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름 돋았던 환자

epi.7

by 우기뚜기

어느 날 응급입원을 온 남자 환자가 있었다. 비교적 젊은, 20대 남성이었다.

그 환자는 SNS를 통해 알게 된 여성에게 감정을 표현한 뒤 거절당하자, 위협적인 메시지를 보낸 일로 응급입원하게 되었다고 들었다. 다행히 병동에 입원한 직후에는 비교적 조용히 지내는 편이었다. 그러나 그 고요함은 오래가지 않았다.


며칠이 지나자 병동에는 10대, 20대의 젊은 환자들이 늘어났고, 병동 분위기는 눈에 띄게 달라졌다. 환자들끼리는 빠르게 친해졌고, 겉보기에는 활기가 도는 듯 보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설명하기 어려운 긴장감이 병동 곳곳에 감돌기 시작했고, 사소한 말다툼들이 하나둘 생겨났다.


응급입원으로 들어온 그 환자를 A라고 부르겠다.

A는 다른 환자들에게 관심이 많은 편이었다. 특히 여성 환자들에게 말을 자주 걸었고, 관계를 빠르게 좁히려는 모습이 종종 보였다. 병동 내에서는 환자 간의 지나친 감정적 교류가 제한되어 있었기 때문에, 의료진은 평소 A의 행동을 유심히 살피고 있었다.


병동에는 키가 크고 잘생긴 외모를 가져 또래 환자들 사이에서 눈에 띄는 B환자가 있었다.

A는 자연스럽게 많은 환자들의 주목을 받는 B에게 관심을 보였다. A는 B를 따라다니며 가까운 친구 사이가 되고 싶은 듯했다. 하지만 병동의 또래 여환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았던 B를 A는 평소 동경 어린 눈빛과 함께 질투심을 느낀 것으로 추측된다.


어느 새벽, B는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치료실 앞으로 와 문을 두드렸다. 통증이 심했던 탓인지 이성을 잃은 듯 문을 파손하고 말았다. 급히 상태를 확인한 의료진은 B의 얼굴과 목 부위에 심각한 화상을 발견했다. 병동에서 발생한 화상이라는 점이 이상해 CCTV를 확인하게 되었다.


영상 속에는 A가 뜨거운 물이 담긴 물컵을 들고 B의 병실로 들어가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어 고통을 호소하는 B의 모습과, 놀라 급히 병실로 돌아가는 A의 뒷모습이 확인되었다.


병동은 즉시 A를 퇴원 조치했고, 이후의 법적 절차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는 나는 알지 못한다. 다만 그 이후로 A를 다시 병동에서 보는 일은 없었다.


이 사건을 겪으며 나는 인간의 감정과 인격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질투나 분노 같은 감정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다. 그러나 A의 경우, 타인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선택을 실제로 행동으로 옮겼다는 점에서 분명한 경계선 밖에 있었다고 느꼈다.


사건 이후 짧은 면담에서 A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뚜렷한 후회나 책임 인식을 보이지 않았다. 대화 중에는 타인을 탓하는 말이 반복되었고, 스스로의 행동을 돌아보는 태도는 보이지 않았다. 그 점이 유독 오래 기억에 남았다.


우리 사회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 대부분은 문제없이 일상을 유지하지만, 때때로 타인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위험한 선택을 하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그들을 무조건 두려워할 필요는 없지만, 분명히 경계해야 할 필요는 있다.


병동에서 만났던 많은 환자들 중, A는 지금도 가장 인상 깊은 사람으로 남아 있다. 사건은 다행히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만약 상황이 조금만 달랐다면 어떤 결과가 되었을지 쉽게 상상할 수 있다. 그래서 이 글의 제목처럼, 그는 내가 만난 환자 중 가장 소름 돋는 기억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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