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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웅글 Aug 22. 2019

[낯선 경험하기] 첫 번째, 클래식 바이크 울프 클래식

인생에도 정지와 진행이 필요하구나



8월 초 드디어 클래식 바이크를 샀다. SYM사의 울프 클래식 125cc 흰색으로. 운전 방식은 매뉴얼 조작 방식으로 수동으로 기어를 변속해야 한다. 자동차로 말하면 1종 보통의 스틱 운전과 같은 방식이다. 크기는 전체 길이 1910mm, 폭 745mm, 높이 1035mm로 170cm인 내가 탔을 때 크지도 작지도 않을 정도의 크기다


특이한 점은 일반적인 수동 변속이 1단-N(중립)-2-3-4-5라면 울프 클래식의 경우에는 N(중립)-1-2-3-4-5 순으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른 매뉴얼 바이크를 타다가 울프 클래식을 타는 경우 또는 그 반대일 경우 기어 변속에 적응이 필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첫 입문자인 내게는 상관이 없었고 단지 매뉴얼 바이크에 적응이 어려웠다


울프 클래식에 키를 꼽고 N단(중립)에서 시동 버튼을 누르면 ‘츠츠츠 부르르렁’ 거리며 시동이 걸린다. 양손을 핸들에 얹고 왼쪽 클러치와 오른쪽 브레이크를 당겨 잡고 왼발에 있는 기어 변속 레버 앞부분을 밟아 N단(중립)에서 1단으로 올린다. 그럼 계기판에 초록 불인 N단(중립)이 꺼지면서 1단이 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제 출발이 중요한데 클러치를 잡고 있던 왼손에 힘을 천천히 빼면서 오른손 브레이크 레버에 손을 뗀다. 힘을 빼는 느낌은 우리가 잠에 스르륵 빠질 때 손에 힘이 빠지는 것과 같이 한다. 그럼 바이크가 응답하듯 스르륵 앞으로 나가기 시작한다. 그때 오른 손잡이(엑셀)를 천천히 감으면 ‘부와아앙’ 소리를 내며 앞으로 나가는 힘이 실리고 그와 동시에 천천히 클러치를 완전히 떼 버리면 출발은 끝이 난다


이 정도 조작이 가능하면 시동을 꺼뜨리는 일은 없다. 그러나 첫 입문자에게는 산을 넘으면 물도 건너야 하고 바람도 이겨내야 한다. 이제 상위 기어로 변속을 해야 하는 과정이 다가온다. 왜 기어를 변속해야 할까? 단순하게는 속도를 내기 위해서지만, ‘RPM’이란 분당 엔진 회전수가 기어별로 한정되어 있다. 낮은 기어일수록 회전수가 빨라 오르막길에서 회전수 힘대로 쉽게 올라갈 수 있다


평지에서는 1단의 RPM을 계속 쓴다면 속도는 느린 데 빠른 회전수가 엔진 과열을 일으키게 된다. 그래서 도로의 상황과 속도에 따라 RPM을 맞춰가며 기어를 변속해야 한다





운전이란 결국 정지와 진행의 순서대로 흐른다. 이 흐름은 도로의 상황에 따라 또는 자신이 원하는 곳에 가다 서며 목적지로 향하면 그만이다. 운전을 하는 과정은 기어 변속의 수고로움을 겪어야 하지만 느리거나 빠른 속도는 당신을 낯선 경험으로 안내해줄지도 모른다. 그래서 때로는 삶을 정지와 진행처럼 쉬었다 천천히 출발해도 괜찮지 않을까




승호 동생이 찍어줌 땡쓰


https://www.instagram.com/wung_geul/ (사진계정)

https://www.instagram.com/wung_book/ (글 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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