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날씨의 오후
수많은 대학생이 거리를 활보한다. 각자의 사정과 이야기를 담은 발걸음으로 말이다.
그곳에 대학생과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한 분이 계신다.
몸빼 바지에 뽀글이 파마를 하고 있는 아주머니의 뒷모습이다.
그녀는 분식을 조리하는 작은 리어카를 끌고 가고 있다.
그녀의 앞에는 교통정리 해주는 남편이 있다.
그는 손을 좌우로 휘저으며
앞을 한 번 뒤를 한 번 번갈아 본다.
앞을 볼 때는 홍해를 가르기 위한 불길 같은 눈빛이고
뒤를 볼 때는 그녀의 안위를 걱정하는 눈빛이다.
이런 모습에서 나는 무엇을 느꼈을까, 우선 사진을 남기고 싶어 그 순간을 찍었다.
그리고 사진을 찍는 동시에 이 모습에 대한 사색을 하게 됐다.
두 분에게 작은 리어카는 행복의 무게이다.
어쩔 수 없이 시작한 리어카이지만 행복을 가질 수 있는 유일한 등불과 같은 것이다.
이 등불은 기름을 가득 채울수록 제법 무게가 나가기 시작한다.
무게는 걸음을 느리게 하고 허리와 팔, 다리를 떨게 한다.
하지만 이 등불은 기름을 가득 먹을 수록 밝은 빛을 오랫동안 발하며
어두운 마음과 삶의 시선을 밝혀주는 희망과 같은 것이다.
두 분에 삶에서 행복은 이런 무게인 것이다.
행복하기 위해 더 많이 팔고 부지런 해야 하는,
나와 내 가족을 향해 견뎌야 하는 행복의 무게라는 것이다.
요즘 나와 당신은 행복의 무게를 어떻게 짊어지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