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옥상에서 찍는 별 사진.
별 사진의 별은 눈으로 보는 것보다 더 많이 보인다.
옥상에 올라가서 첫 별 사진을 찍었다.
장비는 소니 미러리스 a6000에 2만 원짜리 호루스벤누 미니 삼각대뿐이었다.
구름도 많았고 바람도 불었지만 처음인데 뭘 알았을까. 무작정 감으로 매만지며 찍었다.
시행착오를 거듭한 결과 이 날 밤 2시경 옥상에서 F3.5 셔터스피드 15초 ISO 3200 이 가장 잘 찍히는 듯했다.
셔터를 누를 때의 떨림도 영향이 커서 2초 정도 타이머를 맞춰놨다.
나중에 찾아본 결과 조리개를 좀 더 조이고 ISO를 높여 찍은 후 노이즈는 나중에 보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한다.
별 사진의 별은 눈으로 보는 것보다 더 많이 보인다.
우리가 흔히 보는 아름다운 은하수 사진은 사실 육안으로는 볼 수 없는 것이었다.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도,
윤동주의 별 헤는 밤도 그랬을까.
밤하늘을 보며 보이지 않는 것을 보았을까.
유희와 상상을 즐기는 인간,
이상을 꿈꿀 줄 아는 사람은 분명
밤하늘 이 검은 도화지에 빛나는 것을 가득 채워 넣고 싶어 견딜 수 없었을 것이다.
사람이 없어도 사람이 느껴지는 사진이 있다.
보이지 않는 별을 볼 수 있는 사람들처럼
사람이 없어도 사람이 느껴지는 사진이 있다.
별을 찍어도 풍경이 보이고
풍경에 사람이 느껴지는 사진.
교수님은 우석이 형의 달 사진을 보고
찍은 사람의 감수성이 궁금해지는 사진이라고 했었다.
이 별을 너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별빛과 같은 편지를 보내고 싶었다.
몇 억 광년을 지나와
그때의 빛을 전해주는 별들처럼
별을 바라보는 지금의 마음이
떠오르는 사진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