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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kyrunner Aug 24. 2022

2.4 시작을 했으면 마무리를 하라.

잘했든 못했든 어쨌든 마무리는 지어라!

일을 하다 보면 마냥 술술 잘되는 것도 아니요. 마냥 잘못되는 것도 아니다. 아무리 뛰어난 장수도 전쟁에서 이길 때가 있고 질 때가 있다. 아무리 좋은 스펙과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어도 일이 잘못되는 경우는 너무나도 많다. 일이 잘 됐든 못됐든 어쨌든 마무리는 지어야 한다.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생각지 않은 일들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그런 일들의 대부분은 나에게 익숙하지 않은 일, 처음 해보는 일, 그래서 잘 못하는 일들이다. 이런 일들은 왠지 폭탄을 안고 있는 듯 한 느낌을 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말이야 쉽지만 실제로 회사일이 그렇게 되지는 않았다. 차라리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만 싶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맡게 되었다면 '마무리는 지어라.' 그 일을 잘 해낸다면 더 할 나이 없이 좋겠지만 내가 처음 해보는 일이고, 폭탄을 떠안은 듯 불안한 일이 잘 될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런 경우는 아마 연금술사에서 이야기하는 초심자의 행운이 따라야 할 것이다. 대부분 그렇게 맡은 일들은 잘 못하게, 잘 안되게 되어 있다. 해놓고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그래도 마무리를 하는 것이 능력이다. 너무 잘하겠다고 생각하면 마무리를 할 수 없다. 너무 잘 하겠다는 생각은 버리고 가볍게 한다면 쉽게 마무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성공하는 사람들은 완벽주의자 형이라 표현하는 책들이 많겠지만, 반드시 그런 것도 아니다. 대충형 인간, 신경을 많이 쓰지 않는 인간도 성공한다. 신경을 많이 쓰지 않는 인간형은 쉽게 무언가를 시작할 수 있다. 한마디로 쉽게 도전을 하는 것이다. 쉽게 도전하는 것만큼 포기도 빠르다. 철두철미하고 꼼꼼하게 하는 것만이 성공의 비결이라 한다. 하지만 시작단계부터 철두철미하게 하겠다고 한다면, 시작조차 못하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많이 보아 왔다. 수많은 변수들을 고려하느라 생각만 고심할 뿐 한 발자국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나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할 때, 무조건 타이핑을 해보고 실행을 시켜본다. 이렇게 하면 저런 고객은 만족시킬 수 없고, 저렇게 하면 요런 고객이 생겨 날거라 걱정하며, 생각만으로는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일단 타이핑을 해서 프로그램을 짜고, 무조건 실행시켜 본다. 모든 알고리즘이 머릿속에서 정리된 후에 완벽한 프로그램을 짤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런 경우는 없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고 거쳐야만 완성이 된다. 그래도 에러는 발생한다. 프로그래밍은 어차피 에러가 발생한다. 그 어떤 프로그램이든 마찬가지다. 세계 최고의 프로그래머들 수백 명이 머리를 쥐어짜 내어 만든 프로그램, 만든 지 20년 넘은 프로그램도 아직도 에러가 있지 않는가...(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말이다.)  


 나 자신을 파악하.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스스로 파악하. 그것은 내가 제일 잘 알고 있다. 완벽주의를 꿈꾸다가 시작조차 못하는 우를 범하지 말자. 무언가를 하기로 했다면, 일단 시작부터 해보자. 그리고 시행착오를 거치자. 대충 시작해서 어쨌든 마무리를 지어보자. 옛말에 “칼을 뽑았으면 썩은 무라도 베라”는 말이 있다. 완벽한 준비를 하고, 시작을 하려 하다가 아무것도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물론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다. 나도 어쩔 수 없이 맡게 되어, 시작된 일이라도 마무리는 하. 마무리하지 않고 어떻게든 도망치려 하는 사람들을 나는 많이 보아왔다. 그들은 그렇게 도망치는 것이 폭탄을 다른 사람에게 돌리고 탈출에 성공했다고 믿었다. 그렇게 탈출해서 간 곳에도 같은 일들은 반복된다.

차라리 어쨌든 마무리는 하는 편이 낫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 마무리를 얼마나 꼼꼼하고 철저하게 완벽하게 하느냐에 성공 여부가 달려 있다. 마무리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면 실패도 성공도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그것이 일이 되었든, 사랑이 되었든, 더 잘하기 위해서 마무리를 미루거나, 나중을 위해 도망치는 것은 두고두고 후회를 남긴다.


난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사랑 고백도 한 번 해보고 시원하게 차이는 것이 났다고 생각한다. 그저 지금까지의 애매한 관계에 있으면서, 얼굴이라도 바라볼 수 있어 좋고, 괜히 좋아하는 마음 들켰다가 불편해지면 어쩔까? 하는 생각에 시간을 끌어보아도 관계가 더 나아지지 않는다.

미완성으로 끝나버린 일, 사랑은 다시 되돌릴 수 없음에도 기억 속에서 계속 되뇌게 된다. 수많은 가정을 하면서... 이렇게 했으면 어땠을까, 그때 이렇게 했었더라면, 그때 이걸 알았더라면...

혹시 지금 그런 상황에 놓인 사람이 있다면 과감하게 어느 한쪽을 택해서 마무리하기를 바란다. 좋은 쪽으로 끝내고 싶겠지만, 그게 아니어도 어쩔 수 없다. 과거에 얽매여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학교, 동호회, 회사 등에서 어쩔 수 계속 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는 고백을 해서 난감한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겠지만, 어떤 경우도 영원할 수 없다. 영원히 학교를 다니고, 동호회 활동을 하고, 회사를 다니는 것도 아니다. 물론 고백 후 서로 불편해지는 경우 ‘차라리 하지 말걸’ 이란 생각이 들 것이다. 그러나 불편해지더라도 시도하는 것이 낫다.

지금이야 이렇게 해야 한다고 적고 있지만 나 역시도 그때엔 그렇게 행동하지는 못했다. 혹시 불편해질까 봐 아니면 지금 이 정도의 관계도 깨져버릴까 봐 그때에는 용기가 부족했었다. 지금에서 뒤돌아보니 어차피 나중이면 다 못 만날 사이가 될텐데, 다시 돌아간다면 말이라도 시원하게 해보고 싶다.

용기를 내기로 결심했다면 하나 서로에 대해 조금은 알고서 고백하자. 적어도 서로 생일은 아는지? 요즘 MZ세대는 MBTI를 묻겠지만, 서로의 혈액형은 아는지? 나는 알지만 상대방이 나에 대해 모르거나 궁금해하지도 않고, 관심도 없다면 그건 차일 확률 100%이다. (당신의 외모가 차은우가 아닌 이상)

상대방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당신의 능력이나 재주, 매력적으로 보일 얼굴, 몸을 만들거나, 그게 아니면 깨끗하게 포기하고, 잊자.


그리고 사랑하는 연인이 되었다가 끝날 때도, 최대한 마무리는 잘하자. 그냥 메시지로 이별을 통보하고, 잠수를 하거나, 차단을 시켜버리고 도망치지는 않았으면 한다.

그러고 보니, 내가 제대로 된 연애나 사랑을 해 본 것인가 싶기도 하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 냉정하게 돌아서는 그런 사랑이 있었던가...?

깔끔한 마무리를 한 만큼 활활 타오르는 사랑이 없이 그저 소소하게 마음이 흩날리다. 끝나버렸던 것은 아닐까...

       

살면서 후회가 되는 것은 언제나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라, 선택하지 않은 것에 대한 미련이다.

요즘은 돌싱이라고 이혼남, 이혼녀를 칭한다. 예전보다는 많이 좋아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돌싱에 대한 시선이 아직까지도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왜냐하면 '분명 무슨 문제가 있으니, 이혼을 했을 거다'라는 사람들의 추측과 눈빛 때문이다. 나 역시도 아직 그런 선입견이 남아 있다. 하지만 어느 인터넷 뉴스에서 '이혼도 자기가 선택한 사람은 후회가 없고, 이혼을 당하는 사람은 후회가 있다'란 글을 봤다. 그렇다. 어떤 일에서 좋은 일, 나쁜 일은 없다. 좋든 나쁘든 그런 게 느끼는 나의 감정일 뿐이다. 중요한 건 내가 어떤 선택을 했느냐가 중요하다. 회사에서는 그 선택권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선택을 당하였더라도 시작된 일의 마무리는 하자. 마무리하지 못해 계속 뇌리 속에 남겨두지 말자. 그래서 두고두고 후회하지 말고, 잘 못하더라도, 어쨌든 시작된 일 마무리를 하고 잊어버리자.


Zeigarnik Effect(1927, 러시아 심리학자)
마치지 못하거나 완성하지 못한 일을 쉽게 마음속에서 지우지 못하는 현상으로 미완성 효과라고도 한다.
끝마치지 못하거나 완성되지 못한 일은 마음속에 계속 떠오른다는 것으로, 러시아의 심리학과 학생이던 블루마 자이가르니크와 그녀의 스승이자 사상가인 쿠르트 레빈이 제시한 이론이다.   
자이가르니크는 식당 종업원이 많은 주문을 동시에 받아도 그 내용을 모두 기억했지만 주문된 음식에 대한 계산된 후에는 무엇을 주문했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것에 착안해 이 연구를 시작했다. 한 그룹은 일을 끝내도록 설정하고 다른 그룹은 일을 끝마치지 못하게 방해를 하는 실험을 한 결과 업무 종료 후 일 도중에 방해를 받은 그룹이 자신이 수행한 업무에 대해 더 잘 기억했다는 결과를 얻었다. 이루어지지 못한 첫사랑을 안타깝게 기억하는 것 또한 자이가르니크 효과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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