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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타이거 Jun 22. 2023

스페인 여행 준비의 모든 것

여행을 가기로 마음속으로 결정했는가?

그렇다면 이미 당신의 여행은 시작된 것이다.

여행을 앞두고 기대감과 설렘으로 준비하는 시간부터 여행의 행복을 만끽하자.


하지만 직장을 다니며 틈틈이 준비하는 건 참 쉽지 않았다.

사실 그보단 FP성향이라 구체적인 계획이라면 일단 거부감부터 생긴다.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유동적으로 대처하자 자아 본성을 애써 외면하며 보호자로서 최소한의 책무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첫 번째 할 일은 여행지를 정하고 항공권을 구입하는 거다.

마일리지 사용을 위해서는 1년 전부터 예약이 가능해 경쟁이 치열하다고 한다. 나로서는 엄두도 못 낼 얘기다.

2월 초에 여행을 결정하고 휴가 날짜를 잡았다.

항공권은 무조건 빨리 살수록 싸다고 하지만 2~3주  지켜보니 크게 차이 나는 것 같진 않았다.

그래도 계속해서 조금씩 변동이 생겼다.

비용이 더 이상 내려가지 않는 듯하여 여행 78일 전인 3월 14일 출근하는 지하철 안에서 티켓팅을 했다. 

네이버 항공권과 스카이스캐너를 번갈아 보다가 경유 1회 안에서 가장 저렴한 에어프랑스와 네덜란드 항공으로 결정했다.

시크릿모드로 접속해야 한다느니 화요일이 가장 싸다느니 하는 말들이 많지만 정말 미미한 차이인 것 같다.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건 여행하는 시기와 출발/도착 요일이다.

그래서 월요일 출발하는 에어프랑스를 선택했다. 아침에 출발해서 저녁에 도착하는 일정이라 하루를 비행기에서 보낸다는 단점이 있지만 지나고 보니 시차적응하기에는 저녁시간에 도착해서 바로 자는 게 다음날부터 좋은 컨디션으로 활동하기에 더 나은 것 같다.

주말에 복귀하는 건 비싸서 금요일 복귀를 선택했다. 휴가기간을 최대한 활용하고 싶었지만 10박은 적당한 기간이었다고 생각한다. 1주일이 지나니 우린 체력적으로 많이 지쳐있었고 느끼한 음식을 더 이상 먹기 힘들어졌다.

바르셀로나에서 그라나다가는 비행기안에서




두 번째는 현지 투어를 예약하는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지만 짧은 기간 혼자 공부하는 건 한계가 있다. 도시마다 한국인 투어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다. 반나절 혹은 야간투어, 자전거 투어 등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고 공연 및 입장 대행까지 해주니 매우 편리하다.

인기 있는 투어를 먼저 예약하고 그 일정에 맞춰 도시를 이동하기로 했다.

도시를 이동하자마자 가급적 빨리 투어를 하는 것이 좋다. 그곳의 맛집이나 기념품, 관광 정보들을 가이드를 통해 얻을 수 있다.

4개 도시를 갔고 도시별로 총 4번의 투어에 참여했다. 결과는 대만족이다.

수백 수천번의 실전을 통해 얻은 가이드분들의 스킬과 노하우는 대단하다. 대치동 일타강사 못지않은 화려한 언변과 스토리텔링으로 아이부터 어른까지 그곳의 문화와 역사의 현장 속으로 빠져들게 다.

예전처럼 가이드만 마이크를 대고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참가자들이 각자의 수신기에 이어폰을 꽂아 가이드의 얘기를 들으니 훨씬 편안하게 집중할 수 있었다.

하늘로 향하고 싶었던 고딕 양식부터 르네상스, 매너리즘을 거쳐 화려한 건축물의 바로크 양식까지.

수백 년간 전쟁 속에 있었던 이슬람과 가톨릭의 역사, 전 세계를 지배했던 스페인 왕국과 그 속에서 발생한 지역별 문화와 이념의 차이까지. 

여행은 그 나라와 도시를 알아가는 것이라는 점에서 투어는 정말 중요한 여행의 핵심 요소다.

투어를 안했다면 성당이 그저 화려하고 멋있게만 보였을거다




셋째는 숙소를 정하는 것이다.

10박 중 5박은 미리 예약을 했고 나머지 5박은 여행 중에 예약을 했다.

일정이 빠듯하게 짜인 일정은 답답하다. 일정에 틈을 주고 싶었다. 혹시라도 그곳에 더 있고 싶거나 빨리 가고 싶은 마음이 들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그런 일은 잘 생기지 않았다. 어느 도시를 가도 그 도시만의 매력이 우리를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숙소는 최대한 빨리 예약할수록 좋은 숙소를 좋은 가격에 예약할 수 있다.

여행 한 달 전에 예약을 하려니 한인 민박은 이미 빈 방이 없었다.

여행 가기 전에는 위치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숙소는 어차피 잠만 자면 되니 가격만 봤다.

우리가 둘러봐야 할 관광지와 얼마나 가까운지가 핵심이다. 교통비도 교통비지만 대부분 도보로 이동하게 된다. 공항이나 기차역까지 가기 위해 택시를 탄 경우를 제외하고 시내 관광에 버스 3번, 지하철 1번, 택시 1번 정도밖에 이용하지 않았다. 걸어서 20분인 거리가 택시로는 14분, 버스나 지하철로는 16분이 걸린다.

대부분의 도로가 일방통행이기도 하고, 관광지가 모여있어서 그런지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해도 시간 차이가 크지 않다. 그래서 쾌청한 날씨에 예쁜 거리를 계속해서 걸었다.


하지만 숙소 선택 시 더 중요하게 봐야 할 것이 있었다. 전용 욕실인지 공용 욕실인지.

첫 번째로 예약한 바르셀로나 시내 중심에 위치한 숙소에 욕실과 화장실이 없었다.

욕실과 화장실이 없는 호텔은 상상도 못 했다. 위치가 좋은 그곳이 왜 그 가격에 그때까지 예약이 가능했는지 그제야 알았다.

3일 밤을 자는 동안 우리는 샤워를 참았다. 공용 욕실인 데다 시설까지 노후되어 왠지 음침한 느낌이 들어 도저히 샤워할 맘이 생기지 않았다(다행히 선선하고 습도가 낮아 전혀 땀이 안 났다).

두 번째 숙소에는 세탁기가 있었다. 10일 여행이면 5일 치 옷만 가지고 가서 중간에 한번 세탁을 하면 여행짐도 줄이고 좋다.

세 번째와 네 번째는 도시 이동 전에 에어비앤비로 쉽게 예약할 수 있었다. 호텔보다 에어비앤비가 대체로 가성비가 나은 편이었다.

전용욕실 보유 여부를 가장 먼저 체크했다. 그다음은 역시 위치였다. 그중에서 가장 저렴한 곳을 선택했다. 에어비앤비 메시지는 바로 번역되어 호스트와 소통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평점이 중요한지라 매우 친절하고 방은 깨끗했다(사용 후에는 평점을 잘 달라는 메시지도 보내왔다).

가성비 최고였던 그라나다의 스마트 스위트 알바이신 호텔




항공, 투어, 숙소를 예약했다면 여행준비는 90% 끝났다. 이제는 열심히 공부하고 알차게 싸는 일만 남았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중요했던 준비물과 많이 사용했던 앱은 다음과 같다.


여행 필수 준비물 10가지

1. 여권 (분실을 대비 여권사본도)

2. 스마트 (이거 없이 어떻게 여행을 다녔지??)

3. 트레블월렛 카드 (어디든 99% 결제 가능)

4. 선글라스 & 선크림 (자외선이 너무 강해요)

5. 크로스백 (소매치기 방지를 위해 필수!)

6. 바람막이 잠바 (5월 말인데도 아침엔 쌀쌀했음)

7. 핸드폰 스트랩 (사진 찍기 엄청 편하다)

8. 크록스 샌들 (비 올 때, 해변 갈 때 신으면 굿)

9. 유선 이어폰 (투어 할 때 필수)

10. 고추장/햇반/라면 (하루 만에 생각남)


여행 필수 App. 7가지◇

1. 구글 지도 (어디든 찾아갈 수 있는 마법)

2. 구글 번역기 (메뉴판 스캔, 통역 필요시)

3. 트래블 월렛 (실물카드에 수시 환전 가능)

4. 마이리얼트립 (투어신청 안내사항 확인)

5. 우버 (카카오택시와 유사하여 편함)

6. 에어비앤비(호스트와 메시지 자동번역)

7. Omio (국내용 항공, 기차, 버스 예약 대행)




여행은 결국 각자의 취향이다.

항공, 투어, 숙소 모두 자신의 취향에 맞게 준비해야 후회가 없다. 하지만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어떤 선택을 해도 실패는 없다. 그저 남들보다 돈을 조금 더 쓰거나 덜 좋은 걸 이용하게 될 뿐이다.

그 모든 경험은 나의 여행 자산이며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하면 된다.


여권, 스마트폰, 신용카드 외에 여행의 성패를 가를 만큼 중요한 준비물도 없다(빠뜨렸다면 현지에사면되니까)

소매치기는 조심해야겠지만 열린 마음과 호기심이야말로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준비물이다.

여행지에 온전히 내 몸과 마음을 내어놓는 순간 나를 찾아 떠나는 진짜 여행은 시작된다.



#여행준비 #유럽여행 #여행필수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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