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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찬묵 May 31. 2016

영화로 보는 자존감 : That's What I am

That's what I am

작년 언주중학교 1학년 2학기. 나는 자유학기제 감정나눔수업으로 아이들을 만났었다. 한 학기 동안 진행하는 수업이었는데 그중, 아쉬웠던 시간이 있었다. 바로 자존감이었다. 중학교 1학년 아이들에게 PPT를 띄워 설명을 나열했던 나는, 이 중요하고 소중한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학습' 시켜버렸다.


생각해보니 자존감에 대해서 나는 제대로 알고 있나?, 궁금증이 일었다. 텍스트로 쓰인 이론 말고 말 그대로의 자존감을, 나는, 느끼고 있는가. 때마침 전성실 대표님의 '나눔인문학-자존감' 안내가 왔고, 고민 없이 신청서를 넣게 되었다. 오늘의 이야기는 그 첫 번째 자존감의 기록이다.


영화 That's What I am


이번 첫 수업의 Main영화 That's What I am 포스터다. 

가장 존경하는 사이먼 선생님에게 왕따 빅G와의 협업 과제를 받은 앤디 니콜. 선생님을 실망시켜드리지 않고자 빅G와의 협업과제를 열심히 하게 되는데, 이 영화는 주변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살아가는 빅G를 보며 변화하는 앤디 니콜을 그린 성장 영화이다.


영화를 보며 기억에 남는 대사들은 메모를 해놓았는데 그것들은 아래와 같다

인생은 시기, 기회, 선택이다
인간의 존엄성 + 열정 = 평화
니콜 : (과제를 성공적으로 마친 후) 제가 할 수 있을지 어떻게 아셨죠?
사이먼 : 난 몰랐단다. 하지만 어떤 때는 할 수 있다고 말해주는 누군가가 필요하기도 하단다.
빅G : Because, I am singer. That's what I am
니콜 : He is just brave


이 중 특히 나를 더욱 움직인 대사는 세 번째부터다. 

니콜 : (과제를 성공적으로 마친 후) 제가 할 수 있을지 어떻게 아셨죠? 

사이먼 : 난 몰랐단다. 하지만 어떤 때는 할 수 있다고 말해주는 누군가가 필요하기도 하단다.

결과와 상관없이 "할 수 있어"라고 말해주는 것. 의심과 검증을 요구하는 매 순간이 시험 속인 요즘 시대에서, 이 보다 더한 응원이 세상에 있을까. 작년 여름 처음 자유학기제 의뢰를 받았을 때, 나는 많은 고민을 했었다. '교육 전공자도 아닌 내가 아이들을 만나서 무엇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라며, 나는 나를 의심했었다. 하지만 영화의 사이먼 선생님처럼, 나에게도 사이먼 선생님이 계셨다. 그는 아무 의심 없이 당연한 듯 내게 할 수 있을 것이라 말해주었고, 그렇게 나는 아이들과 재밌게 2학기를 만날 수 있었다. 영화를 보면서 그때가 참 많이 생각이 났다. 이 느낌은 경험해본 자만이 알 수 있으리라. 이 글을 빌어서 한 번 더 감사드리고 싶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네 번째 대사는 학교 장기자랑 대회에 무반주 노래로 나가는 빅G의 대답이었다. 무모하게 도전하고 창피당하는 것이 결국 자신들(왕따)에게 돌아올 것이라 말하며, 대회에 나가지 말라고 요구하던 절친 노먼에게 하는 말이었다.


노먼 : 왜 이걸 꼭 해야만 하는지 말해줄래?

빅G : 왜냐면 노먼, 난 가수이니까. 그게 나이기 때문이야.

사실 나는, 아직 나를 정의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 대사가 와닿았었던 걸까. 나는 무엇인가. 가수인가, 내가 가수가 맞는가. 한참을 묻고 오랫동안 대답하지 못했던 나에게 있어서, 빅G의 대답은 너무나 간결했고 멋있었다. 다른 이의 시선으로 만들어진 나의 정의가 아닌, 내가 나를 따르는 나의 정의. 난 할 수 있을까. 내가 나를 그렇게 부를 수 있을까.

오늘부터 나는, 빅G를 통해 조금 용기 내보려 한다.


마지막 다섯 번째 대사는 생각보다 멋있게 노래하는 빅G를 향한 주인공 니콜의 대사다.

노먼 : 나쁘지 않은데? 토미 케너만큼은 아니지만 나쁘지 않아

니콜 : 아냐, 스탠리(빅G)는 단지 용감할 뿐이야.


빅G는 특별한 목소리는 아니었지만 그 자리에 당연히 있어야 할 사람처럼 너무나 당당했다. 그리고 모두의 환호를 받으며 무대를 끝마쳤다. 밴드 세션도 없이, 그 누구의 도움도 없이 당당하게 나를 표현하며 스탠리는 행복해했다. 어쩌면 삶은, '어느 상황 속에서나 당당하게 나를 표현하며 사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용기를 내자. 나에게 용기를 내자. 그리고 나에게 도움을 청하는 친구가 있다면, 용기를 주자.

빅G가 나에게 가져다준 작은 변화인 것 같다.


정리해보자면 자존감이란 의심하지 않고 내가 나를 사랑하는 마음인 것 같다. 조금 더 개인적으로 표현해보자면 의심 없이 나를 노래하는 마음이라 말하고 싶다. 






자, 이제 한번 생각해보자.

나는 빅G를 스탠리로 부를 준비가 되어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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