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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배의 생각나눔집 Jan 25. 2021

잘 싸우는 것도 사과하는 것도 공부가 필요하다.

싸움방식을 충분히 개발한다면 “성격차이”도 극복할 수 있지않을까?

결론
1. “성격차이를 극복할 수 없다”는 말은 “싸움방식을 충분히 개발하지 못했다”라고 해야 더 정확한 말이 될 것이다.


싸울때는 우리의 생각과 기억이 불안정하다 는 것을 받아들이고 문제에 대한 “상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닌 “행위”에 초점을 맞추자

2. 전달할 땐 간결하게 “긴 전쟁에서 이득을 보는 나라는 없다” 라는 것을 기억하자,


배우자가 내 말을 들어줄 수 있는 상태인지 먼저 체크하자 , 아이들 문제로 아이들 앞에서 논쟁을 벌일땐 일관성이 중요!!

3. 사과는 빨리 할 수록 좋고 사과의 목적은 순수해야 한다. 사과후에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신뢰를 쌓자

일부 심리치료사들은 싸움의 내용보다 싸움의 방법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연구 결과들을 보면, 사람들이 싸우는 방식에 관한 사회학 용어인 ‘갈등 행동’은 그 사람이 재산을 얼마나 가졌는지,어떤 배경을 가졌는지, 살아가는 동안 어떤 일을 겪었는지 파악하는 자료로써 활용되기보다 이혼을 예측하는 지표로써 훨씬 더 많은 기능을 한다.

부부사이에 ‘경멸, 비난, 방어적 태도, 비협조적 태도’ 가 보이면, 그 부부는 헤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다른 심리치료사들도 이름을 다르게 부여할 뿐, 가트맨이 말하는 것과 비슷한 행동 유형의 부부의 이혼 가능성을 높인다고 제시한다.

유명인들을 보면 이혼 사유로 ‘성격 차이를 극복할 수 없다’라는 말을 자주 한다. 사실 이 말은 ‘싸움 방식을 충분히 개발하지 못했다’라고 해야 더 정확한 말이 될 것이다. 우리는 모두 극복할 수 없을 만큼 서로 다르다. 그러니 무엇이 다르고, 어떻게 다른지 찾아내야 한다.


싸울 때는 정정당당하게


심리학자이자 치료사인 스탠 탯킨은 PACT라는 부부 치료 기법을 개발하고 뇌의 사랑에 관한 다수의 책을 썼다. 그는 사람들이 건설적인 방식으로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는 이유가 딱 세가지라고 말한다.


첫째, 인간은 표현력이 좋지 못하다.
둘째, 인간의 인식은 완벽하지 않다.
셋째, 인간은 기억력이 좋지 않다.


그의 말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의 의사소통 능력과 기억력, 이해력을 너무 믿기 때문에 이혼한다. “우리의 대화 능력과 기억력, 인지력은 대단히 불완전해요. 이런 불완전한 능력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사고가 얼마나 오류에 빠지기 쉽고, 잘못된 판단을 내리기 쉬운지 안다면, 많은 사람이 이혼한 것을 후회할 겁니다.

부부싸움이 종합격투기가 아닌, 레슬매니아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상대를 실제로 다치게 하지 않으면서 결론에 이르는 싸움은 어떻게 다를까? 첫 번째 힌트는 시작하는 말에 유의하는 것이다. ‘상대’를 지칭하는 말로 시작하는 건 좋지 않다. 더 안좋은 건 “당신은 항상-“ 혹은 “당신은 늘-“로 시작하는 경우다.

이런 말은 상대를 비난하기만 할 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그런 말들은 실제로 문제가 되는 행위보다 사람에 초점이 맞춰진다. 나와 인생을 함께하는 사람이 내게서 모욕을 받거나 상처를 받았다고 느끼면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생각이 별로 들지 않을 것이다. 부부싸움의 기본 원칙 중 하나는 문제가 있을 때 상대가 아닌 ‘나’의 관점에서 표현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양말 좀 치워주면 좋겠는데. “ “얼마 전부터 좀이상한 냄새가 나는 것 같아. 자기는 어때?”

긴 전쟁에서 이득을 보는 나라는 없다
-손자병법-

잘 싸우기가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종종 내가 옳다고 느끼는 일들이 사실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상대가 알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이 책을 준비하는 동안 만나본, 혹은 살펴본 거의 모든 상담사는 ‘간결함’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핵심만 말하고 빨리 끝내는 것이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여성심리와 관계 연구로 유명한 해리엇 러너는 “감정과 관련된 문제를 다룰 때 말이 길어질수록 상대가 더 빨리 귀를 닫는다”라고 말한다.

테렌스 리얼은 배우자에게 문제를 제기할때 사용할 수 있는
‘피드백의 바퀴(Feedback Wheel)라는 재밌는 3단계 전략을 소개했다.

1단계: 배우자가 내 말을 들어줄 수 있는 상태인지 물어본다. 당연한 말로 들리겠지만, 그만큼 꼭 필요한 절차이다.
2단계: 배우자에 대한 사랑을 표현한다.
3단계: 다음 네 가지를 말한다.


1. 내가 본 것이나 들은 것 중 문제라고 생각되는 것을 말한다. “당신이 이러이러했어”라고 말하지 말고, “내가 이러이러한것을 봤어”라고 말한다.

2. 본 것(혹은 들은 것)에 대한 결과라고 내가 생각한 것을 말한다. “그래서 이러이러한 결과가 나타났어”라는 식으로 표현한다. 즉 , 추측이 아닌 내가 받은 인상만 말한다.

3. 그래서 어떤 기분인지 말한다.
 
4. 다음번에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말한다.

거기까지만 하고 끝내는 것이 좋다. 결론에 연연하지 말고 어쨌든 내 말을 잘 들어주어서 고맙다고 말하고 끝내자. 문제를 더 확대해서는 안 된다.



여기서 내가 생각한 중요한 점은 “배우자가 내 말을 들어줄 수 있는 상태인지 물어본다”
즉 상대방이 내 말을 잘 들어줄 수 없는 상태에서는 아무리 좋은 방법을 가져온들 효과가 떨어질 것 같다. 책에서도 운전 중일때는 배우자와 문제를 해결하기에 좋지않다고 한다.

부부가 서로에게 칼을 뽑기에 좋지 않은 또 다른 상황은 운전 중일 때이다. 사실 십 대 아이들과 민감한 문제로 이야기를 나눌 때 적당한 곳 중 하나로 한동안 추천되던 곳이 차 안이었다.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와 비슷한 이유로 운전 중일 때는 배우자와 문제를 해결하기에 좋지 않다. 무엇보다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운전 중일 테고, 운전하는 사람의 뇌의 상당 부분을 이미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감정적인 문제로 논쟁을 벌이는 일 또한 정신적 에너지를 많이 사용한다. 따라서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기관이 제 기능을 발휘하기 힘들다. 그런데 치료사들의 말에 따르면 더 큰 문제가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시각적인 면에서
거의 장애인이 된다는 겁니다.

운전 중인 사람은 대화하는 상대방의 얼굴을 볼 수 없다. 자신이 하는 말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인식할 수 없고, 옆 사람이 어떤 기분인지 알 수 없으며, 단지 듣기만 할 수 있다.


게다가 우리 몸의 해부학적 문제도 있다.  탯킨은 그것을 이렇게 설명한다. “우리 뇌에 있는 편도체는 두려움을 인지하는 기능을 하는데, 말하는 사람의 얼굴 옆면을 볼 때 훨씬 더 빠르게 움직입니다. 따라서 내 앞에 있는 사람보다 옆에 있는 사람에게서 위협을 느끼기 쉽죠.”

비슷한 이유로 문자나 전화로 싸우는 것 역시 바보 같은 짓이다. 우선 전화로 싸우다 보면 주변 상황을 의식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사람들로 가득한 상점 한복판에서 갑자기 소리를 지르는 사람이 될 수 있다. 문자도 마찬가지다.

배우자와의 싸움은 얼굴을 보고 하는 편이 좋다. 그리고 마주 보는 것이 좋다. 사랑하는 사람과 싸우는 방식이 전쟁에서 적들과 싸우는 방식과 같을 수는 없다.


아이들 문제로 아이들 앞에서
논쟁을 벌일 경우 일관성이 중요!!


원칙적으로는 부모가 싸우는 모습을 보여도 괜찮다. 규칙에 따른 공정한 싸움, ‘사람’이 아닌 ‘문제’에 초점을 맞춘 싸움,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는 싸움이라면, 그렇다. 오히려 아이들은 사랑하는 사람끼리 생각의 차이를 어떻게 조율하는지 보고 자라는 편이 좋다.

가령 한 연구 결과를 보면 이혼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은 나중에 이혼할 확률이 더 높은 데 그 이유 중 하나가 자라는 과정에서 싸움이 유익한 결과를 내는 방법을 본 적이 없어서인 것으로 밝혀졌다. 본능적인 방법 말고는 갈등을 해결하는 법을 배운 적이 없는 것이다.  

만약 아이들 앞에서 아이들 문제로 논쟁을 벌일 경우엔 정당성보다 일관성이 중요하다.


잘 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못했을때
사과하는 방법도 잘 알아야 한다.


어느 미국 연구진은 사과를 빨리 하는 것이 나중에 하는 것 보다 효과적인지 수학적으로 측정하는 연구를 시도했다.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강화 과정과 약화 과정의 합으로 로그함수를 해석한 결과, 용서에 영향을 주는 행동은, 문제가 발생한 후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즉 강화 과정이 아직 별로 진행되지 않은 시점에 개입될 때 가장 효과적이다.

기억과 망각이 학습 초기 과정에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것도 같은 이치다. 쉽게 말하면 ‘그렇다’는 것이다. 사과를 빨리하면, 기분 나쁜 감정이 단기기억에서 장기기억으로 넘어가지 않는다. 불만을 품었던 사람이 두고두고 속을 끓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사과에 관해 두 번째로 기억해야 할 것은 왜 사과하는지를 잊지 않는 것이다. 사과의 목적은 죄책감을 덜기 위함이 아니다. 또한, 상대방을 기분 좋게, 혹은 나쁘게, 혹은 입을 다물게 하기 위함도 아니다.


사과의 목적은 순수해야 한다. 따라서 내가 잘못한 부분을 정확히 사과하는 것이 좋다. ‘그런데 말이야’, ‘아니, 사실은’ 같은 말은 것붙이지 말자. 사과는 깔끔하게 하자. 변명은 금물이다.


그렇다면 사과한 뒤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상처받은 배우자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가장 좋은 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신뢰를 쌓아 다시 좋은 관계를 만드는 것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이 신뢰하는 사람을 더 쉽게 용서한다. 신뢰가 깨졌다면 잘못된 상황을 바로 잡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먼저 보여주고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교황과 결혼한 경우가 아니라면 곧바로 용서받기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용서를 강요할 수는 없다. 잘못을 저지를 사람은 상대의 마음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용서할지 말지는 상대가 정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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