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 26일.
그가 떠났다.
이런 날이 올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빨리, 그리고 갑작스럽게 올 줄 몰랐다. 당신이 떠나기 전날, 나는 당신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지 않았다. 받기 싫었다. 8년 전과 비슷한 상황이다. 후회할까?
이제 떠나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한다는 것을 당신도 알고 있었을 거다. 당신은 여기를 떠난다고 결심함과 동시에 이곳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사실을 받아들였을 것이다. 시간이 얼마나 지난 뒤일지는 모르겠지만 당신이 이곳으로 다시 돌아오는 그 날에 나는 슬퍼하겠지. 슬퍼할까?
그리고 당신은 아주 잠시만 머무르다가 떠나겠지. 자연스러운 수순이지만 이런 결정을 하기까지 당신의 마음은 얼마나 괴로웠을까. 듣고 싶은 말만 듣고 살던 당신에게 누군가가 무심코 던진 솔직한 말이 꽤 충격이었나 보다. 내가 오랫동안 마음속으로만 외쳐왔던 말이었는데 단 한 번도 당신에게 말한 적이 없다. 당신은 하고 싶은 대로 인생을 살아왔고 듣기 싫은 소리가 들려오면 스스로 귀를 막아버리니까. 그래서 나는 당신과 대화하기를 포기하고 마음을 닫았다.
당신이 나에게 큰 상처를 준 것 같다며 눈물을 흘렸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당신이 더 밉기만 했다. 인제 와서 미안하면 뭐? 그러면 뭐가 달라지나? 지나간 시간이 되돌아오나? 오히려 그동안 억눌렀던 감정이 터지면서 화가 났다.
그 일이 있고 난 뒤 8개월 뒤 당신은 떠났다. 당신도 나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다. 건방지게도, 당신이 그곳에서 주변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길 바라지만 당신은 여전히 '주문'을 늘어놓고 있다. 여태까지 그랬던 것처럼.
나도 언젠가는 당신을 만나러 그곳을 찾아가야 한다. 마음이 열리는 날 가면 너무 늦을까? 미래가 그려진다. 아마 나는 이미 늦은 후에 당신을 보러 그곳으로 발을 내디딜 거다. 그리고 돌이킬 수 없는 순간이 오면, 나는 그때의 행동을 후회하고 있을 테지.
걱정은 나중에 하련다. 마음이 끌려야 몸이 움직이게 되니까. 우선 대화의 단절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