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나 해볼까?"라는 공허한 하소연에 대하여

떠난 기회는 당신의 것이 아니다

by 조준

나에게도 '만약에'라는 독약이 흐르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 회계사 시험을 조금만 더 몰입해서 합격했더라면", "차라리 로스쿨을 준비해서 전문직의 길을 갔더라면."


지나간 선택지에 대한 미련은 현재의 사무실 책상을 더욱 초라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깨달은 것은, 내가 아쉬워한 것은 '공부'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직업이 가져다줄 '결과물'뿐이었다는 사실이다. 미련은 현재를 부정하기 위한 가장 비겁한 도피처였다.


이런 개인적인 회한은 점심시간 식당가에서 들려오는 대화들로 확장된다. 누군가 코인으로 대박이 났다더라, 퇴사한 누가 좋은 곳으로 이직했다더라 하는 소식들. 그중에서도 최근 우리 사무실을 가장 뜨겁게 달군 건, 방통대 과정을 거쳐 사서 자격증을 취득한 뒤 도서관으로 이직에 성공한 한 직원의 이야기였다.


"와, 사서? 진짜 좋겠다. 나도 사서나 따볼까?"

"야, 나도 그 생각 했는데. 그거 그냥 수업만 들으면 되는 거 아냐?"


동료들은 부러움 섞인 목소리로 저마다 한마디씩 보탰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나도 해볼까"라고 말한 수많은 사람 중, 실제로 방통대 입학 홈페이지에 접속해 모집 요강을 읽어보거나 수강 신청 버튼을 누른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을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성공한 동료가 퇴근 후 피곤한 몸을 이끌고 노트북 앞에 앉아 온라인 강의를 듣고, 주말을 반납하며 과제와 시험에 매달릴 때, 그들은 침대에 누워 유튜브 쇼츠를 넘기며 '회사 가기 싫다'는 말만 반복했을 것이다. 그들에게 '사서'는 탈출하고 싶은 현실의 대안이었을 뿐, 실제로 쟁취해야 할 목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부러움과 질투, 그리고 막연한 희망이 섞인 대화들이 식탁 위를 떠다니지만, 나는 그 소리들이 공허한 실패자의 하소연처럼 들려 답답할 때가 많다. 유튜버가 하고 싶다면 오늘 당장 휴대폰을 세워두고 영상 하나라도 찍어보든가, 이직하고 싶다면 점심시간에 채용 공고를 뒤져 자소서 한 줄이라도 써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거기까지 가지 않는다. 그저 대박 난 타인의 삶을 안주 삼아 오늘 하루의 고단함을 잊으려는 '자기위안'에 그칠 뿐이다.


떠난 기회는 당신의 것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당신이 실행하지 않은 모든 아이디어 또한 당신의 것이 아니다.


"그때 할걸"이라는 후회와 "나중에 이거 해볼까"라는 망상 사이에서 우리가 조준해야 할 곳은 명확하다. 지금 당장 내 책상 위에서 할 수 있는 '한 걸음'이다. 그것이 이직을 위한 영어 공부든, 체력을 위한 운동이든, 아니면 진짜 유튜버가 되기 위한 기획서 한 장이든 말이다.


실행 없는 하소연은 소음일 뿐이다. 소음을 끄고, 당신의 총구를 현재의 실행에 맞추어라. 그것만이 과거의 미련과 미래의 망상으로부터 당신을 구원할 유일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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