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폐 운전자

by Qunsi

퇴근길 집 앞에 버스정류장에서 내렸다.

시끄러운 경적소리가 사방팔방 울린다.

멀리서 보니 단지 입구에 어떤 차가 비상등을 켠 채

길을 막고 있다.


'아 뉴스에서만 보던 민폐운전자가 드디어 우리 동네에도 나타났구나.' 길게 늘어선 차들은 경적소리를 울려대고

어떤 분은 내려서 욕설과 함께 침을 뱉기도 한다.


나 역시 어떤 정신 나간 민폐운전자가 저렇게 길을 막고 있는 거야 하고 중얼거리며 얼굴이나 보자 하고 맨 앞 차가까이 다가갔다. 근데 차 안은 텅 비어있었고 근처 잔디밭에 어떤 여자가 넘어져있는 할머니를 부축해 일으켜 세우고 있다.

한참을 일으켜 세워 부축하면서 여자가 할머니에게 이런저런 말을 건네니 할머니가 정신을 차리고 고맙다는 말을 남기시고 가신다.

그리고 여자는 허겁지겁 차로 뛰어와 경적을 울리고 욕설을 내뱉는 사람들에게 꾸벅 인사를 하고 차를 몰고 사라졌다.







오늘은 무개념 민폐운전자를 봤다.

그것도 한 명이 아닌 나를 포함한 여러 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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