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무례함이 동료의 배려로 가려져 있을 때
내가 지향하는 바는 명확하다. 회사에 영혼을 팔지 말고, 업무 효율을 극대화해 남은 에너지를 '나'에게 조준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가끔 이 메시지를 '회사에서는 내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오만으로 착각하는 이들을 마주할 때가 있다.
사무실 자기 자리에서 손톱을 깎거나, 전기면도기로 수염을 밀고, 구르프를 만 채 업무를 보는 행동들. 심지어 공용 공간이 아닌 자리에서 양치를 하는 모습까지. 이들은 효율성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 타인에 대한 최소한의 '예절'을 생략한다.
회사는 학교도, 안방도 아니다.
학교는 평등한 교우 관계가 중심이지만, 회사는 엄연한 상하 관계와 계약으로 맺어진 프로들의 집합소다. 신입 시절의 나였다면 이런 소리를 하는 선배를 향해 "무슨 꼰대 같은 소리냐"며 코웃음을 쳤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군대보다 더 다양한 인간군상이 모인 사회에서 굴러보니 깨닫게 된 진리가 있다. 기초적인 예절조차 말해주지 않으면 모르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이다.
요즘은 중간 관리자들이 후배에게 이런 쓴소리를 하지 않는다. 애정이 식어서이기도 하고, 괜히 직장 내 괴롭힘으로 몰리는 리스크를 감수하고 싶지 않아서이기도 하다. 결국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 예절의 부재 속에서, 누군가는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함께 일하기 불쾌한 사람'으로 낙인찍힌다.
자동차 운전에서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사고가 안 나는 건 네가 운전을 잘해서가 아니라, 다른 운전자들이 너를 피해 가며 배려해주기 때문이다."
회사 생활도 마찬가지다. 내가 지금껏 아무 문제 없이 잘 지내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내가 완벽해서가 아니라 주변 사람들이 나의 무례함을 묵묵히 참아주고 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나를 향한 조준은 타인에 대한 존중 위에서만 빛을 발한다. 주변의 배려를 당연한 권리로 착각하는 순간, 당신의 자기계발과 성장은 그저 이기적인 발버둥으로 비칠 뿐이다. 당신의 품격을 결정하는 것은 화려한 이직 경력이 아니라, 타인과 함께 지내는 공간에서 지켜내는 '최소한의 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