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1/4시간을 함께
바늘 추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반복적인 움직임을 거듭한다.
좀처럼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목적 없이 지쳐가는 상태로.
아무 생각 없이 쏠리고 있음을.
퇴근하고 걸어서 집에 들어가려다 곧 집 안에서 마주할 나태한 저녁이 그려진다.
벗어나고 싶다. 아직 저버리지 않은 주황색 햇빛을 놓치고 싶지 않다.
하루의 3/4 시간 동안 멀뚱이 떠있던 해는 나에게 없는 세상이었으니,
나머지 1/4 시간 동안 조용히 저물어 가는 해와 가만히 함께 해야지.
곧장 왼쪽 길로 꺾었다. 이것은 본능이었다.
내가 사랑하는 공간을 찾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