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쉼에 대한 역설
주말 내내 침대 밖을 나가지 않고 늦잠을 자며 에너지를 보충하는 것. 많은 이들이 이를 '나를 위한 진정한 휴식'이라 부른다. 하지만 나는 묻고 싶다. 그 쉼의 끝이 결국 월요일 아침, 회사를 위해 온전히 에너지를 쏟아붓기 위한 '재충전'이라면 그것이 과연 온전히 당신을 위한 시간일까?
회사가 우리에게 주말을 부여하는 속내를 들여다보자. 회사는 우리가 주말에 대단한 자아실현을 하길 바라지 않는다. 그저 월요일 아침, 새 배터리로 갈아 끼운 기계처럼 지체 없이 가동될 수 있는 상태로 돌아오길 원할 뿐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주말 내내 잠만 자며 몸을 사리는 행위는 회사가 바라는 가장 가성비 좋은 '장비 유지보수'에 자발적으로 협조하는 셈이다.
특히 나처럼 추위를 싫어하는 이들은 겨울에 주말 내내 집 밖을 나가지 않는 것으로 에너지를 채운다. 하지만 그 고요한 시간조차 '월요병'에 대한 불안으로 점철되어 있다면, 그 집은 안식처가 아니라 출근을 기다리는 '회사 대기실'로 전락한다. 결국 우리의 주말과 평일 저녁조차 '회사 업무'라는 거대한 목적에 종속되어 있는 것이다.
나는 이 주말의 주권을 되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잠으로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은 나를 위한 쉼이 아니라, 월급날을 위해 몸을 대기 상태로 두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최소한의 물리적 휴식은 취하되, 남은 시간 중 단 한 시간이라도 반드시 '회사와는 1%도 상관없는 나'를 위해 조준해야 한다.
회사 이름이 적힌 명함을 내려놓았을 때 남는 진짜 나의 모습. 그것이 브런치에 글을 쓰는 작가이든, 차를 공부하는 전문가이든, 혹은 악기를 다루는 연주자이든 상관없다. 내 에너지를 회사에 100% 저당 잡히지 않으려면, 주말의 일부는 반드시 '회사 밖의 나'를 조준하는 시간으로 남겨두어야 한다.
그 한 시간의 조준이, 우리를 지옥철과 월급의 루프 속에서도 마모되지 않는 단단한 원석으로 지켜줄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