 그는 청년시절 주연을 맡았던 연극 <햄릿>이 비평가들로부터 혹평이 쏟아지자 도망치듯 군대에 갔다.  이제 배우의 꿈은 물 건너간듯했다.

 그때 불현듯 연출을 꿈꾸던 자신을 연기자의 길로 이끌었던 대학 졸업작품 공연 때 선배가 들려준 칭찬을 떠올렸다. “불암아! 노역(老役)은 너 따라올 배우 없다”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야말로 행동의 방아쇠를 당기는 말이 됐다. 선배의 말에 다시 힘을 얻은 그는 서른 살이 채 되기 전부터 노역 전문 배우로 나섰고 결국 자타가 인정하는 노인연기의 대가가 됐다. 무심코 던진 선배의 말 한마디 덕분에 자신도 몰랐던 나를 알아차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삶의 의미는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는 것이고, 삶의 목적은 그 재능으로 누군가의 삶이 더 나아지게 돕는 것이다”-파블로 피카소


 이렇게 인생에는 스스로 생각할 때는 알 수 없는 나의 모습을 타인의 눈을 통해 보면 정확히 알게 되는 순간이 있다.

 역설적으로 스스로도 몰랐던 ‘나’를 꿰뚫어 보고 다른 사람이 가르쳐주는 것이다. 자신도 미처 알지 못했던 나의 잠재력과 내면의 숨은 욕구까지 일깨워서 나를 놀라게 한다.



 그런 점에서 특히 가족은 나에 대한 탐구에서 가장 훌륭한 관찰자이자 조언자가 될 수 있다. 가족은 세상 누구보다 더 나의 내면을 잘 파악하고 있다.

 나는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를 속속들이 알고 있다. 그래서 진로를 정할 때 그 어떤 누구보다 가족에게서 받는 조언은 큰 도움이 된다.


 게다가 세상에 가족만큼 힘을 주는 존재는 없다. 그래서 가족의 응원은 아주 힘이 세다. 가고자 하는 길을 갈 때 가족이 보내주는 지지는 크나큰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어 준다.

 객관적인 자기 탐구를 위해서는 가족을 비롯해 나를 잘 아는 주변 사람들의 의견을 폭넓게 들어봐야 한다. 그래야 내가 생각하는 나뿐만 아니라 남들이 바라보는 나까지로 관점을 넓혀서 ‘나’를 다각도에서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다시 말하지만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코 ‘나’를 알기 위한 자기 성찰이다. ‘자기 성찰’은 그동안 한 번도 해보지 못한 ‘나에게로의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수많은 여행을 한다. 에세이 <여행의 이유>에서 김영하 작가는 ‘일상의 부재다”라고 여행을 정의 내린다. 누구나 한 번쯤은 모든 걸 훌훌 털어내고 바쁜 일상에서 탈출해서 여행을 떠나는 일탈을 꿈꿔본 적이 있지 않을까?


 익숙한 일상에서 벗어나는 여행은 상상만으로도 설레는 일이다. 우리가 그토록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는 ‘낯선 경험’이다. ‘일상의 부재’라는 표현처럼 여행은 틀에 박힌 삶의 테두리를 뛰어넘는 경험이다.

 여행에는 언제나 낯선 마주침이 존재한다. 우리가 여행을 추억할 때 떠오르는 모든 장면엔 일상과는 다른 새로운 장소와 사람들이 등장한다.

 정신없이 흘러가던 일상에 잠시 쉼표를 찍고 한 번도 경험해 보지 않은 낯설고 생경한 장소와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서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히고 나를 성장시킬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바로 여행이다. 여행이 가져다주는 그 낯섦과 새로움이 우리를 달뜨게 만든다.  

“인간은 두 번 태어난다. 한 번은 어머니의 자궁에서, 또 한 번은 여행길 위에서. 이제껏 한 번도 여행을 떠나지 않았다면, 또 한 번의 탄생이 남아 있는 셈이다- 피비안 직스투스 쾨르너 著, <저니맨> 中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일상에서는 누릴 수 없는 여행의 가장 큰 미덕은 오롯이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내어준다는 것이다. 모든 여행에는 ‘목적지’가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여행은 단연코 자기 자신을 향해 떠나는 여행이다. 사실 모든 여행의 궁극적인 목적지는 ‘자신’이다. 여행의 진정한 참맛은 낯설고 생경한 곳에서 또 다른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니까. 누구나 때로 나를 알기 위해 혹은 되돌아보기 위해 길을 나선다.



 우리는 여행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여행길에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조금씩 깨달아가고, 삶에서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다.

 그래서 여행은 쉼표이자 느낌표다! 특히 여행의 끝에서 “나는 어떤 사람인가?””나에게 일이란 무엇인가?”“직장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내 마음 깊은 곳의 나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꼭 찾아내길 바란다.


 자기소개서나 면접에 등장하는 단골 질문이기 때문이다. 어떤 시험에서든 꼭 나올법한 문제만큼은 집중해서 준비하는 것이 당연지사가 아닌가?

  하지만 더 중요한 이유가 있다. 살다 보면 누구나 언젠가 한 번쯤은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나?”라는 질문 앞에 서게 된다. 인생의 의미를 스스로에게 묻게 되는 때가 반드시 찾아온다.  


회사를 알기 전에 당신을 알아라 

본인이 회사에 와서 정확히 어떤 업무를 하고 싶은지 아시나요?” ‘대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외국계 기업 1단골인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 김인경 차장은 입사 희망자들에게 ‘막연함 금물이라고 조언한다.

흠잡을  없는 성적과 사회활동 경력을 갖춘 지원자라도 “본인이 가고 싶은 방향과 회사의 비전이 맞지 않으면뽑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 차장은 “면접에 들어가서  사람이 그냥 취업난 때문에, 아니면 엠에스가 유수한 회사라 지원한 사람이 아닌지를 가장 눈여겨본다”며 대학생활 내내 객관적인 조건을 갖춰 나가기보다 자신이 나갈 방향을 찾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지적했다.신입사원 공채에서는 실무 능력이나 지식보다 지원자의 성장 가능성을 봅니다. 2달동안 인턴을 하며 항상 공부하는 자세로 선배들에게 도움을 요청한 사람을 뽑는 경우가 많습니다”-출처: 외국계 기업 인사담당자 “우린 이런 사람 뽑는다”-한겨례신문 2006.11.2



 인간은 삶이 계속되는 동안 “진정한 나는 누구일까?”를 끊임없이 고민하며 살아가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나는 누구이고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의 답을 찾는 일은 빠를수록 좋다.

 그래서 자신도 미처 알지 못했던 나를 탐구하는 여행은 비단 취업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삶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뜻깊은 여행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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