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는 학교나 동아리가 아니다. 처음 입사했을 때 가장 의지가 되는 건 동기들이지만, 연차가 쌓일수록 그들은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변모한다. 특히 기존 체제의 회사에서 가장 큰 보상으로 여겨지는 '승진' 앞에 서면 관계는 더욱 묘해진다.
요즘은 승진 순번에서 밀리지 않으려 아이를 갖는 시기까지 미루는 추세다. 하지만 냉정하게 따져보자. 동기들 사이의 퍼포먼스가 게임 캐릭터의 능력치처럼 수치로 명확히 갈리는가? 실제로는 인정할 수 없을 만큼의 근소한 차이거나, 때로는 운과 라인에 의해 결정되기도 한다. 내가 쏟아 부은 희생과 동기의 승진 사이에서 박탈감을 느끼는 순간, '회사에 목숨 걸었던' 마음은 큰 상처로 돌아온다.
그래서 나는 회사에 모든 것을 거는 삶을 경계하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사람과의 관계는 어떻게 조준해야 할까?
나에게 "회사가 학교냐"라며 비수를 꽂았던 선배와 나는 지금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직장 내 괴롭힘 이슈 등으로 인해 후배에게 쓴소리를 해주는 사람조차 사라지는 추세다. 하지만 진심 어린 애정이 담긴 쓴소리는 나를 성장시키는 자극제가 되기도 한다.
또한, 나는 퇴사를 고민하던 후배에게 나의 철학을 공유하며 그를 붙잡은 적이 있다. '차(Car)'라는 공통분모로 시작된 대화는 깊은 고민 상담으로 이어졌고, 그는 지금도 나의 조언을 후배들에게 전하며 회사를 다니고 있다.
회사 안의 모든 사람과 친구가 되려 애쓰지 마라. 기분이 태도가 되는 것을 억지로 숨기며 연기하느라 스트레스받을 필요도 없다. 대신 나만의 명확한 '선'을 긋고 타인이 이를 존중하게 만들어라. 퇴사 후에도 차 한 잔 나누며 웃을 수 있는 '진짜 친구' 한두 명만 얻는다면, 그것으로 당신의 회사 생활은 충분히 성공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