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YS OF WRITERS DAY 1] 외동으로서의 마지막 날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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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1 추억 : 기억 속 가장 첫 번째 추억에 대해 써보세요.
추억 : 지나간 일을 돌이켜 생각함. 또는 그런 생각이나 일.(표준국어대사전)
내 동생은 이게 가능한 일인가 싶을 정도로 어린 시절의 일들을 기억하고 있다. 그와 달리 나는 어린 시절의 기억은 거의 사라진 것처럼 느껴진다. DAY 1의 문장을 마주하자마자 기억 속 나의 첫 번째 추억을 찾기 위해 열심히 기억들을 하나하나 살펴봤다. '분명 이것보다 이전의 기억이 있을 거야' 하는 마음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찾아낸 나의 기억 속 가장 첫 번째 추억은 외동으로서의 마지막 날이다.
추억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짧은 기억이자 단편적인 기억이지만 분명한 건 첫 번째 기억이자 의미 있는 기억이라는 것이다. 내가 3살이던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났는데 평소와 달리 엄마가 보이지 않았다. 외할아버지께 "엄마 어디 있어요?"라고 묻자 외할아버지는 "동생 낳으러 갔다"(정확하진 않지만 이 뜻을 담은 문장이었다)고 알려주셨다. 이 짧은 대화가 나의 첫 기억의 전부이다. 3살이던 어느 날을 기억할 수 있다는 게 신기하고, '나의 기억이 맞을까', '꿈은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지만 특별한 날이니까 가능했던 것 같다.
최근에 읽은 소설책에 이런 내용이 있었다. 아주 많은 것을 잊으며 살아가는 중에도 고집스럽게 남아 있는 기억이 있는데 내 선택으로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기억이 나를 선택하여 남아 있는 것 같다는 것*. 수많은 것을 잊고 사는 와중에 외동에서 언니가 된 날은 나의 기억에 남아있다. 언니바보인 내 동생이 자신의 존재를 내 뇌리에 진하게 남기려고 했다면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최진영, 『쓰게 될 것』, 안온, 2024, p. 2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