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호기심과 허영심 그 사이 어딘가
”어쩌다 가기로 하게 된 거야? “
유학을 간다고 말했을 때 축하와 함께 가장 많이들 물어본 질문이다.
자기 계발과 커리어 개발에 대한 고민이 모두의 고민인 여의도에서 한 번씩은 많이들 유학을 고민하다 보니 궁금해하는 것 같다.
질문은 하나인데 대답은 매번 조금씩 다르게 했던 것 같다.
거짓말이라기보다는 모두가 맞는 답이고 하나로 특정하기가 어려웠던 것 같아서 그 순간에 떠오르는 말로 넘어가려고 했던 것 같다.
“어릴 때부터 외국에서 공부를 해보고 싶었어요”
“주변 보니깐 저 정도 경력에서 많이들 가더라고요”
“쉬려고요..”
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중에서 하나를 뽑자면 궁금증이 가장 컸던 것 같다.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을 것 같다.
금융이 우리나라보다 발달한 미국에 있는 금융인들은 지금 어떤 고민들을 하고 있는지, 어떤 금융 구조를 개발하고 있으며 그중에서 우리나라에 적용할 수 있는 것들이 있을지.
부동산 개발에 있어서는 규제나 정책들이 우리나라와 어떻게 다른지. 우리가 당연하다고 받아들이는 것들이 그들에게는 어떤지.
일 외적으로는 그냥 그 미국 삶이 궁금했던 것 같기도 하다. 문화적으로나 정치적 사상적으로나. 미드나 영화로는 충족되지 않는 그 갈증과 호기심이 있었다.
스몰토크는 어떻게 하는지, 영업은 어떤 식으로 하는지 하나부터 열 가지 다 새로운 것을 접한다고 생각하니
2년 동안 같은 회사에서 일하면서 조금씩 올라오는 매너리즘과 제로금리 시대의 종결 분위기에 따라 할 수 있는 딜 역시 예전 같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가고 싶다! 갈 거면 지금 가야 한다!’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래서 유학을 통해서 이루고 싶은 걸 물어보면.. 유학을 가는 시점에서는 나도 명확한 계획이 없었던 것 같다.
기회가 되면 취업도 하고 일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이러한 생각을 얘기하면 반응이 ‘되겠냐...?‘ 여서 나중에는 잘 얘기 안 했다.
그렇게 해서 나는 2023년 8월 9일 뉴욕행 비행기를 타고 떠났다.
(학교는 보스턴이었지만 일단 뉴욕으로 가서 친구도 만나고 관광도 하고 보스턴으로 넘어갈 계획이었다.)
그때는 마냥 신났던 것 같다.
합격을 3월에 했으니깐 기다리는 것도 지겨워서 빨리 가고 싶은 생각이었고 5년 가까이 일만 했는데 퇴사하고 다시 학생이 된다는 생각도 설렜던 것 같다.
아무튼 그렇게 John Lee의 새로운 삶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