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을 나로서 이행하는 것.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조용히 피어오르는 기쁨. 하지만 그 기쁨에는 이상하리만치 또렷한 두려움이 함께 묻어난다. 낯선 세계가 내 앞에 놓였을 때, 설레면서도 뒷걸음질 치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두 감정은 서로를 밀어내지 않는다. 오히려 꼭 맞잡은 손처럼 끌어당긴다. 어쩌면 도전이란, 그런 양가의 감정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일일지도 모른다.
새로움을 마주한다는 것은 단지 무언가 처음이란 이유만으로 특별해지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과거로부터 물려받은 안락함, 익숙함, 내가 이미 알고 있다고 믿는 나 자신으로부터 조금씩 멀어지는 일이다. 그 단절은 무섭다. 내가 알던 세계가 사라지는 것처럼 느껴지니까. 그러나 동시에 설렌다. 그 끝이 어디인지 아무도 모른다는 점에서, 우리는 그 두려움 안에 숨겨진 가능성을 직감한다. 어쩌면 그 가능성이야말로 우리를 다시 뛰게 만드는 진짜 이유일 것이다.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우리는 새로움에 대한 본능적인 갈망을 안고 살아간다. 그러나 그 갈망은 늘 현실이라는 껍질에 눌려 숨죽인 채로 존재한다. 괜찮은 지금이라는 위장된 안정 속에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새로움을 뒤로 미뤄왔던가. 그럼에도 어느 순간 우리는 피할 수 없는 듯, 그 너머로 걸어 들어간다. 낯선 길 위에 서서, 다시 묻는다. “이게 맞는 걸까? 이 길 끝엔 무엇이 있을까?”
새로운 환경은 말 그대로 낯설다. 그 낯섦은 생각보다 오래 머문다. 발끝이 머뭇거리고, 나의 언어가 타인의 질서와 엇갈릴 때, 나는 나 자신조차 어색해진다. 그럴 때면 다시 돌아가고 싶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그 고요한 어색함 속에서, 묘한 힘이 피어난다. 익숙한 껍질을 찢고 나오는, 느리지만 확실한 재탄생.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은 그 힘을 실감할 때, 변화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사실 매 순간 새로워지고 있다. 지금 이 찰나에도, 우리의 신경은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반응하고, 피부는 다른 공기를 감지한다. 우리의 감정, 생각, 몸. 모두는 그 전의 우리가 아니다. 변화는 거창하게 찾아오지 않는다. 그것은 너무도 사소하게, 그러나 분명하게 우리 안을 관통한다. 그리고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우리는 도전을 거부할 수 없게 된다. 도전은 거창한 무언가가 아니다. 그것은 단지 지금의 나를 정확히 인식하고, 그 인식 위에서 또 다른 나를 허락하는 일일 뿐이다.
다시 말하자면, 그 힘을 나로서 이행하는 것이다.
새로움은 거창한 비약이 아니라, 흐름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그러므로 도전이란 단어를 두려움의 이미지로만 가두지 않아도 된다. 그것은 더 이상 특별한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 모두의 본성이다. 살아 있다는 사실 그 자체가 새로움이며, 우리는 그 위에 서 있다.
그리하여 어느 날, 우리는 조용히 뒤를 돌아보게 된다. 스스로를 끌어냈던 그 첫걸음. 망설이며 내디뎠지만, 묘하게도 그 순간 본인 자신을 가장 깊이 바라보지 않았을까. ‘이게 될까? 정말 맞는 선택일까?’ 스스로에게 던졌던 그 순간에도 본인의 가능성을 믿었으리라. 그리고 이는 깊은 곳에 숨겨진 본인을 지긋이 응시했기에 가능한 것.
가능성이라는 그 믿음은 작지만 단단하게 가슴속에 머물러 있다. 그러니 지금 이 순간, 마음껏 떨려도 좋다. 낯섦 앞에서 멈칫거려도 괜찮다. 그 감정은 삶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가장 진실한 신호다. 기꺼이 불안해하며, 조심스럽게 나아가는 그 걸음 하나가 결국 우리를 새롭게 만든다. 그러므로 지금 두려워하는 당신, 그 자체로 충분히 의미 있고, 아름답다.
그러니 지금, 낯선 길 앞에 서 있는 당신. 망설이고 있다면, 그것은 당신이 진지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인 것을. 두려움을 안고서도 걸어가는 당신의 발걸음은, 누구보다 단단하다.
새로운 환경, 새로운 나, 새로운 삶.
그 모든 것 앞에서 여전히 흔들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당신.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워지는 당신.
그대는 참 자랑스러운 존재다.
지금도 새로워지고, 지금도 도전하는 모든 이들께.
이 글을 바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