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18일 목요일

연재 글 업로드 하루 전

by 지화


오늘도 결국, 글을 또 지웠다.
쓰고 싶어서 끝내 올렸지만, 다시 읽어 보면 어색하다.
고치고, 지우고, 새로 올리고,
몇 번이고 업로드와 삭제를 반복하면서
나는 지금까지 글을 써 왔다.

다른 사람들의 글을 볼 때마다 멈칫한다.
반짝이는 표현, 매끈한 구성을 마주하면
내 글은 투박하고 무겁게만 보인다.
그럴 때마다 내가 쓴 문장을 의심하고,
때로는 그냥 모든 걸 지워 버리고 싶어진다.

그럼에도 멈추지 않는다.
잘 쓰지 못한다는 건 이미 알고 있다.
하지만 쓰는 일은 내게 버티기의 방식이고,
내가 여기 살아 있었다는 증거다.
지우고 다시 쓰는 그 과정조차
내 삶의 일부이자 기록이다.

언젠가는 이 조각들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묶고 싶다.
화려하지 않아도, 많은 사람에게 읽히지 않아도 괜찮다.
그 책 안에는 내가 살아낸 날들이 들어 있을 것이다.
흩어지지 않게, 잊히지 않게,
내 방식대로 남겨 두고 싶다.

그리고 증명하고 싶다.
내 인생을 하찮게 말하고,
내 시간을 한심하다고 깎아내리던 사람들에게.
“이것이 내가 살아낸 기록이다.”
허술하다면 허술한 대로, 서툴다면 서툰 대로,
그 속에는 내가 버티고 지나온 시간이 담겨 있다.

나는 글을 잘 쓰지 못한다.
하지만 잘 쓰지 못한다고 해서 멈추지 않는다.
오늘도 고치고, 지우고, 다시 쓰며
내 흔적을 남긴다.
언젠가 이 모든 조각이 한 권으로 모일 때,
나는 분명히 말할 것이다.

“여기, 내가 살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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