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씨는 스트레스를 어떻게 풀어?"
자주 듣는 질문이다.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이 궁금한 게 아니라 '도대체 스트레스를 풀긴 풀어?'라는 답답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달하는 것임을 잘 안다. 남들에게 보이는 내 모습이 조용하고 정적이라서 그렇다기엔 저런 질문을 빈번하게 받는다.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거나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 먹거나 음악을 들으면서 걷는 것이 스트레스를 없애는 방법이라고 답하면 "그걸로 스트레스가 풀려?"라는 질문이 되돌아온다. 역시 이 말에도 답답함이 묻어 있다. 사실 최고의 스트레스 해소법은 일기를 쓰는 거다. "일기를 쓰면 스트레스가 풀려."라고 대답했을 때의 반응을 알기에 이 대답만큼은 피한다.
나는 생각이 많다. 안 좋은 습관이다. 생각이 많아지면 긍정적인 그림보다는 부정적인 그물을 무한대로 그려나가 스스로 옴짝달싹 못하게 옭아매기 마련이다.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고 최악의 상황을 완성시키고야 마는 성격을 고쳐보려고 노력해봤지만 한큐에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래서 방법을 바꿨다. 생각이 많은 나를 그대로 받아들여보기로. 대신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는 생각을 글로 변환해서 마음의 통증을 배출하기로 말이다.
온몸으로 받아들이기 힘들 정도의 극한의 스트레스를 받을 때 일기를 쓰게 된다. 남 눈치를 볼 것도 없다. 문법도 신경 쓰지 않는다. 그냥 내 생각과 감정과 일어난 사건을 그대로 글로 적는다. 나를 지배하고 있는 수많은 생각을 글로 뱉어내면 그렇게 후련할 수가 없다. 그래서 나의 일기는 우울하다. 무겁고 침울하다.
이제는 살짝 변형을 주어 일기를 쓰는 횟수를 늘려보기로 했다. 힘든 일이 있을 때나 생각이 범람하는 경우가 아니더라도 글을 적어볼 거다. 특별한 사건이 없는 평범한 날에도, 행복한 날에도, 방방 뛰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을 만큼 흥분한 날에도 글을 써보려고 한다. 타임머신 박스 안에 소중한 물건을 차곡차곡 넣는 것처럼 내 감정도 귀하게 다루어 글로 저장할 거다. 쓰레기통이 아닌 저장 공간으로써의 일기를 쓸 거다. 시간이 흘러 일기장을 훑어봤을 때 '로'보다는 '희로애락'이 골고루 담겨 있었던 나를 되돌아보고 싶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담은 글을 쓸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