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느시 May 12. 2023

니코틴 알코올 도파민


 5월의 시작부터 삐걱거렸기에 쉽지 않을 것이라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조금 더 무너지는 날입니다. 채 절반도 지나지 않아 이미 숨조차 고르기 어려울 정도로 지쳐버렸으니 이제 행복할 때도 되지 않았을까요. 주변의 모든 것이 소음처럼 느껴지기만 합니다.


우울에 빠지지 않기로 약속했기에 대신 생각에 잠겨 스스로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을 떠올렸습니다. 니코틴 알코올 도파민. 제 삶을 지탱하는 3가지에 대하여. 어느새 이것들 없는 제 삶을 상상하기 조금 어렵습니다. 그러니 한 손에는 담배를, 또 한 손에는 조금 값싼 위스키를


아, 마지막으로 온 우주에 사랑이 가득하기를 바라며


조금 알았다 싶으면 또 멀어지는 게 사람 마음인 것 같습니다. 서른 해 그 절반이 지나가는 시간 속에서 삶의 페이지가 얼룩지는 게 슬프게 느껴집니다. 그렇게 바보같이 굴 거면 차라리 웃지를 말았어야지. 무해한 인연이란 없나 봅니다. 파편 같은 관계들이 쏟아져 천장에 흩뿌려지는 게 조금 지겹습니다. 타들어가는 담배처럼 우리가 끝맺음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 아쉬워요. 마지막으로 한대만 더 태울까요? 이 세상에서 제일 쉬운 것도 금연, 제일 어려운 것도 금연입니다.



달력을 꺼내어 하나씩 5월의 약속들을 지웠습니다.

이것들이 다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작가의 이전글 8살의 나에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