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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찬묵 Feb 10. 2017

영화로 보는 행복의 조건 : 리틀 포레스트

물질과 정신,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

한 번은 밤을 까 본 적이 있어요. 어김없이 돌아오는 제사에 필요해서였죠. 영상에서처럼 살짝 삶았다 깠으면 더 편했을 텐데, 다 까고 난 엄마와 저의 손은 엉망진창이 되었어요. 그리고는 다짐했죠. 

다음에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깐밤을 사겠다고ㅋㅋ


세상은 사람들에게 불편한 것을 찾아 새로운 '깐밤'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여요. 

그리고 그것을 소비하라고 사람에게 유혹하죠. 더 편한 것을 찾는 사람의 마음은 당연하지만, 누군가 우리가 안보이는 곳에서 힘들게 까주고 있는 것(물론 밤은 기계가 다 까주지만)에 대한 감사를 알지 못한 채 구입을 하는 것은 많은 것들을 "생략"해버리는 것 같아요. 잘 알진 못하지만 노동의 가치를 얕보는 것 같달까요. 마치 "내가 돈을 지불했으니, 너는 온 정성을 다해서 밤을 까주는 게 당연해"라는 뉘앙스 말이에요. 어쩌면 그래서 우리나라 기득권층이 이런 점을 알고 비정규직을 의도적으로 하찮게 여기며 계속 늘리는 것 같기도 해요. 힘든 노동을 쉬운 돈으로 계속 누리기 위해서.

두 번째 영상에서는, 각자의 방법으로 만든 밤조림 선물장면이에요. 서로 무엇으로 만들었는지 이야기하고 나누는데, 저에게도 비슷한 상황이 명절 때 있었어요. 이모와 삼촌이 각자 준비한 음식을 선보이며 제사를 준비했었죠. 하지만 영상과는 조금 달랐어요. "오빠껀 짜, 그렇게 만들면 안돼"라거나 "난 이게 맛있어"라며, 서로 자기 방법이 더 맛있다며 묻지도 않는 방법들을 듣지도 않는 상대에게 일방적으로 말해주었었죠.

레드와인으로 만든 밤조림은 레드와인밤조림대로, 브랜디로 만든 밤조림은 브랜디밤조림대로,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것을 사랑하고 상대방 것에 대한 한치의 지적 없는 존중, 인정, 그리고 나눔. 저는 이 장면이 너무 보기 좋더라고요. 


마무리해보자면 행복이란 물질적인 것(깐밤=편의재)과 정신적(밤조림)인 것 모두에서 찾을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그 두 개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것을 소중한 사람에게 나눌 수 있다면 더 큰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고요. 글을 쓰고 보니 나눔의 이유를 하나 더 찾은 것 같네요. 

나는 행복해지기 위해서 나눔을 한다.

우리 모두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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