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회고

by 느시


모든 시간이 주어진 운명 속에 흐르기 마련이지만, 그래도 놓지 못하는 것들을 문장으로 모아 담을 수 있다면 부디 이곳에 남기를 바랍니다.


스치는 순간들에 닿았던 인연들에 차마 건네지 못했던 안부를 전해봅니다. 때로는 변치 않기를 바랐던 것들도, 간절히 잊기를 바랐던 시간도 이제는 모두 낡아 버린 페이지 속에 영원히 머물기를 바라며.


수국과 금묵화로 활짝 물든 마음을 바라보며, 결단코 다시는 누군가로 가득 채우지 않겠다고 다짐한 공허를 한 방울, 두 방울 스며들어 바다로 만든 당신의 두 손을 꼭 움켜쥐고는.


모든 순간, 모든 선택들이 옳지 않음을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만큼은 용기 내어 당신을 사랑한다 말합니다.


부디 끝까지 네가 상처받지 않기를.

그리고 나를 영원히 사랑하길 바라며.

keyword
작가의 이전글파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