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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정세이스트 Dec 27. 2021

[엄마, 서울은 왜 이래?] 출간 예정

제 첫 독립출판 에세이가 곧 출간됩니다!


올해 6월,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해 보기로 했습니다. 이는 바로 '독립출판'이었죠. 독립출판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기성 출판과는 차이가 좀 있습니다. 작가가 책의 기획부터, 원고 작성, 표지·내지 디자인, 교정·교열, 인쇄 의뢰, 독립서점 유통, 홍보까지 이 모든 것을 혼자서 해내야 하죠. 쉽지 않을 것을 직감했지만, 그래도 한 번 해보기로 했습니다. 인생에서 정말 재미있고 소중한 경험이 될 것 같더라고요.



열정을 무기로 도전한 독립출판은 역시나 쉽지 않았습니다.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버거웠어요. 회사 일과 병행하면서 하려니 더더욱 쉽지 않았죠. 출근해서 모든 에너지를 쏟고 집으로 돌아오면 곧바로 기절하기 바빴으니까요. 그래서 매일 퇴근 후에 곧장 집으로 가지 않고 집 근처의 카페에 갔습니다. 저녁 6시 반부터 9시까지, 카페 구석에 앉아 원고를 쓰고 또 쓰고를 계속 반복했죠. 고단한 나날이었습니다. 반년 동안 원 없이 자본 적도 없고 매일 피로에 맞서 싸워야 했어요. 하지만 좋아서 시작한 일이기에 매일 마음을 다잡고 스스로를 달래며, 힘을 냈습니다.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던 원고는 5개월이 지나서야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욕심이 많은 사람이라 원고를 정말 수십 번은 고쳤죠. '어떻게 하면 좀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을까?' 연구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고요. 덕분에 관련 에세이 수업도 참 많이 들었네요.


원고를 마무리하니 큰 산이 남아 있었어요. 표지 디자인은 도저히 혼자서 해 낼 자신이 없어서 전문 디자이너님께 의뢰를 했지만, 내지는 그럴 수가 없었어요. 아무래도 자본이 한정적이었으니까요. 내지 디자인까지 의뢰했다가는 불어나는 비용을 감당할 수 없었기에 직접 인디자인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이 역시 쉽지 않았습니다. 포토샵은 기본적인 툴을 다룰 수준은 되지만, 인디자인은 전혀 딴판이었어요. 처음부터 막막해서 한숨이 나오고, 며칠 동안 악몽에 시달릴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았죠. 하지만 별 수 없기에, 친한 작가님이 추천해 주신 인디자인 프로그램 책을 보며 하나씩 작업을 해나갔습니다.

프로 디자이너들처럼 내지를 예쁘게 꾸밀 수는 없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독자들이 텍스트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구성을 잡아갔죠. 결국 사투 끝에 내지 디자인 작업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습니다.


아, 저는 이번 독립출판 작업을 진행하면서 사업자등록도 하여 1인 출판사를 설립했어요. 출판사명은 '유정북스' 제 이름에서 따왔답니다. 다행히 회사가 점심시간이 긴 편이라, 이를 이용하여 구청과 세무서에 왔다 갔다 하면서 무사히 발급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출판사 등록 및 사업자등록증 발급이 완료되면 책의 이름과 다름없는 ISBN이라는 국제표준도서번호를 받을 수 있어요. 책에 바코드를 넣을 수 있는 거죠.


원고 및 디자인 작업이 끝났으면 이제 가제본을 뽑아볼 차례입니다. 본 인쇄로 들어가기 전에 테스트를 해보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저는 충무로에 위치한 '태산인디고'에서 가제본을 진행했어요. 표지 재질만 다르게 총 3부를 샘플로 인쇄해 보았는데요! 개인적으로 반누보가 제일 마음에 들더라고요. 내구성도 좋고 촉감도 다른 종이들에 비해서 훨씬 좋고요. 내지는 백색 & 미색 모조지 100g로 샘플 뽑아봤는데, 아무래도 텍스트 위주인 책이니 미색 모조지가 더 좋더라고요. 눈도 편안하고요.


태산인디고에서 출력한 샘플책을 가지고 500부 본인쇄를 진행할 세종 C&P를 방문했어요. 친분이 있는 작가님 추천을 받아서 가게 된 곳인데, 다른 곳보다 견적도 훨씬 싸고 상담도 잘해주시더라고요. 무엇보다 세종 C&P 사장님께서 독립출판 작가들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셨어요. 모르는 부분도 하나 하나 세심하게 알려주시고, 팁도 많이 주셨답니다.

대량 인쇄는 주로 '옵셋'으로 하는게 가격이 저렴한데요. 사장님과 상담을 하던 도중, 반누보는 수입지라서 권당 단가가 너무 뛰더라고요. 그렇다고 모조지로 하기에는 100% 제 마음에 들지 않았고요. 오랜 상담 끝에 결국 랑데뷰 울트라 화이트 210g으로 진행하기로 했어요. 제 책 사양에서 가격 대비 제일 괜찮은 종이였으니까요.


선금을 먼저 입금해 드리고, 인쇄소를 나서는 순간 '이제 정말  왔다' 생각에 하마터면 다리에 힘이  풀릴 뻔했어요. 반년 동안 정말 혼자서 전전긍긍하며, 고생을 많이 했는데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더군요.

반년에 걸친 대장정! 이제 진짜 끝이 보입니다. 2022 1 4일이면 500 인쇄가 완료되고, 순차적으로 독립서점  온라인 스토어에 입고될 예정이에요. 빨리 책이 나와서, 많은 독자님들께 저의 글을 전할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혼자 독립출판을 준비하면서, 어려움에 부딪힐 때마다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젠 제가 받은 도움을 독립출판을 시작하는 분들께 돌려드리고 싶어요. 혹시 혼자서 준비하다가 막막한 부분이 있다면, 궁금한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 메일 (dbwjd8981@naver.com)으로 문의해 주세요. 제가 도와드릴  있는 부분 내에서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

1 4 출간 예정인 저의  독립출판 에세이 

「엄마, 서울은 왜 이래」많은 기대 부탁드리며,

입고가 완료되는 대로 소식 또 전하러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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