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다정하던 사수가 내뱉은 "회사가 학교냐?"라는 말은 가슴에 깊은 비수가 되어 꽂혔다. 처음엔 서운함이 앞섰지만, 곧이어 밀려온 감정은 '부끄러움'이었다. 내가 아직 정원 1명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정면으로 마주했기 때문이다.
회사는 이익과 성과를 위해 뭉친 조직이다. 신입에게 배움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지만, 그 배움조차 '일을 진행하기 위한 도구'일 뿐 회사의 목적 그 자체가 될 수는 없다. 나는 그때 깨달았다. 최소한 1인분의 몫은 해내야 비로소 '배울 자격'도 주어진다는 냉정한 진실을 말이다.
그런데 지금의 신입사원들에게는 이 '배움의 기회'조차 더욱 가혹해지고 있다.
예전에는 신입들이 회의록 작성이나 기초 자료 조사 같은 '잡일'을 하며 조직의 생리를 배우는 유예 기간을 가질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AI가 회의 내용을 정리하고 서류 작업을 대체하는 시대가 왔다. AI가 신입의 잡일을 뺏어가면서, 신입들이 현장에서 어깨너머로 배울 기회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이제는 오히려 돈을 내고 일을 배워야 하거나, 극소수의 인원만이 선택받아 전수받는 '도제식 학습' 환경이 올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이런 시대일수록 "일하기 싫다"는 한탄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내가 소중한 원석임을 증명하기 위해, AI가 대체할 수 없는 나만의 '자기계발'과 '실행력'을 더 처절하게 갈고닦아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