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배구] V리그 첫 직관!

두근거렸던 첫 직관에 대하여

by 매듭달

도쿄 올림픽 이후에 계속해서 국내 여자 배구 리그, V리그를 챙겨보기 시작했다.

코로나로 인해 경기가 멈췄던, 21-22 시즌에 나는 계양체육관으로 첫 직관을 갔다.

22년 3월 2일 열린 홈팀 흥국생명과 원정팀 IBK 기업은행의 경기였다.


사실 축구와 야구 경기장 이외에 다른 스포츠 경기를 직관한 기억이.. 손에 꼽는다.

마지막으로 본 직관은 야구였는데, 먼 옛날 삼성이 한국 시리즈 우승하던 시절,

운좋게 얻은 티켓으로 난생처음 야구장에서 야구를 직관했었다.

그 경기 이후에 경기장에 가서 스포츠를 본 적이 없었다. 그게 마지막 직관이었다.

그랬던 내가 배구를 보러 계양으로 향했다.

TV로만 V리그를 보고 있었는데, 모든 사람들이 입을 모아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스포츠는 직관이 찐이야'

반드시 직관으로 그 경기를 즐겨야 스포츠를 온전히 즐길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아직 응원하는 팀 없이 V리그 경기들을 보고 있었기에,

흥국이 아직 계양체육관에 있던 시절, 김연경 선수가 잠시 중국에 있던 시절,

나는 그나마 집에서 가까운 계양 체육관으로 엄마 아빠와 함께 배구를 보러 갔다.

나의 V리그 첫 직관이었다.


실제로 들어선 배구 경기장은 생각보다 컸지만, 코트와의 거리는 생각보다 가까웠다.

비록 남는 자리는 2층 뿐이라 2층에서 봤지만, 그래도 큰 경기장 규모에 비해 코트와 가깝다고 느껴졌다.

중계 화면과 다르게 코트 전체를 한 눈에 볼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그렇게 나의 첫 직관이 시작되었다.


먼저 직관은 정말 재밌었다.

화면으로 봤을 때보다 랠리가 더 빠르게 진행됐고, 그래서 30분 정도 되는 한 세트가 진짜 금방 갔다.

그리고 수비하는 선수들을 보는 재미가 정말 쏠쏠했다.

도쿄올림픽에서도 수비하는 것이 정말 짜릿하고 재미있었는데, 이를 실제로 보니 응원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응원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선수들마다 득점 냈을 때 나오는 응원송이 재미있었다.


그리고 체육관은 생각보다 더웠다.

3월이면 봄이라고 할 수 있지만 아직은 추운 날씨였는데, 실내는 정말 더워서 반팔을 입어도 되는 정도였다.

당시에는 아직 코로나 시절이라 마스크를 하고 있었는데, 마스크가 답답하게 느껴질 정도의 더위였다.

실내 스포츠는 요렇게 덥구나.. 그래서 선수들도 민소매 유니폼 입고 있어도 땀을 흘리는 거구나.. 싶었다.

근데.. 그래서일까.. 배구 직관 다녀오자마자 난.. 코로나에 걸렸다.

첫 코로나였다. 첫 직관을 하고 첫 코로나를 얻었지만, 넘나 재미있고 짜릿하고 새로운 경험이었다.


암튼 여러 사람들의 말마따나 배구는 직관이 정말 찐이었다.

룰도 모르는 상태였는데, 왔다 갔다 하는 공만 보는데도 정말 재미있고

어떻게 해서든 수비를 해내는 공을 보는 재미도 상당했다.

한낱 공놀이에 불과하다지만,

그 공놀이를 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경기를 대하는냐에 따라 보는 재미가 더해졌다.

그리고 실제로는 180 가까이 되는 선수들이 멀리서 보니 작아보였는데,

퇴근길에 잠깐 본 선수들은 정말 컸다.

도올에서 봤던 김수지, 김희진, 표승주 선수들을 볼 수 있던 것도 좋았고,

빠르고 재미있는 배구를 실제로 보는 재미도 너무나 컸다.


사실 그 이후로 나는 직관을 정말 많이 다녔다.

25-26 시즌이 진행되고 있는 지금까지도 한 시즌에 그래도 10번 이상은 경기를 보러 간다.

대부분 내가 좋아하는 팀의 경기를 보러 가는 것이지만,

배구를 좋아하다보니 친해진 사람들과 그들이 응원하는 팀의 경기를 함께 보러 가기도 한다.

직관을 다니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배구는 정말 직관이 찐이다.

가까이에서 들리는 선수들의 기합 소리, 서로에게 이야기하는 콜싸인,

강한 공격으로 공을 때리는 소리 등을 직접 들으면 마치 내가 경기를 뛰는 듯 두근거린다.

그리고 못잡을 것 같은 공을 어떻게 해서든 뛰어가 잡을 때,

너무나 완벽한 블로킹으로 상대의 공격을 저지할 때,

저 먼 곳에서 공격수를 향해 세터가 공을 올려줄 때,

나도 함께 짜릿해지고 그 순간만큼은 모두가 그 경기에 집중하는 그 에너지가 느껴진다.

그리고 다함께 선수들을 향해 큰 소리로 목소리를 한 데 모아 응원한다는 것이 정말 재밌다.

이래서 다들 직관을 가라고 했구나.


이런 직관의 재미를 깨닫게 되었을 때,

나도 그들과 함께 뛰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을 때, 도저히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되겠다, 나도 배구 하고 싶어졌다. 나도 배구 해야겠다'

그렇게 나는 배구라는 스포츠를 완전히 내 삶에 아주 깊숙하게 들여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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