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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정세이스트 Feb 22. 2022

독립출판을 통해 내가 얻은 것 1

감사한 일이다. 책이 잘 팔린다. 벌써 4차 입고까지 진행된 독립서점도 있다. 심지어 오늘은 늘 10권만 입고 요청을 했던 독립서점에서 무려 30권을 급히 넣어달라며 메일이 왔다. 해당 독립서점 담당자님께서는 "주문이 폭증하고 있습니다"라는 말까지 남겨주셨다. 놀라운 일이었다. 언제쯤 입고가 가능하겠냐는 그분의 질문에 "당장 퇴근하고 바로 가져다드리겠습니다"라고 답하고 한껏 놀란 마음을 진정시켰다. 

이렇게 책이 지속해서 판매되는 것만큼이나 감사한 일이 또 있다. 아니 어쩌면 잘 팔리는 것보다 훨씬 더 영광인 일이 있다. 바로 진정으로 나를 응원해 주고 생각해 주는 독자님들이 생겼다는 것이다. 인스타그램 DM 기능을 그렇게 즐겨 사용하지 않던 난, 계속해서 DM을 들여다보는 사람이 되고야 말았다. 책을 읽은 독자님들이 DM을 통해 후기를 남겨주시고, 인사를 건네주시기 때문이다. 




얼마나 정성스럽게 후기를 남겨주시는지, 어떤 날은 혼자 읽다가 차오르는 감사함에 혼자 운 적도 있다. 너무 유난이라고 생각해도 어쩔 수 없다. 반 년 동안 고생 끝에 만든 내 책을 정말이지 몰입해서 읽어주시고, 후기까지 전해 주시는 분들을 보면 감격에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가 없다. 코로나19만 아니었더라면, 모두 직접 만나서 커피 한 잔이라도 사드리고 싶을 정도로, 아니 식사 한 끼라도 대접하고 싶을 정도로 감사하다. 


표현력이 풍부한 사람은 아니라, 막상 느낀 감사함에 비해 엄청단 답장을 해드리지는 못한다. 다소 멋없는 답장에도 "작가님, 다음 책은 언제 나오시나요?", "작가님, 저도 작가님처럼 책을 쓰고 싶어요!", "작가님은 도대체 어떻게 이런 책을 쓰실 수 있었나요?", "최근에 읽었던 책 중에 제일 재미있었어요!", "책이 어떻게 이렇게 술술 읽히나요? 저 앉은 자리에서 1시간 만에 다 읽었어요!"라고 칭찬 세례와 용기를 북돋아 주시는 독자분들에게 그저 감사할 뿐이다. 

항상 생각한다. 이 감사함을 무엇으로 갚아야 할지. 활발한 연락을 통해 조금 친분이 생긴 독자님들에게 이렇게 물은 적이 있었다. 그랬더니 그 분들은 앞으로 더 좋은 작품을 만들어 내시는 것이면 충분하다고 입을 모으셨다. 옳은 말씀이다. 작가를 응원해 주는 독자분들에게 전작보다 더 매력있고, 유쾌하고, 술술 읽히는 새로운 작품으로 보답하는 것만큼 적합한 것이 또 있겠는가. 

그래서 오늘도 점심시간을 쪼개어 원고의 세계로 뛰어든다. 현재 2권의 독립출판물 원고 작업을 동시에 진행 중이다. 많이 힘들지만, 그래도 잘 해내고 싶다. 항상 나를 응원해 주시는 독자님들에게 한유정 작가표 새로운 독립출판물을 어서 안겨드리고 싶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보답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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