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잘러' 프로젝트
헐크, 엑스맨, 스파이더맨 등 당시 독자의 사랑을 받은 만화 주인공을 탄생시킨 브랜드는 환호를 받고 있었음에도 망했다. 만화책으로 시작하여 성장세를 달리던 마블은 90년대 초 쇠퇴하고 있던 만화책의 산업을 파악하지 못하고 오히려 가격을 인상해 문제를 악화시켰다. 경영진은 시장맥락을 파악하지 못했다. 마블은 경영진의 판단 실패로 1996년 12월 27일 파산을 신청했다. 그 후 2000년에 들어서자 손실이 1억 500만 달러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그들이 실패를 만회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영화관에서 아이언맨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곤경에 처한 마블은 어떻게 성공했을까?
속도는 사업에서 새 화폐다. 따라가지 못하면 뒤처질 위험에 빠진다.
-책 <그로스 아이큐>
마블은 자사 브랜드의 가치가 만화책이 아닌 만화책에 등장하는 캐릭터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지금은 당연하게 들리지만 그 당시 만화책으로 성장하여 팬층을 보유한 마블은 캐릭터의 가치를 깨닫는 데까지 시간이 걸렸다. 그 후 장난감 제조사인 토이 비즈와 합병하면서 파산을 종결할 수 있었다. 새 출발 후에도 몇 년 동안 적자를 기록했지만, 마블은 제품을 만화책이 아닌 캐릭터에 집중하는 제품 다각화, 확장 전략을 사용하여 성장궤도로 다시 오를 비전을 품고 있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마블은 캐릭터를 ‘영화’라는 수단을 활용해 성공했다. 하지만 영화를 만들기 전 마블의 상황은 매우 암울했다. 1998년 한 지역에서 마블 마니아 테마 레스토랑을 열었지만 1년 만에 폐업했고, CD-ROM과 트레이딩 카드를 출시하려는 계획은 무산됐다. 계획했을 때와는 시장의 맥락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캐릭터를 내건 제품 경로를 추진해야 했다. 그렇게 영화 제작사와 손잡아 탄생한 게 우리가 아는 스파이더맨, 엑스맨, 블레이드이다. 파산 후에 브랜드 가치를 파악하고, 시장 맥락을 깨달아 영화로 제품 경로를 추진한 것은 참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하지만 또 문제가 있었다.
어째서 마블은 끊임없이 자사의 최고 자산을 형편없는 가격으로 다른 기업에 넘길까?
-기업 자문가, 데이비드 메이셀
20세기 폭스, 소니와 체결한 판권 거래로 엄청난 수익이 영화 제작사로 돌아갔다. <블레이드>는 흥행에 큰 성공을 하지 못했지만 <엑스맨>은 슈퍼히어로 영화 시대를 다시 열었고, <스파이더맨>은 총 4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블레이드>는 미국 극장에서 7,000만 달러의 수익을 거두었지만 마블이 받은 돈은 정액제로 2만 5,000달러였다. <엑스맨> 또한 정액제에 따라 같은 금액을 받았다. 아이디어는 훌륭했지만 제휴기업에 농장을 내준 셈이다.
마블은 이 참담한 결과를 안고 위기 상황을 이겨낼 해결책을 찾아야 했다. 수천 개의 캐릭터와 각본을 핵심자산으로 가지고 있으면서도 왜 이렇게 실패할까? 연속된 실패에도 마블은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 직접 영화 제작사를 만들어야 했고, 부족한 재정으로 인해 ‘어벤져스’를 포함한 매우 소중한 캐릭터 10개의 판권을 담보로 7년 기간 동안 5억 2,500만 달러를 대출받았다. 이렇게 해서 마블 스튜디오가 탄생했다.
빚으로 지어진 마블 스튜디오는 작품을 신중하게 선택해야 했다. 영화가 실패하면 마블은 영원히 사라질 위험에 처해있었기 때문이다. 전에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적 없는 캐릭터를 등장 시켜 첫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그에 해당하는 캐릭터는 아이언맨이었고 그 뒤에 전개된 이야기는 잘 알려진 대로다. 마블은 2008년 <아이언맨>을 개봉 시켜 5억 8,500만 달러가 넘는 수익을 거두었다. 역대 최고 흥행작 중 하나가 되었고, 그 후에도 아이언맨 프랜차이즈는 전 세계에서 25억 달러에 가까운 수익을 거두고 있다.
1. 시장 맥락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해 파산을 신청했던 마블은 포기하지 않고 제품의 가치를 찾으려 노력했다.
제품의 가치가 만화책이 아닌 캐릭터임을 알고도 잘못된 매체 선택(레스토랑, 영화 제작사 등)으로 실패했다. 이런 실패에도 두려워하지 않고 마블은 캐릭터가 가진 자산을 믿고 마블 스튜디오를 탄생시켰다. 힘든 시기를 헤쳐나갈 용기를 갖추었고 기업의 가치를 믿었다.
2. 고객이 당신 기업의 브랜드와 제품을 좋아하는 이유, 당신 기업에 기꺼이 돈을 쓰고 싶어 하는 이유를 알아야 한다.
투자할 곳을 결정할 때 이러한 점을 무시한다면 위험은 오로지 기업의 몫이다. 마블은 파산을 선언한 지 11년, 죽음의 문 앞에 선 지 불과 9년 만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기업의 대열에 들어갔다. 2009년 월트 디즈니는 40억 달러 이상을 지불하고 마블을 인수했다. 2017년 디즈니는 폭스를 인수했는데 마블 유니버스의 확장 가능성을 알려준 징후다.
참고 : 책 <GROWTH I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