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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민 Apr 19. 2017

고난주간을 바라보는 시선(詩線)

고난주간 새벽예배 때 말씀에 따라 혹은 개인적으로 묵상한 말씀에 따라 시(詩) 한 편씩을 써서 나름 그 고난의 여정을 따라가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부족한 역량으로 하루에 한 편씩 쓴다는 게 얼마나 어렵던지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일을 하면서나, 밥을 먹으면서도 하루종일 생각의 빈틈이 생길 때마다 계속해서 고민하고 고민했습니다. 그러다보니 화요일 새벽부터는 '시'가 '기도'가 되고, 기도가 시가 되기도 하는 감사의 순간이 찾아오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그 여정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월요일

쉴 곳


그대 편히 쉴 곳을 가졌는가


그는 편히 쉴 곳이 없어서

그는 마음 둘 곳이 없어서

붉어진 눈시울을 보았는가


머리 둘 곳조차 없던 그의

너는 그의 쉴 곳이 되었는가


"그들을 떠나 성 밖으로 베다니에 가서 거기서 유하시니라" (마태복음 21:17)


화요일

그때 였습니다


언제 당신께서 제게 오셨습니까

언제 제가 당신을 멀리했습니까

언제 당신께서 말씀 하셨습니까

언제 제가 당신께 등돌렸습니까


언제 였습니까...

언제 였습니까...


...그때 였습니다


"후에 자기 아들을 보내며 이스되 그들이 내 아들을 존대하리라 하였더니 농부들이 그 아들을 보고 서로 말하되 이는 상속자니 자 죽이고 그의 유산을 차지하자 하고 이에 잡아 포도원 밖에 내쫓아 죽였느니라" (마태복음 21:37-19)


수요일

깨어 있으라


깨어 있으라는 말씀은

깨어진 마음으로도

당신께 나아가는 것

그처럼 깨어지는 것


"이러므로 너희는 장차 올 이 모든 일을 능히 피하고 인자 앞에 서도록 항상 기도하며 깨어 있으라 하시니라" (누가복음 21:36)


목요일

기억하라


봄이면 자신을 떠뜨리어

꽃다운 그때에 시들기를

주저하지 않는 들꽃처럼

해마다 당신을 살아내길

오늘도 당신을 기억하길


"예수께서는 또 빵을 들어서 감사를 드리신 다음에, 떼어서 그들에게 주시고 말씀하셨다. '이것은 너희를 위해서 주는 내 몸이다. 너희는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억하여라.' 그리고 저녁을 먹은 뒤에, 잔을 그와 같이 하시고 말씀하셨다. '이 잔은 너희를 위하여 흘리는 내 피로 세우는 새 언약이다.'" (누가복음 22:19-20)


금요일

귀도(歸途)


여린 두 손 마주함으로

당신의 온기를 느낄 수 있음에


시간 속에 살아가는 제가

너머에도 계신 당신을 만남에


이제 나의 소음을 그치고

지금 나의 걸음을 멈추고


무릎을 땅에 마주합니다.

작은 두 손을 마주합니다.


"제구시쯤에 예수께서 크게 소리 질러 이르시되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하시니 이는 곧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하는 뜻이라" (마태복음 26:47)


토요일

꽃 때


꽃은 아무리 사랑하여도 져 버립니다.

꽃은 아무리 미워하여도 버텨냅니다.

꽃은 무수한 눈길에서도 잠잠하게도

이따금씩 불어오는 바람에 흔들릴 뿐

꽃은 그때를 알고 있어서 묵묵하게도

마침내 불어오는 바람에 길이 되어서

향이 깊음은 태초부터 죽고 피었기에

잠잠히 묵묵했던 당신을 담고 있기에


"그러므로 깨어 있으라 어느 날에 너희 주가 임할는지 너희가 알지 못함이라" (마태복음 24:42)

"그가 저주하며 맹세하여 이르되 나는 그 사람을 알지 못하노라 하니 곧 닭이 울더라" (마태복음 26: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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