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기타(Guitar) 인생 시작
1990년대 초반이었다, New Kids On The Block이 내한을 한다는 소식에 온나라가 떠들석 했던 기억이 난다. 나는 철없는 평범한 중학생이었고, 또래 애들이 가요나 팝송을 들을때 나는 Bon jovi, Guns n' Roses, METALLICA, EXTREME, Helloween 등 락 음악 더 자주 들었다. 대학에서 밴드를 하던 형님 덕분이었다. 내가 밴드 음악을 곧잘 듣고 좋아하는 탓에, 어느날 형님이 내 손에 기타 하나를 건냈다. 어디 길거리 노숙자가 연주했을 만한 낡디 낡은 통기타 하나. “학교 근처에서 주웠는데, 상태가 나름 괜찮터라~ 니 한번 열심히 쳐봐라” 라며 건네준 내 생애 첫 기타. 이름모를 길거리 내버려진 기타가 내 기타 인생의 시작였다는게 지금 생각해보니 뭔가 운명 같은 기타없이 살 수 없는 그런 평생의 업보 같은...... 암튼 나의 기타 인생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 이후로 40대 후반이된 지금까지 기타를 취미로 연주하고 있다.
형님이 건낸 기타는 쓸쓸히 6번줄 하나만이 달려 있었고, 연주할 수 없으리만큼 낡았었다. 넥도 휘어지고, 헤드머신은 녹슬고, 어떤 열정에서였는지 난 열심히 닦고 조이고, 새 기타줄도 사다 끼웠다. 그 당시 2천원짜리 통기타 교본 하나와 함께, 맹렬한 독학으로 통기타를 연주할 수 있게 되었지만, 어설프게 나마 한 곡을 연주 할 수 있기까지는 몇 개월이 소요되었는지 기억이 없다. 수 개월 손가락을 잘라버리고 싶은 고통을 인내하며 열심히 배워나갔다.
고등학교 교내 밴드를 거쳐 하드락, 헤비메탈, 모던락, 블루스, 얼터너티브 등 다양한 장르를 탐닉했고, 종종 라이브 클럽을 기웃거리며 밴드의 살아있는 사운드도 경험하기 시작했다. 대학 진학 후에도 교내 밴드에서 열심히 기타를 치며 공연을 수없이 했지만, 정작 유명 밴드의 음악을 직접 공연장에서 체감을 해본적은 전무했다. 1990년말 군대를 다녀 오고 2000년 밀레니엄 시대가 열렸다. 국내에서도 크고 작은 락페스티벌이 태동하기 시작했었지만, 결혼과 함께 사랑하는 예쁜 딸의 출생으로 쉽사리 락페스티벌을 경험하기는 힘든 상황이었다. 항상 동경의 대상이던 락페스티벌은 첫째 딸아이가 초등학교를 입학 하고, 둘째 딸이 제법 걷고 움직이기 시작했을 2010년대 중반이 되서야 비로소 큰 마음 먹고 참여해 볼 수 있었다.
저항과 자유! 그 현장에 직접 몸을 맡기고 있는 시간은 마치 다른 세상에 와있는듯한 착각마져 들었다. 매년 소소하게 찾아가는 락페스티벌의 시간들은 늘 생활의 에너지가 되고 있다. 그렇게 2010년중반부터 지금 2024년까지 간간히 1년에 두어번씩 뮤직페스티발을 찾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현재는 직장인 밴드에서 기타를 치고 있고, 취미기타리스트로 실력은 30년전이나 지금이나 오십보 백보지만, 기타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조차 없을 정도로 내 인생의 절반이 되었다. 지금 내 옆에는 통기타 1대와 일렉기타 4대가 있고, 아직 기타를 좋아하고, 음악을 무척이나 사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