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에게 TV 연프 출연 제안이 왔을 때 체크리스트
올해 종영한 연애 프로그램에 나간 뒤로, 여러 지인이나 인친분들이 묻습니다. “연애 프로그램 방송 출연을 추천하는지요” 제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출연 자체를 후회하진 않습니다 그렇지만 주변에 나가라고 밀어붙이지도 않는 편이에요.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예상치 못한 복병 -
우리가 살아오며 남에게 피해를 주고도 기억하지 못하는 일이 있습니다 폭로의 사회가 된 현대에서 털어 먼지 하나 안 나올 위인이 몇이나 될까요? 남을 깎아내리기 바쁜 현대 사회에서 일부러 표적이 되는 것에는 큰 리스크가 따릅니다 예상치 못한 과거를 폭로당한 출연자들이 그 예이지요
2. 정말로 인연을 만날 수 있는가? -
평소 루틴으론 만나기 힘든 다양한 업계 종사자들과 대화하고 친분을 만들 수 있는 것은 확실합니다 그러나 그곳에서 인연으로 이어질 확률은 극히 드믐니다. 가장 큰 이유는 진정성 있게 나온 출연자와 그렇지 않은 출연자가 섞여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위 말하는 인플루언서 지망생, 이슈가 필요한 연예인 등은 진정성 있는 출연자들과의 만남보다는 한 번이라도 화면에 잡히길 원하다 보니, 진정성 있는 참가자들은 그 관계 맺음에서 을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설령 그들과 촬영장 안에서 짝이 되더라도 카메라가 꺼지면 다시 비즈니스 관계로 돌아갈 확률이 큽니다.
3. 방송이 끝난 뒤 얻는 부수적인 이득 -
"출연자끼리 이어지지 않더라도 방송 끝나고 인연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란 질문에 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어설프게 얼굴이 팔리면 전화번호도 몰랐던 초등학교 동창에게 연락이 오거나 협찬, 광고 등이 들어옵니다 다른 방송에 나가는 이도 생기고요 길 가다 알아보는 이가 생깁니다 팔로워도 생기고 만나보자는 이도 나옵니다 그러나 이와 비례해서 나를 이용하려고 하거나 시기 질투해서 멀어지는 사람들도 늘어납니다 내가 하는 말과 행동이 커뮤니티에 중계가 되기도 합니다.
4. 그럼에도 출연을 후회하지 않는 이유 –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경험은 큰 자산이 됩니다 인지도와 팔로워 그리고 경력이 그 사람을 나타내는 척도가 된 현대사회에서 방송 출연은 무슨 일을 하든 주목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됩니다 저는 방송 안에서 딱히 흑역사를 생성하지 않았지만 누군가는 평생 그 모습이 박제되어 인터넷에 떠돌 겁니다 저는 운좋게 악마의 편집을 피해 간 케이스지만 방송의 소재거리로 전락한 수많은 다른 출연자들 중에는 얻은 것보다 잃은 게 많은 이도 있을 겁니다.
추가로 "내 배우자가 될 사람도 언젠가 이 영상을 볼텐데" 라는 생각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딜레마로 남을 겁니다. 이미 몇몇 출연자들은 인스타를 포함해서 출연 이력을 지우고 있는데 그들 마음도 이해가 되긴 하더라고요 그렇지만 또 인연이란 가만히 있는다고 다가오지 않으니, 뭐라도 좀 변수를 창출해야 하지 않나 싶어 타인의 딱히 출연을 말리진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