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켜쥐어 닦아도 흘러내리는 밤을 올려다보며
검은 바람막이를 두르고
야밤의 환한 운동장을 걷습니다
밤에 가리어 좀처럼 막막한 별을 헤아려봅니다
작은 미래라도 움켜쥐어 닦아도
스르르 흘러내리고 마는 막막한 밤을,
뜬눈으로 쓸어봐도
흰점 몇 개 보이고 마는
그런, 갇힌 밤을 봅니다
환상으로, 상상의 풍경 너머
저물어가는 빛은 완벽한 엔딩
빛을 그렸던 길목에서
문득, 아픕니다
검은 바람막이의 옷깃을 세우고
이따금 환호하는 군중을 훑고
환한 운동장 가로질러
가로질러 하얀빛을 가로질러
바람막이에 푹 집어넣은 손만 있어
가로질러, 말도 없이
빛을 가로질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