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yeom Nov 16. 2021

공연과 NFT의 결합(1)

NFT를 통해 보는 공연예술의 확장가능성!



 현재 NFT아트 씬을 돌이켜볼 때, 3D 그래픽, 픽셀아트, 일러스트, 모션그래픽, 콜라주 아트 등과 같이 디지털에 근간을 두고 있는 이른바 ‘디지털 아트’라고 통칭되는 형식의 예술작품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이미 Beeple, Fewocious, Mr.misang 등의 유명 NFT 아티스트들의 작품은 더할 나위 없는 참고서가 되어준다. 나아가 CryptoPunk, BAYC와 같은 PFP(Profile for Picutre) 형식의 NFT는 커뮤니티와의 결합을 통해 NFT씬의 폭발적인 바이럴 문화와 NFT의 사용성(유틸리티)을 보여준다. ‘The Fungilble Colleciton’으로 대표되는 PAK의 작품은 NFT를 통해 아티스트와 콜렉터가 상호작용하는 새로운 NFT문법을 일종의 인터랙티브 아트 형식으로 우리에게 제시해주었다. PAK의 작품에서 NFT의 거래는 그 자체로 예술의 일부이다. 한편으로 Art Blocks에서 큐레이션 하는 알고리즘을 통해 제작되는 제너러티브 아트(Programmable Art)또는 AI아트는 ‘디지털 아트’라는 이름에 가장 최적화된 소프트웨어의 예술적 활용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difice#967 - Ben Kovach /  Fewocious - My mamam's Dream
BAYC

 



 이렇듯 NFT아트 씬의 가장 최선점에 있는 아티스트들은 블록체인을 통해 태동한 새로운 예술의 장에서 NFT에 최적화된 문법들을 제시하고, 그 밖의 탁월한 독창성과 실력을 가진 수많은 아티스트들은 각기 다른 내러티브와 비전을 가진 작품들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엄연히 얘기해서 NFT 자체적으로는 예술과 전혀 무관한, 스마트 컨트랙을 통해 디지털 파일의 저장 위치, 거래 이력, 소유자 따위를 기록하여 디지털 증명서를 구현해주는 기술에 불과하다. 그러나 NFT가 구현 가능하게 해주는 ‘원본성’이라는 개념이 디지털 아트가 유통될 수 있는 새로운 예술 공간으로 자리 잡게 하고 있는 것이며, 이 예술 공간은 기존 오프라인 예술계의 규범이나 예술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대안 공간이 되어준다. 때문에 아티스트가 콜렉터들을 자신 있게 설득할 수 있는 실력과 내러티브만 갖고 있다면 꽤나 괜찮은 결실을 거둘 수 있는 장이라 생각되며, 이미 많은 디지털 아티스트들이 NFT아트에 입성하여 자기만의 고유한 내러티브와 함께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서론이 길었지만 지금부터 할 얘기는 따로 있다. 상기하였듯 NFT를 새로운 예술 공간이라고 보고 그 양상을 돌이켜봤을 때 이곳에 발을 들이는데 어려움을 겪는, 아직 그렇다 할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예술 장르가 있는 듯하다. 바로 무용이나 행위 예술 등 이밖에 인간의 육체를 통한 움직임을 담는 ‘퍼포먼스’는 NFT아트에서 이상하리만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사뭇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픽셀과 벡터, 그리고 프로그래밍 코드가 장식하는 디지털 네이티브의 작품들이 이제 막 호기롭게 실험을 시작한 장에서 인간의 피부와 골격, 우리가 지겹게 봐온 오프라인 공간의 물성을 가진 모든 것들이 다소 진부하게 느껴졌을 수도 있겠다. 퍼포먼스는 무엇보다 물리적 공간에서 ‘공연’이라는 형태로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태생적 한계를 가지고 있지 않은가. 디지털을 매개로 하는 NFT아트 씬에서 공연장과 관객석, 못해도 작은 홀을 매개로 하여야만 구현할 수 있는 퍼포먼스 아트는 이미 번지수를 잘못 찾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가 모두 기대에 부풀어 주목하고 있는, 블록체인, NFT, 암호화폐, DAO, 메타버스 등의 시스템을 기초하여 제시하고 있는 새로운 디지털 패러다임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 아예 새로운 세계관을 태동시키는 것이 아닌 ‘현실의 확장’에 그 목적이 있다. 개인적으로 디지털 공간과 오프라인 공간의 하이브리드가 우리의 미래에 있을 것이라 믿는다. 현재 2021년에는 디지털이 오프라인의 연장선상에 놓여있지만, 머지않은 미래에는 반대로 오프라인이 디지털의 보조 수단뿐이 되지 못할 수도 있듯이 말이다. 두 공간의 층위가 어떻게 될지, 구체적으로 어떠한 형태일지 섣불리 예단할 수는 없는 것이지만 확실한 것은 디지털과 오프라인 두 차원은 분명하게 공존할 것이다. 그리고 두 차원의 간극을 문화적으로 매개할 수 있는 브릿지로서 ‘공연’이라는 예술 포맷이 그 역할을 해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NFT와 퍼포먼스와의 결합을 통해 온라인 경험과 오프라인 경험을 어떻게 동기화할 수 있을지 그 방법론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겠다. 또 앞으로는 퍼포먼스에서 나아가 ‘공연’으로 범위를 보다 확장하여 이야기하는 게 나을 것 같다. 연극, 무용, 악기 연주, 샌드 아트, 퍼펫 등 모든 오프라인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퍼포먼스를 어떻게 NFT로 구현할지, 더 넓게 가상경제 시스템에 공연이라는 모델이 어떻게 녹아들 수 있고 이것이 어떤 가치와 필요성을 지니는지, 원론적으로는 어떠한 관점으로 NFT아트를 보아야 할지 다양한 시선에서 이야기를 이어지는 글에서 풀어내 보려 한다.





이어지는 글에 계속



작가의 이전글 예술가는 왜 가난해야 하는가(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