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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웅글 Oct 11. 2018

버스정류장에서 바라본 세상

지금 사회는 과잉의 시대임이 분명하다. 식료품은 남다 못해 음식물 쓰레기로 버려지고 옷은 해년마다 새로운 컬렉션과 유행에 맞게 바꿔 입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버스정류장에서 어느 한 남성을 보게 된다. 그도 여름에 맞게 반팔, 반바지를 입고 있다. 하지만 허름하다. 분명 옷에 색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검게 물든 색이 진하다. 떨처내지 못한 삶의 무게 같았다


머리카락은 반곱슬, 한 동안 자른 적이 없는지 둥근 산둥성이 되어 있었다. 그의 걸음 거리는 온전치 않았다. 절뚝절뚝 좌우로 올랐다 내려오는 어깨가 균형을 잡기 위해 애쓰는 것처럼 보였다. 눈은 생기를 잃었지만 잃은 것 답지 않게 처연하고 차분해 보였다


계속 그의 모습을 바라보며 우린 과잉된 시대에 살고 있지만 누군가는 과잉의 시대에 속하지도 못하고 있다. 아니 제 몫을 지킬 수 없을뿐더러 계속 제외되고 소외되고 있다. 누군가는 이런 사람을 보며 인생을 열심히 살지 않은 당신의 잘못이라 손가락질하기도 한다. 맞는 말일 수 있지만 왠지 서글프다. 왜 이렇게 된 것인지 어떤 걸 바라는지 해결점은 무엇인지 단편적 이해가 아닌 대화에서 시작된 다각적 이해와 해결점이 필요한 건 아닐까


과잉의 시대에 이 넘쳐나는 것을 줄인다는 말 보다 넘쳐나기 때문에 나눠야 하는 이유를 만들 순 없을까. 난 무엇을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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