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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kyrunner Apr 29. 2022

1.1 회사는 연애다 - 첫 회사는 첫 사랑과 같다

쉽지도 않고 내 뜻대로 되지도 않는다.

[첫 만남 입사하기]

첫 회사는 첫 사랑과 같다.



무엇이든 시작이 있다. 처음 하는 것은 언제나 설렘과 기대감을 갖게 한다. 

당신의 첫사랑은 당신이 계획해서 시작하게 되었는가? 아니면 나도 모르게 빠져들게 되었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첫 사랑하면 어렴풋이 그리고 아득한 추억으로 간직하고 산다. 특히 남자의 경우가 더 심하다.  

세상에서 첫사랑과 결혼까지 해서 행복하게 사는 연인(커플)이 몇 퍼센트나 되겠는가? 그 확률은 1% 정도라고 한다.  

첫 사랑하면 왠지 순수하고, 풋풋하고, 뭘 잘 몰랐던, 그래도 좋았던 기억들만 떠오른다. 하지만, 결국은 헤어지게 되었다. 헤어졌다는 건 뭔가 안 맞았기 때문이다. 그때의 그 시절(타이밍), 그 사람과의 인연, 성격, 주변의 상황, 환경, 내 마음 가짐 등등. 그래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는 건 인간이 망각의 동물이기 때문이다. 지난 일들을 떠 올려보면 다들 좋은 추억들이다. 다시 돌아가고 싶었던, 그때의 괴롭고 힘든 일들도 이제는 가볍게 웃으며 얘기할 수 있다. 


첫사랑도 일종의 트라우마이다.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당신에게 새로운 사건, 사고이다. 좌충우돌하며 겪게 되는 그래도 뭔가 뜨거운 열정이 있었고, 풋풋함이 있었다. 그때는 첫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뜨겁게 시작된 첫사랑은 점점 현실에 부딪치게 된다. 나의 생각과는 달리 그(그녀)와 어딘가 모르게 점점 어긋나게 되고, 주변의 상황도 점점 어긋나게 된다. 당신이 생각하기에 첫사랑과 결혼해서 함께 사는 사람은 행복하다고 생각하는가? 부러운가? 아니다. 어쩌면 우물 안 개구리일 것이다. 그만큼의 세상 속에서 그만큼의 행복을 바라보고 있는 것일지 모른다. 


첫회사도 마찬가지다. 다른 회사에서 한 번도 일해 본 경험 없이 공무원, 공기업, 대기업 취업만을 준비한다. 중소기업, 벤처기업 등에는 사람 구하기가 힘들어서 아우성이다. 나는 내가 원하는 일. 분야만 맞는다면 작은 벤처 기업에서도 업무를 하는 것도 괜찮았다. 내가 또는 당신이 원하는 분야가 회계, 총무, 인사, 행정, 사무, 전산, IT, 디자인, 마케팅, 광고, 홍보, 구매, 상품기획, 유통, 영업, 고객 서비스, 생산, 제조, 교육, 강사, 고객관리, 이벤트 기획, 전시, 공연, 영상, 아나운서, 기자, 연출, 감독, PD 등. 원하는 분야에서 일을 해보자. 그냥 회사에 가서 ‘시키는 일, 주어진 일 열심히 하겠다’라는 각오보다 내가 꿈꿔왔던 일을 작은 회사에서 경험 해보길 추천한다. 


회사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경력직원과 신입직원은 차이가 있다. 내가 첫사랑인 그 사람. 그 사람은 나에게 잘하려 해도 오히려 몰라서 못하거나, 잘하려 할수록 실수투성이가 된다. 경험이 어느 정도 있는 사람이 오히려 나의 기분이나 상황을 잘 맞춰주거나 배려해준다. 회사 입장에서도 보면 어느 정도는 알면서 일을 처리해 나가길 바라는데, 매번 모든 걸 가르쳐서 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생각해 보라. 연애를 할 때 하나하나 가르쳐야 한다면 얼마나 힘이 들겠는가? 때에 따라 적절하게 판단해서 하면 좋을 텐데, 일일이 물어보고 한다면... 스킨십을 하기 전 ‘지금 손잡아도 돼?’라고 묻는다면, 아마 답답함에 숨이 막힐 지경 일 것이다. 


그리고 1년을 친한 친구로 지내는 것과 사랑하는 연인으로 지내는 것은 차이가 있다. 1년을 아르바이트로 경험한 것과 직장생활로 경험한 것은 확연한 차이가 있다. 직원이 일을 대하는 생각과 태도도 다르다. 회사가 직원을 대하는 생각과 태도도 다르다. 꼭 직원으로 경험을 짧게라도 해보라고 권한다. 회사 입장에서 더욱 좋은 것은 본인의 사업을 해본 사람이다. 그런 사람은 회사에서 어려운 일을 겪을 때 상황을 보는 눈, 상황을 대처하는 방법, 그리고 상황에서 받게 되는 스트레스를 견디는데 훨씬 강하다. 본인이 모든 일을 다 처리해야 하는 창업을 해본 사람이나 사업(장사)을 직접 해본 사람은 회사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다. 본인이 직접 사업을 하게 되면, 하나부터 열 까지 모두를 챙겨야만 한다. 그래서 나무보다는 숲을 보는 시각이 생긴다. 큰 그림을 그릴 줄 안다. 어쨌든 회사 입장에서는 경력직원을 구하는 것이 여러모로 좋다. 그렇다고 실망하지 말자. 그래도 신입직원을 원하는 곳은 많이 있다. 대학교 시절에 학회장을 경험해 보는 것도 좋다. 단순히 해당 학년에 과대표를 하는 것보다는 해당 학과의 전체를 대표하는 학회장을 하는 것이 좋다. 초, 중, 고등학교 때의 학생회장과는 달리 성적이나, 능력, 실력 등은 고려하지 않고, 동기, 선후배와의 교우관계가 뛰어난 사람들이 학회장이 되는 경우가 많다. 학회장을 하려면 본인의 의지가 있어야 한다. 학회장 후보가 되려면 본인이 하려는 의지를 표명해야 한다. 성적은 전혀 고려되지 않기에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사람을 밀어주는 편이다. 물론 성적을 전혀 고려하진 않지만, 재적당할 정도까지는 가지 말아야 한다. 재적 위기에 있으면 학회장을 다시 뽑아야 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학과 내에서 친목관계가 있어야 가능하다. 보통 학회장을 맡으면 일만 하고, 공부할 시간만 빼앗기고 취업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시간에 스펙이라도 하나 더 쌓고, 자격증 공부라도 더 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회사의 생각은 좀 다르다. 학회장을 해봤다는 것은 학과를 대표해서 리더의 역할을 경험해 본 것이다. 학회장을 하려면 어느 정도 교우관계가 좋아야 하는데, 물론 다들 귀찮아해서 하겠다는 사람을 그냥 네가 해라 하는 경우도 있겠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상 학회장을 하게 되면, 학과의 크고 작은 일들, 그리고 학과생들의  의견 조율이나 교수님과의 관계 등 신경 써야 할 부분들이 생기게 된다. 학회장을 하면서 해결해온 문제들은 사회생활에서도 비슷하게 발생하게 된다. 


본인과 함께 H지방대를 졸업한 P 씨는 성적이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선후배와 동기들과의 교우관계가 좋았었고, 다들 취업을 준비하겠다고 바쁜 시기에 학회장을 자진하여하겠다고 했다. 학회장 선출이 있기 전부터 이미 동기들과 선배들 대부분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였다. 동기들과 선배들 모두 고학년이고 당연히 하겠다는 사람 그냥 밀어주었으나, 선거 당일 의외로 다른 또 한 명의 J후보가 추천을 받게 되어 경쟁구조가 되었다. 후보 추천을 받기 전까지 하겠다는 의사 표시가 없었던 J 씨는 막상 추천을 받자. 투표를 통해 선출된다면 해보겠다고 했다. J 씨가 후배들 사이에서는 좀 더 인지도가 좋았던 터라 선거는 예측할 수 없게 되었다. 학회장을 선출하는 자리에는 고학년들은 대부분 바쁘다는 핑계로 빠지는 경우도 많았고, 1, 2학년들이 많이 참석한다. 박빙의 승부로 P 씨가 학회장이 되었다. P 씨는 학회장이 된 후 학과일을 추진해 갔다. 졸업 후 어떻게 되었을까? 필자는 바쁘다는 핑계로 자격증(정보처리기사)을 준비해서 작은 벤처기업에 취업했고, P 씨는 IBM에 취업을 했다. 별달리 내세울 스펙이나 영어 성적은 없었지만, 취업에 성공했다. 대기업이라고 해서 꼭 SKY(서울, 고대, 연대) 출신만을 뽑는 것은 아니다. 그와의 술자리에서 물어본 결과, 자신도 딱히 잘은 모르겠다고 했다 그냥 넣어 봤는데 운 좋게 됐다는...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 IBM 신입을 채용할 때 학벌 위주에서 일부는 지방대생을 뽑아야 하는 요율이 있었고, P 씨의 학회장 경험은 타지방대생의 스펙과는 차별화된 것이어서 뽑히게 되었다고 한다. 그 후 P 씨는 회사에서 영어 진행하는 회의, 발표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고, 사내에 같은 대학 출신 선배가 없어, 이끌어 주는 사람이 없어 힘들어 하였으나, 지금은 그 속에서 인간관계도 쌓고 잘 다니고 있다. 


구직자들 중 간혹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마지막까지 잘못 끼우게 된다.’ 이런 생각에 아예 시작조차 못하는 사람이 있다. 시작조차 못하는 것보다는 뭐라도 시도하는 게 좋다. 쉽게 생각하자. 어차피 첫회사가 평생 다닐 회사로 남긴 힘들다. 당신이 그토록 원하던 첫 회사는 결국 헤어지게 될 상대가 된다. 첫사랑을 뜨겁게 하자. 그렇지만, 첫사랑과 결혼까지 성공할 확률이 1% 정도라는 걸 기억하자. 살다 보면 당신의 상황이 중간에 변할 수 있고, 아니면 회사의 사정이 바뀔 수도 있다. 작은 회사라고 무시하지 말고, 자신이 원하는 분야인지를 잘 찾자. 나 역시 벤처에서의 경험은 지금까지 사회생활을 하면서 경험해 보지 못한 특별한 경험이었다. 회사 규모가 작으면 의사결정이 빠르고 나의 아이디어가 반영되는 경우도 많다. 업무를 일정 부분 주도적으로 이끌고 갈 수 있다. 또한 지금 더 큰 조직에서 사회생활을 하는 데 여러 가지 정신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많은 도움을 준다. 더 좋은 기회가 올지도 모른다, 더 좋은 곳을 놓칠지도 모른다 두려움은 갖지 않아도 된다. 지금 누군가를 만나고 있기 때문에 더 좋은 사람이 안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내가 더 좋은 사람을 알아보는 안목이나, 그 사람이 나에게 빠져들게 할 매력이 부족해서이다. 연애든 회사 생활이든 경험이 없다면 경험을 해보자. 더 좋은 회사를 보는 안목이나, 그 회사가 나를 매력적으로 느끼게 만들 수 있다. 이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첫 사랑을 시작하자.


단, 명심해야 할 것은 반드시 내가 좋아하는 분야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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