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잘러' 프로젝트
요즘 날이 지날수록 옷이 얇아지면서 시원한 아이스크림이 먹고싶다. 깊은 맛을 내는 비싼 아이스크림들도 좋지만, 뉴트로가 트랜드인 만큼 빠삐코와 스크류바가 먼저 생각난다. 더울수록 시원한 그 맛! 텔레비전 속 원시인 밴드가 부르는 빠삐코 송은 머리가 아닌 입이 기억한다. 또 삥삥 돌렸네하는 스크류바는 어떤가. 지금 한 입 베어 물고 싶다.
더울수록 시원해지려 먹는 빠삐코, 봄만 되면 봄바람 휘날리며 생각나는 버스커버스커의 벚꽃 엔딩, 아침 식사로 먹으면 호랑이 기운이 샘솟는 콘푸로스트 등 문구가 먼저 생각나는 이 광고 전략은 어떻게 탄생하게 됐을까? 제품과 아이디어가 연결되는 기발한 마케팅 전략들이 우리 주변에 많이 존재한다. 사람들에게 오래 기억되고 싶다면 계기를 만들어내야 한다!
1986년 미국의 킷캣은 CM송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우리가 아는 <YMCA> 송도 키캣 송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닐 정도라니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하지만 2007년 킷캣은 20년이 넘은 데다 그전의 명성은 잃은 지 오래였다. 세상에 더 다양하고 맛있는 초콜릿 브랜드가 생겨난 것이다. 그 후 킷캣은 CM송 말고도 다른 광고를 시도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그들은 고객들에게 다시 킷캣을 떠올리게 만드는 것이 절실히 필요했다.
킷캣의 브랜드를 살리는 임무를 맡은 콜런은 일단 시장조사에 착수했다. 먼저 사람들이 실제로 킷캣을 언제 먹는지 확인해보았다. 두 가지 응답이 나왔다. 휴식을 취할 때 간식으로 먹는 경우와 뜨거운 음료를 마실 때 함께 곁들여 먹는 경우였다. 바로 그 순간 콜런은 킷캣과 커피를 하나로 연결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고 광고로 적용했다.
광고에는 ‘킷캣을 먹을 때는 커피, 커피를 마실 때는 킷캣’이라는 식의 조합을 반복적으로 강조했다. 광고로 인해 인지도가 부쩍 높아진 킷캣은 광고 시작 무렵 3억 달러 규모의 브랜드에서 5억 달러로 성장했다.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를 생각해보면 사람들의 머릿속에 킷캣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건 당연한 결과였다.
한 맥주 광고가 있다. 두 남자가 야구 방송을 틀어놓고 버드와이저를 마시면서 전화 통화를 한다. 이때 한 친구가 방문하자 남자는 ‘왓섭(어쩐 일이야?)’하며 그를 반긴다. 그러자 수화기 너머로 상대방 친구도 ‘왓섭’하고 외친다. 이런 식으로 버드와이저를 마시는 남자들이 끊임없이 ‘왓섭’을 외친다.
이 광고는 시장 맥락을 잘 고려한 광고이다. ‘왓섭’은 광고 당시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인사말이었다. 친구에게 건네는 인사말 자체가 버드와이저를 떠올리게 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오늘 광고를 접하더라도 며칠이 지난 뒤에야 쇼핑을 하기 마련이다.
그때 해당 광고를 떠올릴 계기가 없으면 광고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책 <컨테이저스 전략적 입소문>
킷캣을 언제 많이 먹을까? 조사 결과 휴식 시간과 뜨거운 음료를 마실 때였다. 연상 작용이 일어나려면 소비자들이 자주 접하는 것이 필요했다. 휴식을 뜻하는 ‘브레이크’도 킷캣과 잘 맞아떨어져 보이지만 더 구체적인 계기가 필요했다. 커피는 주변에서 자주 접하는 것은 물론 어떤 사람은 하루에도 여러 잔의 커피를 마신다.‘휴식’이 아닌 ‘커피’를 연결한 건 매출 신장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실제로 이렇게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제품과 연관시키는 것은 마케팅 전략에서 매우 중요하다. 매장의 입소문을 내고 싶었던 보스턴 마켓의 사례를 알아보자. 이 매장, 보스턴마켓은 집에서 자주 먹는 통닭구이나 으깬 감자 같은 요리를 파는 음식점으로 점심 시간대를 공략했다. 6주에 걸쳐 두 그룹의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다르게 알렸다.
“저녁을 어디서 먹을까 고민하세요? 보스턴 마켓은 어떨까요.”
“식사할 곳을 찾으세요? 보스턴 마켓은 어떨까요”
그런 다음 두 집단이 보스턴 마켓에 대해 언급하는 횟수를 비교해보았다. 결과는 ‘져녁’과 매장을 연결한 메시지를 접하게 된 후로 입소문이 20퍼센트나 증가했다. ‘식사’할 곳이라는 포괄적인 메시지에는 매출에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비슷한 예로 대성공을 거둔 맥주 광고 문구인 “주말은 미첼롭을 위한 시간입니다”는 원래 “휴일은 미첼롭을 위한 시간입니다”였다. 공휴일은 자주 발생하는 자극이 아니다. 미첼롭은 광고 효과가 미미하다는 걸 깨닫고 ‘휴일’을 ‘주말’로 문구를 바꾼 뒤 큰 호응을 얻었다.
사람들은 머릿속에 쉽게 떠오르는 것을 공유한다.
-책 <컨테이저스 전략적 입소문>
첫 번째는 설득력이 강해진다.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이미 광고 메시지가 주입되어있다. 커피숍 계산대 위에 킷캣이 같이 있으면 아무런 의심없이 구매를 하게 된다. 커피엔 킷캣이고 킷캣에는 커피니까. 저녁을 먹고 싶을 때 근처에 보스턴 마켓이 있다면 고민 없이 식사를 하러 간다. 계기를 만든다는 건 설득력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또한 정확하게 고객을 겨냥할 수 있다. 보통의 광고는 최대 다수의 관심 고객을 공략하려 한다. 하지만 계기가 존재하는 광고는 저녁을 먹는 사람, 주말을 즐기고 있는 사람 등 특정 사람을 공략한다. 이런 광고가 입에 오르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관심 있는 주변 사람들에게 전하기 마련이다.
- 고객이 어느 시점에, 어떤 장소에서 그 제품을 찾으면 좋을지 생각해야 한다.
- 연관성이 없으면 조성해야 한다. 킷캣과 커피도 전혀 연관성이 없음을 기억하라. 당시 유행하는 인사말과 연결한 버드와이저를 떠올려라.
- 구체적이어야 고객의 입에 지속해서 올릴 수 있다. 식사보단 저녁이, 휴일보단 주말이, 휴식보단 커피가 입소문을 유발한다.
참고 : 책 <컨테이저스 전략적 입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