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바람이 분다.
어느새 짙어진 하늘 아래, 저마다 다른 모양의 순백 구름들이 느릿하게 흘러간다.
바람결에 실려 유영하는 그 구름들은 한없이 자유로워 보인다.
나는 가만히 그들을 바라본다.
혹시 저 구름도 누군가의 그리움에서 태어난 건 아닐까.
누군가의 오래된 바람, 말끝에 맴돌던 숨결이 구름이 되어 이곳까지 흘러온 건 아닐까.
조심스레, 나도 숨을 내쉰다.
나의 그리움도 바람을 타고 임에게 닿기를 바란다.
그 순간, 구름은 나의 헤르메스가 되어 하늘을 건넌다.
날아가기를, 날아가기를.
저 멀리 어딘가에서, 임의 구름도 이쪽으로 날아오기를.
바람 속을 헤매다 결국 내 하늘에 머물러주기를.
같은 하늘 아래, 나는 또다시 숨결을 내뱉어본다.
그리움은 말이 되지 못한 채, 바람에 실려 흘러간다.
언젠가, 서로의 구름이 하늘 어딘가에서 포개지기를.
그 순간, 침묵이 닿는 마음이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