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 속 감옥

epi.6

by 우기뚜기

병원에서의 생활은 온실과 같다. 조금만 다쳐도 치료를 해주며 힘들어하는 환자분이 있으면 이야기를 들어주고 고충을 해결해 주려 노력한다. 병동생활 중 불편사항이나 특이사항이 생기게 되면 의료진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환자의 입장에서 입원 생활이 마냥 좋을까?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환자분이 병원의 입원생활에 대해 답답함을 호소한다. 마치 병원은 그들에게 때로는 감옥처럼 느껴질 때가 있는 것이다. 나는 이 기분을 느껴본 적이 있다. 군생활 중 십자인대가 파열되어 대학병원에 약 2주간 입원한 적이 있었다. 당시 밖으로 나왔다는 생각에 처음에는 기분이 좋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긴 입원생활은 나에게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일반 병동에서의 생활도 답답하게 느껴졌었는데, 정신병동은 제약이 많으니 더 심할 것이다.


내가 근무했었던 병동은 각종 사소한 제약이 많았다. 개인 휴대전화 사용은 허용되지 않았고, 외부와의 연락은 병동 내 공중전화로만 가능했다. 또한 폐쇄병동이다 보니 밖으로 나가지도 못했다. 흡연을 하는 환자들은 정해진 시간에 3번 밖으로 나갈 수 있었다. 이렇게만 본다면 어쩌면 감옥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이렇게까지 제약이 심해진 데는 이유가 있었다. 과거로부터 각종 사건사고가 생기다 보니 병원 측에서 단호히 금지시켰다고 전해졌다.


주말에는 병동의 대청소 날이었다. 대청소에는 환자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그들에게 대청소는 따분한 병원 생활 속에서 활기를 얻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이 시간에는 항상 환자분들에게 신청곡을 받아 노래를 틀어주기도 했다. 그러던 중 청소 시간에 한 여자 환자분이 창밖을 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 환자의 옆에 서서 무슨 일이 있는 건지 질문하니, 창밖에 한 사람을 가리켰다. 밖에는 한 남자가 환자를 향해 손을 흔들며 웃고 있었는데, 그 남자는 바로 환자분의 남자친구였다. 금방 퇴원하겠다며 우는 환자를 보니 안타까움이 느껴졌다.


답답함은 특히나 미성년자 환자분들이 크게 느끼곤 했다. 휴대폰이 친숙한 MZ 세대에게 스마트폰 사용 금지는 커다란 제약이었다. 병동에는 탁구대, 러닝머신, 장기판, 책 등 시간을 때울 수 있는 몇 가지 시설들이 있었지만 이것들에 만족감을 느끼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병동을 라운딩 돌 때마다 이 어린 환자분들은 항상 심심하다는 말을 달고 살았다. 그래서 이들은 늦은 밤 또래 환자들끼리 병동의 홀에 모여 수다를 떨곤 했다.


환자의 입장에서 병동에 입원했다면 나 또한 답답함을 느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그들에게 병동은 마치 온실 속 감옥인 것처럼 보였다. 주치의가 병동에 오게 되면 퇴원을 요구하는 환자분들이 많았다. 보통 병식이 좋지 않거나, 병동의 답답함을 심하게 느끼는 환자분들이 그랬다. 그런 환자분들을 보면 안타깝게 느껴졌고, 나 또한 오랜 입원 생활을 하지 않도록 평소에 건강관리를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부분에 있어 케어가 가능하고 그들의 치료를 위한 공간이지만, 그 과정이 그들에게 쉽지만은 않다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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