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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NY Jun 27. 2024

사랑하는 공간을 찾아서

하루의 1/4시간을 함께

고요한 아침의 무기력을 거머쥐며 이불을 뒤집는다.

무언가 해야 할 것 같은 불안한 마음. 시달리고, 초조하고, 뒤처진 느낌.

매년 똑같은 평행선 위에 서서 변한 게 없는 오래된 마음의 관성.

막상 해야 할 일 앞에서 귀찮아지는 마음의 변덕.

바늘 추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반복적인 움직임을 거듭한다. 

좀처럼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목적 없이 지쳐가는 상태로.

아무 생각 없이 쏠리고 있음을.


퇴근하고 걸어서 집에 들어가려다 안에서 마주할 나태한 저녁이 그려진다.

벗어나고 싶다. 아직 저버리지 않은 주황색 햇빛을 놓치고 싶지 않다.

하루의 3/4 시간 동안 멀뚱이 떠있던 해는 나에게 없는 세상이었으니,

나머지 1/4 시간 동안 조용히 저물어 가는 해와 가만히 함께 해야지.

곧장 왼쪽 길로 꺾었다. 이것은 본능이었다.


그 시간만큼은 나를 중심에 두겠다.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저녁과 함께하겠다.

내가 사랑하는 공간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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